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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한국 정부·골프장들, '일본'을 확인하라" <70>

by 마우대 2023.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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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고야 골프장을 가다> ⑩ <끝>

 

2023년 5월 11일 '코로나 19 엔데믹' 선언을 계기로 한국 골퍼들의 해외 원정 골프가 줄을 잇고 있다. 사진은 일본 나고야 코코파 리조트 클럽 학산빌리지 골프장 전경.

 

 

-윤석열 대통령, 5월 11일 코로나 엔데믹 선언 

-거리엔 수많은 인파로 북적..."일상생활 전환"

 

-코로나는 국내 골프장엔 가격올리기 大호재로 

-골프장들 '탐욕의 잔치' 시작..골퍼들 '봉-호구'로

 

-"초고비용 정책은 국제경쟁력 상실로 공멸 자초"

-근거리 일본 골프장 '한국 골프장 대체재' 급부상

 

-시설·서비스 좋고 비용도 저렴..."또가고 싶은 곳"

-한국 정부·골프장, 일본 현지 실태조사후 대책을 

 

윤석열 대통령은 2023년 5월 11일 '코로나 엔데믹'을 선언했습니다. 이 선언에 따라 코로나 19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조정되었고, 감염병 등급이 2급에서 4급으로 하향 조정되었습니다. 또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더라도 일주일간의 격리의무가 사라지고 '권고'로 전환되었습니다. 3년 4개월 동안 한국인들의 발목을 꽁꽁 묶었던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공포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 입소형 시설은 마스크 착용이 유지되지만, 동네의원과 약국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전환되는 등 이외 모든 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었습니다. 정부의 이런 조치 발표가 있자 주말인 6월 3일 부산 최대 도심인 서면 일대 거리에는 수많은 인파가 마스크 없이 활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맨 얼굴로 걸어 다니는 인파들의 모습이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거의 모든 산업이 마비되었을 정도로 위축되었습니다. 인류 역사상 전염병 때문에 이처럼 장기간 삶을 통째로 통제받고 움츠린 적이 없었습니다. 이동성이 담보되어야 하는 여행 관련산업도 치명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골프장 영업은 예외였습니다. 야외에서 즐기는 스포츠여서 골프장 출입은 평소처럼 허용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해외 원정 골프가 차단되자 국내 골프장에겐 대호재로 작용했습니다.


코로나 직전에 한국 골퍼 인구가 500만명을 훌쩍 넘었고 지금은 거의 600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급증했습니다. 국내 골프장들은 골퍼들이 코로나로 발이 꽁꽁 묶여있는 점을 악용, 비용을 마구 올려대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직전 심각한 경영 위기를 겪던 골프장들이 갑자기 '코로나 대호재'를 만나자 비용을 마구 올리는 '탐욕의 잔치'를 시작한 것입니다. 회원제, 대중제를 가리지 않고 모든 골프장들이 비용을 올리고 또 올렸습니다.
 

일본 학산골프장 퀸코스에서 한 한국인 골퍼가 티샷을 준비하고 있다. 코스 바로 옆에는 통나무집 숙소인 코티지가 있다.

 
그 탐욕의 잔치는 코로나 엔데믹 선언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일부 골프장들이 그린피와 카트비를 또 올렸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팬데믹은 한국 골프장들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곳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서비스는 대충 하면서 턱없이 비용을 올려 오직 고객의 지갑만 털어가려는 심보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한국 골퍼들은 자신들이 봉이자 호구가 되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코로나 기간 모든 골프장들이 예외없이 비용을 올린 점은 담합의 의심마저 듭니다. 무엇보다 세금을 적게 내되 골프 대중화에 앞장서야 하는 대중제 골프장들의 초고비용 문제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한국 대중제 골프장들의 그린피가 일본 골프장의 3배 이상입니다. 이런데도 한국 정부는 골프장들의 담합행위, 탐욕 행진에 제동을 걸 생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젠 골퍼들의 원성과 분노가 골프장을 넘어 정부로 향하고 있습니다.
 

일본 미에 학산골프장에서 한 한국인 골퍼가 샷을 하기 위해 페어웨이를 걷고 있다. 이 골프장은 수시로 페이웨이에서 카트를 몰 수 있게 허용한다.

 
이 원성과 분노는 한국 골퍼들의 발길을 해외로 돌리기를 재촉하게 만들었습니다. 라운드 한 번하는데 30만~70만 원의 비용을 물어야 하는 골퍼들은 자신의 지갑이 골프장에게 마구 털리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골프장이 칼만 안 들었지 강도질하고 있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을 정도가 되어 버렸습니다. 주중 그린피 38만 원, 주말 그린피 48만 원에다 탕수욕 한 그릇 14만 원까지 받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으니 그런 소리가 나올 만도 합니다.


