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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골프에 진심인 문정민..."골퍼도 공인" <182>

by 마우대 2024.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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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민에게 '우승 꽃'이 피었어요."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문정민 프로. (KLPGA)

 

"어릴 때부터 골프가 안 되면 힘들었지만 골프가 잘 될 때 가장 행복했어요."

 

KLPGA 2024년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생애 첫 트로피를 들어올린 문정민(22) 프로의 우승 후 피력한 소감의 일부분입니다. 골프가 잘 되면 너무 행복했다는 문정민. 골프로 먹고사는 투어 프로라면 당연히 골프를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러나 골프를 지독히 아끼고 사랑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골프가 잘 될 때 가장 행복했다? 이 말은 문정민이 골프에 목숨을 걸고 인생을 걸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런 문정민에게 드디어 '활짝 핀 우승 꽃'이 그의 품에 안겼습니다.

 

문정민은 2024년 9월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 동안 경기도 파주 서원밸리 CC에서 열린 이 대회(총상금 10억 원)에서 감격의 생애 첫 우승을 하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우승 상금은 1억 8,000만 원. 이 상금은 문정민이 2024년 투어 대회에서 벌어들인 상금 보다 더 많은 액숩니다. 이 대회 우승으로 시즌 총상금은 3억 5,262만 원으로 껑충 뛰어 상금 랭킹도 21위까지 치솟았습니다. 직전 4개 대회에서 연속 컷 탈락 이후 거둔 우승이어서 문정민에겐 대단한 성취이기도 합니다.

 

문정민은 2021년 KLPGA에 입회 한 뒤 1부 투어까지 진출했으나 루키 시즌 때 성적이 여의치 않아 드림투어로 내려가는 절망을 맛봐야 했습니다. 그러나 문정민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절치부심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등 실력을 다듬은 끝에 2023년 드림투어 상금왕을 차지하며 2024년 시즌 1부 투어에 복귀했고, 결국 63번째 도전 끝에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우승컵을 들 수 있었습니다. 방신실과 윤이나 등 장타자들과 함께 우승자 대열에 합류한 것입니다.

 

키 171㎝의 늘씬한 체격의 문정민도 이번 시즌에서 드라이버 평균거리 251.73야드(7위)를 날릴 정도로 대표적인 장타자입니다. 장타자라면 숙명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드라이버 샷이 왔다 갔다 하면서 발생하는 OB 때문에 문정민도 힘든 경기를 치른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서는 티샷 한 볼을 페어웨이에 안착시키는데 집중했고, 그 작전이 먹혀들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또 리듬 연습을 말도 안 되게 열심히 했더니 드라이버의 방향성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티샷하는 문정민. (KLPGA)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고 2024 시즌에 복귀한 문정민에겐 청천벽력 같은 일이 닥쳤습니다. 사생활 문제가 불거졌고 이 사실은 언론 보도를 통해 대중에 널리 알려지고 말았습니다. 결국 문정민은 여러 대회 출전을 포기하는 '눈물의 휴식기'를 가져야 했습니다. 후원사와 계약도 모두 해지되고 말았고요. 마음을 가다듬고 자비(自費)로 구입한 민모자와 의류 차림으로 출전했지만  4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의 쓴잔을 들이켜야 했습니다. '완전한 좌절'에 빠질 수 있는 위기에 처한 거죠.  

 

그러나 문정민은 훌훌 털고 일어났고, 끝내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한 트레이너가 문정민에게 보낸 응원 글이 화젭니다. "비난받을 건 받고 우승은 실력으로 한 거니까 어깨는 펴고 다녀라." 사생활 문제로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던 차에 이 트레이너의 응원 글은 문정민의 자존감을 되살려주는 '맞춤형 한 수 지도'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잘못을 저질렀으니 비난받을 일에 대해서는 당당히, 흔쾌히 비난받을 각오가 되어 있어야 된다는 뜻이죠.

 

인간은 누구나 실수하고 잘못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실수와 잘못을 어떤 태도로 받아들이냐는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엉뚱한 핑계를 대면서 도망 다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실수와 잘못을 인정하고 당당히 매를 맞은 뒤 성숙의 단계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문정민에게 피하기보단 차라리 당당하게 손바닥을 내밀고 매를 맞을 각오로 임하라고 그 트레이너는 훈육했다고 봅니다. 22살의 문정민은 너무 젊습니다. 골프가 잘 되면 너무 행복하다는 문정민은 그 실수를 통해 인간적으로 한 단계 더 성숙해져야 합니다.

 

대한민국 스포츠 중에서 KLPGA 투어 의 인기는 실로 대단합니다. 따라서 나날이 급성장 중인 KLPGA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에게는 부(富)와 명예를 한꺼번에 손에 쥘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어디를 가도 알아봐 주고 박수를 쳐줍니다.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립니다.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공인(公人)'인 셈이죠. 그래서 그들에겐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 있습니다. 대회장에서 절대로 룰 위반을 하지 말 것과 절제된 사생활이 그것입니다. 문정민도 이젠 '인기를 누리는 공인(公人)'의 반열에 올라섰다는 점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문정민의 멋진 골프 인생을 기대합니다.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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