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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골퍼가 떠 받드는 한국 골프장 많았으면" <51>

by 마우대 2023. 4. 24.

 

<기획시리즈> '내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라면'을 마치며

 

한국 골프장들, 왜 욕먹을까 이유 곰곰이 따져

한국 골프 지향할 방향 설정 주춧돌 놓는 충정 

저는 2023년 3월 24일부터 4월 21일까지 거의 한 달여에 걸쳐 <기획시리즈> '내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라면'을 다뤘습니다. 한국 골프장들이 왜 골퍼들로부터 심한 욕을 먹고 있을까? 왜 젊은 골퍼들이 한국 골프장을 떠나기 시작했을까? 근본적인 문제점은 무엇이고 대책은 무엇일까? 이런 점들을 곰곰이 고민한 끝에 저 나름대로 분석해서 주제를 잡고 여러 근거들을 찾아서 제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아쉽게도 자료를 구하는데 한계가 있어서 결과물은 썩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그러나 골프를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한국 골프가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설정하는데 작은 주춧돌을 놓겠다는 충정으로 글을 정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기획시리즈는 ① "대한민국 골프산업 정책 大수술하라" <30>,  ②"골프산업 정책 합동대책반 가동하자" <32>,  ③ "종합대책반, 골프장 문제점 전수 조사해야 <35>,  ④ "국내-해외골프장간 경쟁력 조사해야" <37>,  ⑤"캐디를 쓸지 말지는 골퍼에게 맡겨라" <39>, ⑥ "한국 골프장들, '카트비 폭리' 지나치다" <42>,  ⑦ 똑똑한 'AI 로봇 카트' 외면하고 캐디 수입? <47>,  ⑧"골프 비용 인상 주도 대기업 골프장 각성해야" <49> 등 8편으로 다뤘습니다.
 

필자는 한국 골프장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책을 촉구하는 기획시리즈 '내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라면'을 마무리 지었다.

 

1900년 한국 입성, 올해로 골프 역사 123년째

골프인구 600만 명 시대로... 초고비용에 '원성' 

대한민국에 골프가 첫발을 디딘 시기를 1900년으로 보고 있으니까 한국 골프의 역사는 올해로 123년째가 됩니다. 1900년 정부 세관 관리로 고용된 영국인들이 원산의 바닷가에 6홀 코스를 만든 것이 시초입니다. 1919년 5월 용산 효창공원에 미국인 댄트가 설계한 9홀 코스제가 생겼고, 1929년 영친왕이 골프장 대지로 현재 어린이대공원 땅을 무상으로 대여해 줘 생긴 18홀 서울컨트리클럽이 개장했습니다. 1953년 서울컨트리클럽이 재건되고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습니다만, 대한민국 골프의 시작은 정말 미미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로 취급됐기 때문에 지금까지 제대로 된 골프 육성을 위한 법률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2023년 골프 인구 600만 명이 될 때까지 골프 관련 법률은 허접하기 짝이 없습니다. 골프 인구는 급증하고 있는데 비해 각종 규제에 묶여 있는 골프장의 증가수는 소폭에 그치자 그 틈을 타서 비집고 들어온 것이 바로 골프장 업주들의 '탐욕의 잔치'입니다. 골프비용은 계속 찔끔찔끔 올랐습니다. 그러더니 2019년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을 틈타 골퍼들의 발이 묶이자 터무니없이 비용이 올라 골퍼들의 원성은 극에 치달아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출범 이후 골프 인구 600만명에 도달할 때까지 제대로 된 골프산업 육성 종합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비난을 사고 있다.

 