정부와 골퍼장들은 똑똑히 인식해야 합니다. 국제경쟁력을 잃게 만드는 초고비용 정책은 골프장의 공멸과 폭망을 자초하는 것입니다. 한국 골퍼들이 언제까지나 골프장에 돈을 갖다 바치는 '자선사업가'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봉이 되기 싫고 호구가 되기를 거부하면서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합니다. 가격이 너무 비싼 '상품'을 포기하고 '대체재'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일본 미에 학산골프장 그린에서 한 한국인 여성골퍼가 퍼트를 하고 있다.

 
"일본 골프장, 그렇게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반나절이면 닿아서 당일 18홀이나 9홀 라운드를 즐길 수 있을 정도니까요.  항공요금과 숙식비를 합쳐도 일본 골프장의 라운드 비용이 한국 골프장보다 훨씬 싸니 또 안 갈 이유가 없습니다. 코로나가 더 이상 발길을 막지 못하게 된 것도 일본 골프장으로 향하는 발길을 재촉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가의 방치와 끝없는 골프장의 탐욕이 한국 골퍼를 일본으로 내몰고 있는 것입니다."


5월 8일부터 12일까지 4박5일간 일본 나고야 코코파 리조트클럽의 원정 골프를 갔을 때 지인들로부터 들었던 반응입니다. 그들은 한국 골프장들의 초고비용 폭리 갑질 행태를 한 목소리로 성토하고 있었습니다. 국내 골프장들에게 일방적으로, 무력하게 당하고 있는 데 대해 분통을 터뜨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시설이 탁월하고  서비스가 좋아서 제대로 대접받는 느낌을 받았던 일본 골프장을 자주 찾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일본 미에 학산골프장에서 필자가 티샷 준비를 하고 있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가격대가 저렴한 일본 골프장이나 동남아 국가 골프장을 찾는 한국 골퍼들의 발길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골프장의 탐욕에다 관계당국의 골프장 관리 부실 및 정책 부재가 보태어져 국내 골퍼들을 해외로 내몰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엄청난 외화 유출입니다. 해외 원정 골퍼가 느는 만큼 외화 유출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나라 곳간이 축 날 정도로 달러가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필자는 10회에 걸친 <일본 나고야 골프장을 가다> 기획시리즈를 마치면서 한국 정부와 한국 골프장들에게 제안합니다. 일본 현지 골프장에서 느껴지는 한국 골프장의 위기는 훨씬 심각해 보였습니다. 골프는 한 번 하고 마는 운동이 아닙니다. 가고 또 가는 것이 골프의 가장 큰 특성입니다. 일본 골프장을 찾은 골퍼들은 그곳의 합리적인 가격과 서비스에 큰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을 겁니다. 대체재를 찾았다고요.   
 

일본 학산골프장 티잉 그라운드 주변에 설치되어 있는 피난소. 일본은 비가 많이 오기 때문에 라운드 중 낙뢰 등을 피하기 위해 이런 피난소가 설치되어 있다.

 
일본 골프장은 한국에서 1~2시간대에 날아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깝습니다. 무엇보다 시설과 서비스가 좋으면서도 카트비가 없고 노캐디제로 가격대가 합리적이서 한국 골프장에 비해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값싸면서도 풍성한 음식이 제공되는 데다 온천욕까지 맘껏 즐길  수 있어 골퍼들의 일본행 행렬은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은퇴자들은 먼 동남아보다 가까운 일본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체부, 인권위, 국세청, 검경, 공정거래위, 지자체 등 골프장 관련 당국은 하루빨리 합동조사반을 꾸려 일본 골프장들의 운영실태를 살펴보고 한국 골퍼들의 일본 원정 규모, 만족도 등에 대해 조사할 것을 촉구합니다. 한국 골퍼들의 일본 방문 급증은 단순한 해외 원정 라운드 차원이 아니라 외화 유출로 연결되는 만큼 '국가적인 과제'로 접근해야 합니다.  나라 곳간을 지키기 위한 범정부적인 액션이 필요할 때입니다.
 

학산골프장 킹 코스의 멋진 풍광 속에서 한 여성골퍼가 티샷을 하고 있다.

 
한국 골프장들도 힘을 합쳐서 일본 골프장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왜 많은 한국 골퍼들이 일본 골프장으로 몰려가고 있는지 그 이유를 샅샅이 살펴봐야 합니다. 일본 골프장 운영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면 한국 골프장의 심각한 위기가 코 앞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순진한 한국 골퍼들에게 자행하고 있는 탐욕의 잔치를 시급히 중단하고 '지속발전 가능한 백년대계'를 수립하기를 촉구합니다. 그 시기는 빠를수록 좋습니다.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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