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한국 골프장 vs 일본 골프장 '극명한 대비'
한국 골프장, 굶주린 하이에나가 먹이 대하듯 '폭리'로
2019년 말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스포츠, 여가활동 등 인류의 모든 삶이 급격한 변화를 겪어야 했습니다. 그중에서 대중적인 스포츠이자 '취미생활의 꽃'으로 손꼽히는 골프도 많은 변화를 요구받았습니다. 그런데 팬데믹이 끝나고 나자 어찌 된 일인지 일본 골프와 한국 골프는 극명하게 달라진 모습으로 우리 앞에 다가섰습니다.
한국 골프장들은 코로나 직전까지는 빈사상태에 빠질 정도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었습니다. "이런 절호의 기회 두 번 다시 안 올 것이다!" 코로나 이후 골퍼들이 해외로 나가지 못하고 꼼짝없이 발이 묶여버리자 한국 골프장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일방적으로 그린피, 카트비, 캐디피, 식음료대 등 골프비용을 대폭 올렸습니다. 돈 가뭄에 허덕대다 골프 인구가 급증하자 물 들어왔을 때 노 젓자는 식으로 터무니없이 비용을 올린 것입니다. 마치 굶주린 하이에나가 맛있는 먹이를 보고 미친 듯이 달려들어 먹어치우는 것과 똑같은 모양새였습니다.
제주도 모 골프장은 계약기간이 만료되었다는 이유로 회원권거래소에서 거래 중이던 주중 회원권을 갑자기 회수해 버렸습니다. 제주도내 모든 골프장은 도민에게 부여한 그린피 할인 혜택을 싹 없애고 부킹도 한 달 전 예약으로 바꿔버렸습니다. 전국의 모든 골프장들도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경쟁적으로 그린피, 카트비, 캐디피를 대폭 올렸고요. 이 때문에 골퍼들은 졸지에 비용 폭탄이라는 '코로나 유탄'을 맞아야 했습니다.
골퍼들 해외로 발길 돌리고 젊은 골퍼들은 골프 포기
일부 골프장 잔여타임 '3+1' 로 1명 그린피 면제 빈축
코로나가 풀려 해외여행을 할 수 있게 된 골퍼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값싼 골프장이 있는 일본이나 동남아 등지로 쏟아져 나가 엄청난 외화를 뿌리고 있습니다. 또 턱없이 비싸진 골프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젊은 골퍼들이 먼저 골프를 접었고, 중장년층 골퍼들도 포기 대열에 가담하기 시작했습니다. '위기의 신호등'이 반짝이고 있는데도 아직까지 골프 비용을 대폭 낮춘 골프장이 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습니다.
어저께 저는 경남의 모 골프장으로부터 문자를 받았습니다. 5월 1일과 2일의 1부, 2부 잔여타임을 선착순으로 예약받으면서 '그린피 3+1'이라는 조건을 붙였습니다. 4인이 조를 편성해서 입장하면 1명에게 그린피를 면제해 주겠다는 겁니다. 정말 '못 돼먹은 조건'이요, '간사스러운 조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이 '해괴한 조건'을 보고 해당 골프장 업주의 정신 상태가 얼마나 엉망인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당당하게 5월부터 입장하는 전체 고객에게 1인당 얼마씩 그린피를 낮추겠다고 발표를 했으면 박수를 받았을 겁니다.
잔여팀 4명 중에서 한 명만 그린피를 면제해 준다? 그럼 그날 잔여팀이 아닌 상태에서 예약한 고객은 그린피 면제 혜택을 못 받는 거잖습니까. 당연히 골프장에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질 겁니다. 이런 조삼모사식으로 골프장 운영을 하는 게 대한민국 골프장 업주들의 수준입니다. 이런 자들이니까 코로나로 해외에 나가지 못하는 골퍼들에게 '비용 폭탄'을 안겼지요. 정말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팬데믹을 호기로 삼은 골프장들의 탐욕의 잔치는 거의 끝난 것 같습니다. 골퍼들이 점점 등을 돌리기 시작했으니, 그린피 등 비용을 내리지 않고는 배길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본 대중골프장 코로나 이후 2년간 그린피 2%만 인상
한국 골프장은 15배나 많은 29.3% 인상...주중 17만원
저는 일본 골프장들은 코로나 때 어떻게 가격 관리를 했는지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발간한 '레저백서 2022'에 따르면 한국 대중골프장의 주중 그린피는 2022년 5월 기준 17만3,500원으로 일본 대중골프장의 주중 그린피 5만 5,400원(5월 평균 환율 985.49원/100엔) 보다 3.1배나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 사태 직후 그린피 인상을 보면 한국 대중 골프장들은 2년간 평균 29.3%를 인상한 반면 일본 골프장은 2% 인상에 그쳤습니다.
