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골프이야기

강형모 신임 KGA 회장에 바란다 <75>

by 마우대 2023. 6. 29.

 

박세리 선수를 키워낸 강형모 유성cc 회장. 강 회장은 최근 제20대 대한골프협회(KGA) 회장을 맡았다.

 
 

대한골프협회 로고.

 

-KGA는 대한체육회 가맹단체로 골프 발전 견인차 역할

-17개 시도협회, 가맹단체도 여럿...막강한 조직력 갖춰

 

-KGA 20대 수장에 유성cc 강형모 회장 당선..."할 일 태산"

-박세리·장정·전미정·허미정 등 뒷바라지 '유성cc 장학생'

 

-박세리 LPGA 제패 후 후원해준 유성cc 에 '감사비' 세워

-"박세리 등 키운 정신 발휘, 각 골프장 꿈나무 육성 유도"

 

-팬데믹 이후 횡행하는 골프장들의 폭리 갑질 차단해야

-연구조사원 파견, 일본·동남아 골프장 실태 파악 필요   

**************************

골프 인구 600만 명인 나라, 대한민국은 골프 강국입니다. 골퍼들에게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나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라는 명칭은 친숙해도 사단법인 대한골프협회(KGA)라는 단체 이름은 낯설 것입니다.  이유는 TV에 노출이 잘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KPGA나 KLPGA는 소속 투어프로 선수들을 통해 골프대회 시즌때마다  TV를 통해 경기장면이 중계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KGA가 주관하는 시도별 아마추어 선수나 국가대표 선수들이 출전하는 아마추어 대회는 TV에 제대로 노출되지 않고 있습니다.

KGA는 대한체육회 가맹단체로서 골프 스포츠 발전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는 등 한국 골퍼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있습니다. KGA 홈페이지에 소개되어 있는 주요 사업을 보면 ▲골프규칙 및 재정 번역 보급과 경기위원 연수 및 자격검정 등 골프진흥 보급 ▲전국 규모 대회 개최와 안정화 기반 조성 등을 통한 대회 활성화 ▲신예 선수 발굴, 국가대표 및 국가상비군 선발 육성 등 우수선수 육성 ▲국제대회 파견 및 상위 입상 노력 등 국제경쟁력 제고 및 위상 강화 ▲골프 중과세 폐지·감면에 관한 대정부 청원 등 골프환경 개선을 꼽고 있습니다.
 

유성cc에 세워져 있는 박세리 감사비.

 
KGA는 조직도 탄탄합니다. 본부에는 규칙·심판위원회 등 9개 위원회와 사무처 산하에 전략사업본부와 경영관리본부가 있습니다. 또 서울과 부산 등 광역지자체별로 17개 시도협회가 있고 한국초등, 중고등, 대학골프연맹,  한국실업(미드아마) 골프연맹 등 각급 연맹이 조직되어 있습니다. 거미줄처럼 얽힌 조직을 통해 한국 골프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힘있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런 막강한 조직의 새 수장이 탄생했습니다. KGA는 지난 6월 8일 제20대 회장에 강형모 유성 cc(대전 소재) 회장이 당선되었다고 밝혔습니다.

골프인으로서 저는 새로 취임한 강형모 회장의 향후 역할에 대해 주목합니다. 왜냐하면 KGA가 한국 골프의 문제점을 바로잡는데도 앞장서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강형모 회장은 '특이한 이력'을 가진 골프장 경영자입니다. 대학시절인 1977~78년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한 데다 2004년부터 KGA 강화위원장으로 활동했고,  2013년부터는 KGA 부회장직을 맡아 허광수 회장과 함께 KGA 발전에 앞장서기도 했습니다. 강 회장은 특히 부친 강민구 회장과 함께  '골프여제'  박세리 선수를 키워준 인연으로도 유명합니다.

 


1998년 US오픈 연장전에서 맨발 샷을 하는 장면(상 좌, 우). 우승을 결정지은 뒤 환호하는 박세리(하).

 

강 회장 부자는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않았으면서도 초등학교 5학년 때 골프에 입문한 박세리가 유성 cc에서 골프비용 부담 없이 맘 놓고 라운드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습니다. 덕분에 박세리는 한국을 대표하는 프로선수로 성장했고 LPGA까지 진출, 많은 우승을 쌓아 한국인 최초이자 동양인 최초로 'LPGA 명예의 전당'에 입회할 수 있었습니다. 박세리를 키워낸 강 회장은 "앞으로도 골프를 하고 싶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꿈나무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박세리는 1998년 10월 LPGA에서 우승한 뒤 유성 cc를 찾아 '박세리 감사비'를 세워 강 회장 부자의 성원에 보답했습니다. 감사비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어린 시절 막연히 세계 정상을 꿈꾸며 골프채를 잡던 나에게 유성 cc는 언제나 포근한 어머니 품 같았다. 타국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경기를 하고 있는 지금도 어린 시절의 그 마음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으로 많은 도움을 준 유성 cc 강민구 회장님과 대전시 골프협회 임원들께 감사드리며 여러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유성cc에서 맘껏 기량을 닦은 뒤 미국 LPGA에 진출, 우승한 장정 선수(좌). '유성cc 장학생'으로 일본 JLPGA에 진출, 다승을 올린 전미정 선수(우).

