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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왜 그린피 싸게 받아요?" <74>

by 마우대 2023. 6. 26.

착한 가격을 고수하려는 골프장에 대한 동종업계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골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합리적 요금 고수 경남 T 골프장에 동종업계 항의 빗발

-"'대중제'가 당연히 견지해야 할 요금 정책이 욕먹다니..."

 

-주중 10만 5천~15만 원선, 주말 17만~18만 원 선 정도

-부산, 수도권 골프장에 비해 5만~11만 원이나 더 저렴 

 

-대중제골프장협회 "저렴한 비용으로 골프대중화 앞장"

-골퍼들, "협회 선언은 '헛소리'이자 눈가리고 아옹하는 식" 

 

-회원제 골프장보다 세금 혜택 누리면서 불법 담합형태 

-"T 골프장 험담 대신 그 '착한 행보' 따라가야 생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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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린피를 싸게 받아요?"

경남의 T 골프장 관계자로부터 들은 이야기입니다. 중도시 인근 농촌지역에 소재한 이 골프장은 27홀 규모에다 웅장한 클럽하우스로 유명합니다. 퍼블릭 골프장이지만 페어웨이가 한지형인 사계절 잔디인 데다 수준급의 레이아웃으로 조성되어 있어서 많은 골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골프장은 요즘 골프장 업계로부터 심한 항의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유는 다른 골프장보다 비용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대중제 골프장으로서 당연히 견지해야 할 요금 정책을 펴고 있는데도 업계로부터 되레 욕을 먹고 있는 것입니다.

왜 T 골프장이 골프장 업계로부터 '이단아' 취급을 받고 있을까요? 그 기막힌 사연을 소개하겠습니다. 속사정을 쉽게 이해하려면 이 골프장 요금 내역을 살펴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골프장의 요금은 시간대별로, 요일별로 차이를 두는 등 매우 건설적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골프장 홈페이지에 공개된 2023년 6월의 요금 내역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요금은 당연히 평일 요금보다 토·일 주말요금(공휴일)이 비쌉니다. 또 평일 요금도 월~목요일, 금요일 요금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우선 평일요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1부 시간대는 6 시대, 7 시대, 8 시대로 구분합니다. 월~목요일 6 시대는 10만 5,000원, 금요일은 11만 5,000원입니다. 7 시대는 월~목요일 11만 5,000원, 금요일 12만 5,000원이고 8 시대는 월~목요일 12만 5,000원, 금요일 13만 5,000원입니다. 평일 2부 시간대는 월~목요일 14만 원, 금요일 15만 원입니다. 토·일요일인 주말  또는 공휴일 요금은 1부 시간대의 경우 17만 원, 2부 시간대는 18만 원입니다. 18홀 라운드시 캐디피는 14만 원이나 카트비는 18홀 라운드시 8만 원, 27홀 라운드시 12만 원입니다.
 

코로나 19 팬데믹을 계기로 초고비용으로 돌아선 한국 골프장들의 행태가 골퍼들의 외면을 자초하고 있다. 한국 골프장의 미래는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듯하다.

 
기상 악천후 기준 및 요금정산 기준도 골퍼 입장에서 설정되어 있습니다. 강설 또는 폭우가 30분 이상 지속되고 있고 강수량이 10㎜ 이상인 경우 예약 취소가 가능합니다. 강설 또는 폭우가 1시간 이상 지속되고 있으며 강수량이 50㎜ 이상인 경우는 임시휴장 조치를 합니다. 예약 취소 시나 임시휴장 시 요금은 홀별로 정산되고, 캐디피는 1~9홀 라운드 했을 경우 8만 원, 10~18홀 라운드 했을 경우는 14만 원을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2인 또는 5인 플레이는 불가능하고 3,4인 플레이만 가능합니다.

T 골프장의 요금 수준을 부산지역의 한 퍼블릭 골프장과 수도권의 퍼블릭 골프장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먼저 상장사를 모(母) 회사로 둔 부산의 S 골프장(27홀) 요금입니다. 평일(월~금) 1부 시간대는 15만~17만 원이고 2부 시간대는 20만 원입니다. 주말(공휴일) 요금은 1부 시간대 18만~20만 원이고, 2부 시간대는 23만 원으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이 골프장은 야간시간대인 3부(16시 30분~18시 45분)는 화~목 13만~12만 원이고, 금~토 15만~14만 원입니다. 또 일, 공휴일은 14만~13만 원을 받습니다.