일본에서도 우리처럼 코로나 때 똑같이 해외여행이 제한되었습니다. 그런데 일본 골프장의 그린피 인상률은 2%인데, 우리나라 골프장들은 거의 15배 수준인 29.3%나 올린것입니다. 이 수치를 통해 한국 골프장들의 무절제한 탐욕의 행태뿐만 아니라 관계당국의 골프 관련 정책이 얼마나 엉망인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상품시장은 전 세계에 열려 있습니다. 이웃나라 보다 15배나 더 높은 인상률을 보인 한국 골프장 건재할 수 있을까요.
과거엔 일본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들이 너도나도 일제 전자제품을 사들고 귀국했습니다. 관세를 물더라도 가격이 3~10배 정도 차이가 나니까요. 큰 가격차 때문에 밀수가 횡행하기도 했습니다. 그 시절엔 관세청의 중요한 업무 중의 하나가 밀수 단속이었습니다. 한국 골프장들의 끝없는 탐욕이 골프장 비용을 일본 골프장과 크게 역전시켜 놓았습니다. 10만 원을 쥐고는 한국 골프장에서 18홀 라운드를 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10만 원이면 '18홀 라운드+카트비(노캐디)+ 두 끼 식사비+ 호텔 또는 리조트 숙박비+온천비'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라면 50만~100만 원어치를 일본에서는 10만 원으로 즐길 수 있는 것입니다.
韓日간 골프비용 엄청난 격차로 일본 방문 쇄도 '광풍'
일본 골프장 '놀라운 절제력' 에 한국 골프장 완패 수순
이런 엄청난 격차는 결국 한국 골퍼들의 일본행 러시라는 '광풍'으로 연결됐습니다. 제 주변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코로나 이후 일본 골프장을 다녀온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하나같이 저렴한 가격에 비해서 골프장 수준이나 식사, 숙소 등 모든 면에서 대만족이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더 뼈 때리는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주도 골프장 비용과 물가는 너무 비싸고 제주 가는 항공권도 구하기 쉽지 않다. 동남아는 멀고 더운 데다, 최근 한국인들의 방문이 급증하면서 비용이 많이 올라버렸다. 그런데 일본 골프장은 거리가 가까운데다 편하고 부담 없이 골프를 즐길 수 있었다. 다음에 또 친구들과 일본에 원정 골프를 가기로 계획을 세워놓았다."
일본 골프장들의 놀라운 절제력은 이처럼 팬데믹 이후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비용을 마구 올려버린 한국 골프장들, 골퍼들이 외면함으로써 찬밥 신세가 되는 것은 불을보듯 뻔합니다. 그렇지만 절제력을 발휘한 일본 골프장들의 위력은 계속 이어질 것 같습니다. 안정된 비용을 유지하는 그들에게서 한국 골프장들은 배워야 합니다.
골퍼를 귀하고 소중한 고객이 아니라 하이에나가 노리는 '먹이' 취급을 하는 자세로는 절대로 일본 골프장을 이기지 못합니다. 골프장을 '슈퍼 하이에나'로 만든 정부 당국자의 무사안일한 태도에도 큰 책임이 있습니다. '탐욕의 한국 골프장'은 비행기로 불과 1~2시간의 가까운 거리에 있는 '절제의 일본 골프장'에게 된통 당하는 완패의 수순에 들어간 것입니다.
오늘은 코로나를 계기로 비용을 턱없이 올린 한국 골프장들에 비해 가격 올리기를 극도로 자제한 일본 골프장으로 한국 골퍼들이 몰리는 안타까운 현실을 대비시켜 보았습니다.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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