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경기의 매홀 최종 목표는 직경 108㎜인 홀컵
골프 경기에 있어서 매홀 최종목표는 당연히 그린(Green) 위의 직경 108㎜인 홀 컵(Hall cup) 안입니다. 따라서 몇 타 만에 볼을 넣던지, 반드시 홀컵 안에 볼을 넣어야 해당 홀의 경기를 마치고 다음 홀 경기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또 전체 경기를 마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볼을 18번 홀의 홀컵에 넣어야 하고요. 매 홀의 홀컵과 홀 핀(플래그 스틱)이 있는 곳, 다시 말해 골퍼가 볼을 퍼팅해서 홀에 넣는 경기 구역을 그린이라고 합니다. 이곳은 잔디가 덮여 있어야 하고 페어웨이나 러프 등에 비해서는 훨씬 짧게 깎여 공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합니다.
100~300평 크기의 그린은 수십만평에 달하는 골프장에서 가장 정교한 플레이를 펼쳐야 하는 곳입니다. 그린의 모양과 고도, 경사도, 잔디의 상태 등은 골프장 지형과 설계자의 의도에 따라 다르게 조성되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 좋은 경기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속도와 방향을 조절하는 데 매우 민감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250m나 300m나 멀리 치는 드라이버 샷도 1타이지만 그린에서 1m짜리 퍼팅도 1타입니다. 따라서 모든 골퍼들이 볼을 그린에 올린 뒤 1~2번 만에 볼을 홀컵 안에 넣기 위해 집중합니다.
18홀 퍼팅 하나 성공 여부가 승부 엇갈리기도
만약 파 4 미들홀에서 세컨드 샷으로 온 그린 후 1 퍼트로 홀인하면 버디(-1)이지만 3 퍼트 땐 보기(+1)가 되어 2타 차로 벌어져 버립니다. 17번 홀까지 1타 차 선두를 달리다가도 18홀 그린에서 보기를 하면 버디를 잡은 2위에게 우승을 내줘야 하는 것입니다. 1위인 우승 상금과 2위가 받는 상금 규모는 천양지차입니다. 통상 우승 상금은 총상금의 15~20%이고 2위 상금은 우승 상금의 50%가 주어집니다. 총상금 규모가 10억 원이라면 우승상금은 1억 5천만~2억 원이지만 2위는 1위의 50%인 7천500만~1억 원입니다. 3 퍼트로 보기를 한 2위는 7천500만 원이나 1억 원을 놓친다는 결론입니다. 즉 퍼팅 1타 값이 7천500만 원, 1억 원이 된다는 뜻입니다.
PGA, LPGA, KPGA, KLPGA, JPGA, JLPGA 등 투어에서 뛰는 프로 선수들은 상금 규모로 평가를 받습니다. 당해연도 대상, 상금왕 등도 시즌 대회에서 얼마의 상금을 땄는지가 잣대이며 다음 해 시드 잔류 여부도 상금 규모로 결정합니다. 그러니 투어 선수들은 그린 위에서 최상의 퍼팅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투자해서 연습을 소화합니다. 그래서 드라이버 샷은 '화려한 쇼'이고 퍼팅은 '돈'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정규 18홀 경기에서 규정타수 72타의 성적을 내려면 이론상으론 드라이버와 아이언샷으로 36번을 휘두르고 그린 위에서 36번 퍼팅을 해야 합니다.
필자도 '퍼팅 뒤땅'으로 3 퍼트 경험 수두룩... '멘붕'
투어 프로와 아마추어 고수들도 3 퍼트를 하지 않기 위해 퍼팅 연습에 비지땀을 흘리지만 파 온에 실패했을 때 1퍼트로 마무리 짓기 위해 어프로치나 그린 사이드 벙커 샷 등 숏게임 연습도 무지하게 많이 합니다. 실제로 대회 때마다 선두권에 올라 있는 투어 선수들의 플레이를 잘 살펴보면 숏 게임이나 퍼팅 부분에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합니다. 오랜 기간 세계 1위 자리에 우뚝 서 있었던 박인비 프로. 그의 퍼팅 실력은 상대의 기를 팍 죽일 정도로 압도적이었습니다. 어프로치 샷 실력도 워낙 좋아 박인비에겐 '침묵의 암살자'라는 별명이 따라붙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TV로 골프 경기를 보다보면 장타자이면서 아이언 샷도 좋아서 볼을 그린에 잘 올려놓고도 퍼팅을 놓쳐 좀처럼 선두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투어 프로들도 많습니다. 필자 역시 어이없는 퍼팅을 하고 멘붕에 빠질 때도 많았습니다. 가장 황당한 경우는 퍼팅을 할 때도 뒤땅을 스치며 제 거리를 내지 못한 경우였습니다. 볼이 있는 지점에서 홀컵에 넣으려면 5~10m를 굴려 보내야 하는데 긴장한 나머지 뒤땅이 나서 3m나 5m밖에 보내지 못해 결국 3 퍼트를 해야 했을 때의 당혹감과 난감함은 말로 표현하기 조차 힘듭니다.