문체부 중심이 되어서 '정부 합동대책반' 꾸려야

골퍼 불만·입장 외면... 골프장은 '자정 능력' 상실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 제가 골프산업 정책 책임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되었다고 상정하고 <기획시리즈>를 마련,  그린피, 카트비, 노캐디제 선택제 시행 등 분야별로 문제점을 제시하고 정부가 제대로 된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점을 촉구하고 나섰던 것입니다. 한국 골프장들의 고질적인 병폐를 바로 잡으려면 지금까지의 '단편적'이고 '근시안적'인 대책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문체부가 중심이 되어서 기재부, 국세청, 검찰, 공정거래위, 국민권익위, 국회, 통상산업부 등 전 부처 관계자로 합동대책반을 꾸린 뒤 실질적이고도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골프장 업주들이 스스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자정능력을 상실했기때문입니다. 그들의 끝없는 '탐욕 행태' 를 볼 때 골프장 등 골프산업 관련 법률을 완전히 재정비하고 시스템이 안정될 때까지는 공권력이 개입, 시정을 강제하는 것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고객 없는 매장이 살아남을 수 없듯이 골퍼 없는 골프장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단체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골프장의 입장만을 고려하고 고객인 골퍼들의 불만이나 하소연을  외면해 왔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골퍼들은 노캐디 등 캐디 선택제를 원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골퍼들의 입장을 무시한 채 외국인 캐디를 수입하는 쪽으로 밀어붙인 겁니다.
 

대한민국 골프장의 비용은 너무 비싸다. 이런 추세로 가다가는 고비용을 견디지 못한 골퍼들이 떠날 수 밖에 없다. 골퍼 없는 골프장이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외국인 캐디 수입 허용은 '어이없는 조치' 비판

초고비용 못 견딘 골퍼들 "골프장 떠날 수밖에" 

캐디 없이도 라운드가 가능한 훌륭한 AI 로봇카트가 국내 벤처기업에 의해 개발되어 여러 골프장에 투입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도 외국인 캐디를 수입키로 한 것은 관계 부처가 무조건 캐디제도를 유지하려는 골프장들의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이번 조치를 보고 골퍼들은 정부가 골프장의 로비에 놀아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골프장들이 AI 로봇카트 사용을 늘리면 국내 벤처기업이 급성장,해외 시장 개척에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 캐디가 국내 골프장에서 일하기 시작하면 곧바로 국부가 유출될 수밖에 없는데도 어이없는 조치를 해버렸습니다.

국내 골프장들의 턱없이 비싼 그린피와 카트비, 캐디피를 견디지 못한 수많은 골퍼들이 코로나 팬데믹이 풀리면서 해외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엄청난 외화 유출의 원인이 됩니다. 정부의 정책 부재와 골프장의 탐욕이 보태져 골퍼들의 지갑을 얇게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비용이 너무 비싸 골퍼들을 가난으로 몰고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상궤도에서 한참 벗어났습니다. 이대로 방치되다간 고비용을 견디지 못한 골퍼들이 결국 골프장을 떠나고 말 것입니다. 고객이 떠난 골프장은 코로나 직전처럼 곧 경영난에 허덕일 겁니다.
 

골퍼들은 부담 없고, 골프장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는 골프비용 수준이 있을 것이다.

 

"골퍼-골프장 함께 만족할 적정선 비용 있을 것"

"얼마나 저렴한가가 골프장의 '선택 기준' 됐다"

골퍼도 만족하고 골프장도 만족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적정선의 골프비용'이 있다고 봅니다. 골프장이 비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게 해서는 안됩니다. 골퍼들이 부담 없이 한 주에 1~2회 정도 라운드를 할 수 있는 수준이 적정하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한국 골프장들이 서비스 차이를 내걸어 골프비용을 차별화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회원제 골프장이든, 퍼블릭 골프장이든 모든 골프장이 비용을 너무 많이 올려버렸기 때문입니다. 서비스가 좋아서 골프장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비용이 얼마나 저렴하냐가 골프장을 선택하는 기준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600만 골퍼들이 만족하는 골프시대가 빨리 오기를 희망합니다. 골프장이 일률적으로 비싼 게 아니라 싼 골프장도 많아져서 골퍼들의 선택 폭이 넓어지는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관계 당국의 각성을 촉구합니다. 쇠뿔도 단김에 빼버리겠다는 식으로 영업이익 30~50% 이상을 내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골프장들은 5~10% 이익만 내겠다는 소박한 목표를 잡아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한국에는 20년, 30년, 100년, 200년 주인이 바뀌지 않는 진정한 명문 골프장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날이 오면 한국 골퍼들은 해외 골프장이 아닌 한국 골프장에서 "이렇게 좋을 수가!"를 수도 없이 외치며 즐거운 라운드를 하고 있을 겁니다.

오늘은 <기획시리즈> '내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라면'을 끝내면서 한국 골프장과 한국 골퍼들이 서로 "이렇게 좋을 수가!"를 외치며 손을 맞잡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염원을 담아보았습니다.

미우대의 인생 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