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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경사로다"... 한국 낭자 대거 LPGA 입성 <122>

by 마우대 2023. 12. 18.

호주 교포 로빈 최(25)에 이어 2위로 LPGA 투어 Q시리즈를 통과한 이소미(24ㆍ대방건설) 프로가 합격증을 안고 있다. (사진 = AFPBBNews)

 

KLPGA 통산 5승 이소미, 2위로 Q시리즈 통과

 

한국 낭자(娘子)들이 대거 2024년 시즌 LPGA 무대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KLPGA 투어 통산 5승의 이소미(24·대방건설), 통산 3승의 성유진(23·한화큐셀)과 LPGA 멤버였던 장효준(20), 통산 6승의 임진희(25·안강건설)등 4명이 2023년 12월 7일 미국 앨라배마 모빌에 있는 매그놀리아 그로브 골프 코스에서 열린 LPGA Q시리즈 최종 6라운드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내년 LPGA 투어 출전 자격을 획득했습니다. 한국의 기대주들이 기량을 맘껏 과시, 미국 무대로 진출하는 자격을 획득한 것입니다.
 

LPGA Q시리즈에 출전한 성유진(23ㆍ한화큐셀) 프로가 퍼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LPGA)

 

성유진-장효준은 공동 7위로 LPGA 풀시드권 확보

 

'미소 천사' 이소미(24)는 6라운드 최종합계 29언더파로 1위에 오른 호주 교포 로빈 최(25)에 이어 26언더파로 2위를 차지했고 성유진과 작년 LPGA 투어에 데뷔했던 장유진은 19언더파로 공동 7위를, 임진희는 미국 교포 제니퍼 송(34), 노예림(22)과 함께 13언더파로 공동 17위를 차지, 내년 시즌 풀시드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작년에 8라운드를 치른 LPGA 투어 Q시리즈는 올해는 6라운드로 축소되었으며, 상위 20위까지는 내년 시즌 투어 출전 자격을 얻게 됩니다.
 

성유진과 함께 LPGA Q시리즈 공동 7위로 통과한 장효준(20) 프로. 장 프로가 2023년 9월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콜롬비아 에지워터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포틀랜드 클래식 3라운에서 버디 11개, 보기 1개로 10언더파를 몰아쳐 62타를 기록했다. 장효준은 이 대회에서 17언더파로 공동 10위에 올랐었다. (사진 = LPGA)

 

2023년 다승왕 임진희, 공동 17위로 '소원 성취' 

 

2009년부터 LPGA에서 뛰기 시작했으나 성적 부진으로 하차한 뒤 이번 Q시리즈에 다시 도전한 제니퍼 송을 지원하기 위해 2023년 시즌 최종전에서 우승상금 200만달러 잭팟을 터뜨린 양희영(34)이 캐디를 맡는 우정을 과시,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또 이번 Q시리즈에서는 2015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이정은5(35)가 공동 23위(12언더파), KLPGA 투어 1승의 홍정민(21ㆍCJ온스타일)은 공동 45위(8언더파)로 내년 시즌 LPGA투어 조건부 출전권을 획득했습니다. 따라서 내년 LPGA 투어에서는 뉴페이스 한국 낭자들의 '맹타'를 맘껏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공동 17위로 LPGA Q시리즈를 통과한 임진희(25ㆍ안강건설) 프로. (사진 = AFP/연합뉴스)

 

이정은5 공동 23위, 홍정민 공동45위로 조건부 출전권 

 
천착(穿鑿)과 수적천석(水滴穿石)이란 말이 있습니다. '천착'이란 구멍을 뚫는다는 말로, 어떤 일이나 내용 따위를 따지고 파고들어 알려고 하거나 연구한다는 뜻입니다. '수적천적'은 물방울이 돌이나 바위를 뚫는다는 뜻으로, 일관된 끈기와 인내로 노력하면 불가능해 보이는 큰일조차도 이룰 수 있다는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골프 하나에 인생의 모든 것을 걸고 기량을 닦아온 한국 낭자들. 그들은 이제 꿈의 무대였던 LPGA의 멤버로서 세계를 누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그야말로 '천착'과 '수적천석'의 대명사가 된 것입니다.
 