그린 지배하고 싶다면 매일 꾸준한 퍼팅 연습 필요
또 퍼팅 템포가 너무 빨라 제거리를 내지 못하거나 어깨가 경직된 나머지 헤드보다 어깨가 먼저 틀어지는 바람에 공이 우측으로 밀려서 홀컵 오른쪽으로 한참 벗어나기도 합니다. 가장 두려운 상황은 경사진 내리막에서 퍼팅을 할 때입니다. 얼마만큼 오조준하고 어떤 세기로 볼을 밀어야 할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히 볼을 홀컵에서 1~2m 정도 가깝게 붙여 놓고도 진땀을 흘리기 일쑤입니다. 이런 상황에선 그냥 자신과 퍼터를 믿고 가볍게 쑤욱 밀어주면 되는데 긴장한 나머지 전신에 힘이 바짝 들어가는 바람에 홀 안에 실패할 경우가 많습니다.
경기를 시작해서 마무리 짓기 위해서는 반드시 웨지나 퍼트로 1번 홀부터 18번 홀까지 홀컵 안에 볼을 집어넣어야 합니다. 골프는 절반의 경기가 그린 부근이나 그린 위에서 이뤄집니다. 따라서 그린을 지배하고 싶다면 퍼팅의 기본기를 먼저 배우고 그린의 경사를 읽는 법 등도 섭렵해야 합니다. 골프 스코어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이 퍼팅인 만큼 드라이버 샷이나 아이언 샷 못지않게 퍼팅 실력 연마에도 소홀히 해서는 안됩니다. 그렇다면 퍼팅을 할 때 어떤 각오로 임하는 것이 좋을까요? 필자는 플레이어 자신과 퍼터를 굳게 믿게 과감한 퍼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린 지배땐 全 골프장 2분의 1 지배하는 것"
퍼팅에 앞서 "어쩐지 못 넣을 것 같아!", "너무 떨려!", "꼭 넣어야 해!", "그린 경사가 너무 복잡해!" 등의 부정적인 생각이 머릿속에 꽉 차 있으면 다리가 후들거리고 어깨, 팔, 손목 등이 경직되면서 홀인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퍼터가 죽느냐, 내가 죽느냐!", "홀컵이 죽느냐, 내가 죽느냐!"라는 두둑한 배짱으로 과감하게 퍼팅을 하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린을 지배할 줄 안다는 것은 골프 코스의 2분의 1을 지배하는 것과 같습니다. 애독자님들도 꾸준한 퍼팅 연습을 통해 그린을 마음대로 컨트롤할 줄 아는 골퍼가 되시기 바랍니다. 결국 골프 경기에 있어서 퍼팅은 용(龍)을 그릴 때 마지막으로 눈동자를 찍어서 그림을 완성하는 '화룡점정(畵龍點睛)'과 같은 것이니까요.
마지막으로 퍼팅과 관련한 명언 몇 개를 소개해 드립니다.
◆ 골프는 볼을 홀에 넣는 게임이다. 골프 백 속에서 볼을 홀에 넣는 도구는 퍼터뿐이다. 왜 처음부터 그 퍼터의 연습을 하지 않는가?(잭 버크) = 골프 경기 스코어의 절반이 그린 위에서 이뤄지는 퍼팅인데도 대부분의 골퍼들이 연습장에서 퍼팅 연습을 거의 하지 않음을 꼬집는 지적.
◆ 6일간 하루 10분씩 퍼팅 연습을 하는 쪽이 1주일간 한꺼번에 60번 연습하는 쪽보다 향상에서 빠르다(레스리 숀) = 대부분의 주말 골퍼들은 연습장에서 드라이버 샷 위주의 샷 연습만 하는데, 버릇처럼 연습장에 갈 때마다 연습 시작 전이나 마무리를 할 때 10분씩이라도 퍼팅 연습을 하라는 조언.
◆ 1미터의 퍼트는 미스하기에 충분한 거리이고 미스하면 불명예스러운 짧은 거리이기도 하다(필립 몽크리프) = 1m를 남겨 둔 상황에서 퍼팅 미스로 타수를 까먹는 경우가 많으니 짧은 퍼터일수록 더 집중해서 퍼팅에 임하라는 뜻.
◆ 홀컵은 항상 생각하는 것보다 멀다. 어프로치라면 1야드(91.44m), 퍼터라면 1피트(30.48㎝)만큼 멀리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찰스 베일리)" = 짧게 쳐서 볼이 홀컵에 못미치면 절대로 홀인 시킬 수 없다. 그러므로 어프로치는 1야드만큼, 퍼트는 1피트만큼 볼이 홀컵을 지나가게 계산을 해서 경기에 임하라는 뜻.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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