 
여러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유성 cc는 '한국 아마추어 골프의 메카'로 소개됩니다. 오랫동안 대전 출신 국가대표 및 상비군들에게 골프장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세리, 장정, 전미정, 김주연, 이미나, 홍진주, 허미정 등 쟁쟁한 프로선수들이 '유성 cc 장학생'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1976년 제1회 대회를 시작한 한국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는 국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합니다. 이 대회 명칭이 2005년부터 '강민구배'라는 타이틀로 바뀔 정도로 강민구 회장의 골프사랑 업적은 반짝입니다.

지금도 대한민국 곳곳에는 세계 무대를 노크하기 위해 땀 흘리며 훈련하고 있는 꿈나무들이 많지만 하나같이 부모들은 '초고가 골프비용'때문에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골프장 업주 가운데 '강민구-강형모 부자'같은 후원자들이 많을수록 꿈나무들의 기량은 일취월장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강형모 신임 회장은 박세리를 키운 정신을 발휘, KGA를 통해  많은 골프장 경영자들이 꿈나무 육성사업에 적극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기를 바랍니다. 유성cc처럼 전국의 모든 골프장들도 학생골프 선수들에게 부담 없이, 우선적으로 기량을 닦을 수 있는 장소로 제공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유성cc 전경.

 
그리고 KGA의 사업 중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습니다. 해외조사연구원 파견 및 국가 간 정보 교류와 골프 중과세 폐지 감면에 관한 대정부 청원이 그것입니다. 강 회장도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턱없이 비싼 골프 비용을 챙기고 있는 한국 골프장들의 탐욕 실태를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한국 골퍼들은  골프장들의 이같은 행태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폭리갑질로 골프대중화라는 정부 정책에도 역행하고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 골프장 업주들은 처절하게 반성해야 합니다. 그린피 등이 너무 비싸자 수많은 골퍼들이 일본으로, 동남아 국가 골프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특히 가까운 일본으로 가는 골퍼들의 행렬은 예사롭지 않습니다. 한국 여행사들이 판매한 여름휴가철인 8월의 홋카이도, 규슈 등 일본 골프장 예약이 벌써 완판 될 정도입니다. 또 비용이 너무 비싸지자 아예 골프를 포기하는 골퍼들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올 들어 1분기 동안 제주지역 골프장 내장객 수가 15만 명이나 줄었다고 합니다. 고객 없는 골프장,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불과 4년여 전만 해도 많은 골프장들이 경영난에 허덕였습니다. 엔데믹 선언을 계기로 다시 적신호가 켜졌는데도 한국 골프장들의 탐욕 행진은 그칠 줄 모릅니다.
 

골프는 더 이상 사치성 운동이 아니다. 정부도, 골프장도 진정한 골프 대중화를 위해 발벗고 나서야 한다.

 
대중제 골프장들의 주말 그린피도 25만 원을 훌쩍 넘어 거의 30만 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일본 골프장의 3배 이상이나 됩니다. 경기도 모 골프장은 주중 그린피 38만 원, 주말 그린피 48만 원이고 어떤 골프장 그늘집은 탕수육 한 접시에 14만 원을 받는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어 엄청난 충격을 던졌습니다. 이젠 골프는 사치성 운동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비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골퍼들의 원성은하늘을 찌를듯 합니다. 이대로 가다간 폭망이요, 공멸을 자초하는 셈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 강 회장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골프장들은 하루빨리 합리적인 가격으로 낮추어야 합니다. 모든 골퍼들이 부담 없이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탐욕의 유혹'을 과감하게 던져버리는 절제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많은 골퍼들은 골프장들이 흉기만 안든 날강도 수준으로 골퍼들의 지갑을 터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것 같다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KGA 차원에서 한국 골프장들을 설득하고 절제하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앞장 서 주시기 바랍니다.
 

코로나 19 엔데믹 선언 이후 한국 골퍼들의 해외 원정 발길이 줄을 이으면서 한국 골프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KGA는 해외조사연구원을 일본이나 동남아 국가 등지로 파견, 현지의 골프장 운영 실태와 한국 골퍼 방문 급증 요인 등을 정밀 체크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한국 골프 백년대계를 위해 KGA가 꼭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협회의 주요 사업으로 명기한 해외조사연구원 파견 및 국가 간 정보 교류분야가 그것입니다. 코로나19 엔데믹 선언 이후 골퍼들의 해외 원정골프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들이 국내 골프장을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서비스 수준이 아니라 비싼 골프비용 때문입니다. 따라서 연구원을 해외에 파견해 국내 골프장들과 비교해서 해외 골프장들의 운영 실태는 어떤지, 왜 해외 원정골퍼들이 급증하고 있는지를 촘촘히 따져서 시급히 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연구원의 해외 파견 및 조사활동은 꿈나무 육성 못지않게 화급(火急)한 과제로 대두했습니다. 신임 강형모 회장과 KGA의 역할에 큰 기대를 하면서 건투를 빕니다.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