2023년 LPGA Q시리즈에서 공동23위로 조건부 출전권을 획득한 이정은5(35) 프로. (사진 = AFP BBNews)

 

"선수 개인의 영광이자 국가 위상 올린 계기... 모두가 성원을"

 

LPGA 진출은 선수 개인의 영광이기도 하지만 혼신을 다해 우승컵을 들 땐 태극기도 떡 걸리게 되니 국가의 위상도 크게 올라갑니다. 그러니 후원자인 기업은 물론 대한민국 모든 골프팬, 온 국민이 저들의 투혼에 관심을 갖고 성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박세리가 메이저대회인 1998년 US여자오픈 연장전에서 맨발 투혼의 '연못 언덕배기 샷'으로 극적인 우승을 함으로써 IMF 관리체제에 허덕이던 국민에게 큰 위로를 던져주었죠. 박세리는 해당 경기 방송 해설 중에 그 샷을 골프 '인생 최고의 한 방'으로 꼽기도 했습니다. 
 

2023년 LPGA Q시리즈에서 공동 45위로 내년 시즌 조건부 출전권을 획득한 홍정민(21) 프로. 2022년 5월 강원도 춘천 라데나 GC에서 열린 '2022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뒤 기뻐하고 있는 홍정민 프로. (사진 = KLPGA)

 

"영광은 잠시일뿐... LPGA서 생존 위한 피말리는 승부 펼쳐야"

 

그러나 LPGA 풀시드를 확보한 이소미, 성유진-장효준 , 임진희, 그리고 조건부 출전권을 확보한 이정은5와 홍정민에게 주어진 영광의 시간은 잠시일 뿐입니다. 곧바로 천하의 실력파들과 한치의 양보 없는 승부를 펼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대회마다 컷 통과를 위해 한 샷 한 샷 혼신을 다해야 합니다. 컷 통과를 하지 못하면 상금은 '그림의 떡'이 됩니다. 누적된 상금은 투어 프로 평가의 잣대가 되고 상금 순위에서 밀리면 가차 없이 떠나야 하는 냉혹한 승부의 세계,  LPGA를 선택한 만큼 우선 그 무대에서 살아남는 법부터 터득해야 합니다.
 

2023년 LPGA Q시리즈에 출전, 2024년 투어 출전권을 따낸 이소미-성유진-장효준(윗줄)과 임진희-이정은5-홍정민(아래). (사진 = Isaiah Bell_Epson Tour_ LPGA)

 

영어 실력 키우고 체력 관리·향수병 극복이 관건

 

또 부족한 영어 실력을 키워 소통하는 데 문제가 없어야 합니다. KLPGA 대회 장소는 반나절이면 닿을 수 있었지만 LPGA 무대는 미국 뿐만 아니라 영국, 프랑스, 싱가포르, 태국, 한국, 일본 등 전 세계로 확 넓어집니다. 따라서 비행기와 기차를 타고 무지막지한 이동거리를 감당하려면 각별하고도 철저한 체력관리가 요구됩니다. 그리고 가장 견디기 어렵다는 향수병(鄕愁病)도 극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족이 있는 집이 그립고 친구들이 보고 싶지만 멀리 떨어져서 방랑자 같은 생활을 하기 때문입니다.
 

2023년 12월 7일 끝난 LPGA투어 Q시리즈를 통과한 상위 45명의 선수들이 합격증을 안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LPGA)

 

"호랑이 잡으러 간 패기로 청운만리 꿈 실현을"

 

그러나, 그러나. 한국 낭자들은 청운만리(靑雲萬里)의 꿈을 안고  '호랑이 굴'에 쳐들어갔습니다. 패기와 열정으로 도전한 꿈의 무대인 LPGA 풀시드를 확보한 이소미-성유진-장효준-임진희와 한국계 교포 로빈 최-제니퍼 송-노예림, 조건부 출전권을 확보한 이정은5-홍정민 모두 2024년 시즌 투어에서 맘껏 실력발휘를 해서 훨훨 비상(飛翔)하는 늠름한 모습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LPGA의 선구자' 박세리를 비롯한 쟁쟁한 레전드 선배들을 뛰어넘는 청출어람(靑出於藍)하는 후배들로 우뚝 서 주기 바랍니다.
 

1998년 LPGA 투어 US여자오픈에서 맨발 투혼을 펼친 끝에 우승컵을 든 박세리. (사진 = USGA)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