서울에서 거의 2시간을 달려가야 하는 경기도 포천 소재 P골프장(27홀) 홈페이지에 게시된 주중 그린피는 21만 원, 주말 및 공휴일 그린피는 무려 28만 원에 달합니다. 여러분 어떻습니까? 경남 T골프장이 상당히 합리적인 요금 수준을 유지하려고 노력한 점 눈에 확 띄죠? 부산 S골프장에 비해서는 주중은 5만~6만 원, 주말은 1만~5만 원이 쌉니다. 포천 T 골프장에 비해서는 주중 최고 10만 5천 원이 싸고 주말은 최고 11만 원이나 쌉니다. 같은 퍼블픽 골프장이면서도 이런 가격차를 보이니까 경남의 T 골프장이 동종 업계로부터 심한 항의를 받고 있는 겁니다.
 

2008년 창립한 사단법인 한국대중제골프장협회는 홈페이지 인사말을 통해 골퍼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대중골프장을 자주 이용할 수 있도록 골프 대중화를 위한 사회공헌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600만 골퍼들은 구호에 그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독자 여러분들이 보시기엔 T, S, P 골프장 중에서 어느 골프장이 퍼블릭 골프장다운 가격 책정을 했다고 보십니까. T 골프장이 골퍼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에 발맞추고 있음에도 S나 P골프장들처럼 폭리 갑질 행태에 동참하지 않는다고 동종 업계로부터 질시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요금이 싸다고 T 골프장에 항의하는 골프장들은 담합을 강조하는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겁니다. 공정거래위가 당장 조사에 착수해서 엄벌해야 합니다.

2008년 창립한 사단법인 한국대중골프장협회는 홈페이지(www.kpgca.co.kr)에 다음과 같은 인사말을 턱 올려놓았습니다.

《"골프가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체육활동으로 발전하는 동시에 대중골프장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 실현"이라는 우리 대중골프장들의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중골프장의 역량 강화 및 골프대중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을 적극 실천하는 등 제도개선 사업과 함께 골퍼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대중골프장을 자주 이용할 수 있도록 골프 대중화를 위한 사회공헌을 적극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체력증진과 여가선용 그리고 실질적인 ‘골프대중화’를 희망하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우리 협회는 대중골프장 및 골프를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과 함께 골프대중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골프대중화라는 정부 정책을 적극 실천하기 위해 제도개선 사업을 펼친다고요? 정말로 저렴한 비용을 앞세워 골프대중화를 위한 사회 공헌에 적극 노력하고 있습니까? 국민들의 체력 증진, 여가선용과 실질적인 골프대중화를 희망하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까? 정말 소가 웃을 일이요, 헛웃음이 튀어나올 지경입니다. 대한민국 600만 골퍼들에게 대중제 골프장들의 행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물어보세요.
 

대한민국 대중제 골프장들은 경남의 T 골프장을 험담할 것이 아니라 하루빨리 T 골프장의 '행보'를 따라가야 한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지속발전 가능한 쪽으로 방향을 잡는 골프장만이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이다.

 
대중제 골프장 업주 여러분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골프 대중화에 기여한다는 '빛 좋은 개살구 같은 그럴듯한 구호'를 내건다는 게 민망하지 않습니까? 회원제 골프장보다 훨씬 적은 세금을 내는 혜택을 누리면서도 악질적인 폭리 갑질 행태를 보이는 게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600만 한국 골퍼들은 저렴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권리가 있음에도 골프장 업주 여러분들의 탐욕 때문에 그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지갑이 탈탈 털리고 있습니다.

골퍼들의 분노는 이젠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의 탐욕에 환멸을 느낀 골퍼들이 코로나 엔데믹 선언을 계기로 국내 골프장을 외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가성비 좋은 골프장이 즐비한 동남아 국가로,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안 가 탐욕에 찌든 골프장 업주 여러분들 사이에서 '폭망 자초를 후회하는 탄식'이 터져 나올 것입니다. 착한 골프장을 지향하려는 T 골프장을 험담할 것이 아니라, 여러분들도 하루빨리 T 골프장의 착한 행보를 닮거나 따라가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지나치게 가격이 비싸면 고객은 외면합니다. 대중제골프장을 포함, 한국의 모든 골프장들의 비용은 턱없이 높습니다. 그래서 골퍼들이 한국 골프장을 외면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최근 들어 가성비 좋은 일본 골프장을 찾는 한국 골퍼들이 급증하는 이유입니다.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