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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최초로 PGA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바람의 아들' 양용은(52). 가는 세월을 잡지 못한 그도 어느덧 50세를 넘겼고, 지금은 PGA 시니어 무대에서 뛰고 있습니다. 제주 서귀포 출신으로 1996년 KPGA에 입회한 뒤 각종 대회를 휩쓸며 두각을 나타냈던 양용은이 최경주의 뒤를 이어 과감히 미국 무대(PGA)에 뛰어드는 도전 정신을 보여주었습니다. 바람이 많은 제주에서 자라면서 골프를 배웠다고 해서 '바람의 아들'로 불립니다. 그에겐 무서운 별명이 하나 더 있는데, '타이거 킬러'가 그것입니다.
'호랑이 잡이'가 그의 별명이라고요? 그렇습니다. 테일러메이드 소속으로 PGA에서 활약하던 양용은은 37세 때인 2009년 8월 17일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틴 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린 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에서 포효(咆哮)와 함께 캐디백을 번쩍 들어 올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제압하고 워너메이커 트로피를 차지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양용은은 이날 우승함으로써 최경주도 하지 못한 한국인 최초 PGA투어 메이저 대회를 석권, 한국 골프의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2024년의 양용은은 최경주의 뒤를 이어 진출한 PGA 시니어 투어에서 슬슬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는 2024년 9월 9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노우드 힐스 컨트리클럽(파 71)에서 열린 PGA 챔피언스 투어 어센션 채리티 클래식(총상금 210만 달러) 최종전 연장전에서 버디에 성공, 우승컵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우승 상금은 31만 5,000 달러(약 4억 2,000만 원). 이 대회 우승으로 그의 시즌 상금 순위는 6위(142만 3,883달러)로 치솟았죠. 시니어 무대에서 첫승을 신고하는 순간이었습니다.
2022년부터 만 50세 이상의 선수가 출전하는 시니어무대 PGA 챔피언스에 진출한 양용은은 72번째 출전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감격을 맛보았습니다. 그 이전 71번째 대회까지 준우승 두 번과 3위 세 번을 차지하고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지만 기필코 최정상의 자리에 우뚝 섰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그의 상대는 미국 시니어 무대의 전설 '독일 병정' 베른하르트 랑거(67)였습니다. 67세 1개월인 랑거가 우승할 경우 2023년 US 시니어 오픈에서 자신이 세운 최고령 우승 기록(65세 10개월 5일)을 깰 수 있었습니다.
랑거는 또 챔피언스 투어 통산 46승을 올려 최다승 기록도 가지고 있습니다. 랑거의 위대성은 나이를 초월한 체력관리에 있다고 골프계는 입을 모읍니다. 인간은 55~56세가 되면 신체적 한계에 직면한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랑거는 65세 때인 2023년 7월 3일 미국 위스콘신주 스티븐스 포인트 센트리월드 골프 클럽(파 71)에서 열린 US 시니어오픈에서 10살이나 어린 스티브 스트리커(당시 56·미국)를 꺾고 당당히 우승컵을 들어 올려 골프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랑거의 도전은 이어져 또 한 번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었으나 안타깝게도 제주 출신 '바람의 아들'에게 가로막혀 버렸습니다.
그런 랑거에 대해 선수와 팬들은 '나이를 거꾸로 먹는 랑거', '위대한 랑거 형님'으로 부릅니다. 신장이 174㎝에 불과한 랑거가 67세가 되어도 우승컵을 호시탐탐 노릴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일까요? 그는 50여 년 동안 매일 피트니스를 소화해 내는 '지독한 성실성'으로 근력과 유연성을 유지합니다. 이런 몸 관리 덕분에 67세의 나이에도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가 270야드나 된다고 하니, <노인 선수 랑거가 추천하는 운동법>이란 책을 내면 베스트셀러가 될 것 같습니다. 요즘 골프장에 가보면 젊은이 못지않게 짱짱한 비거리를 내는 시니어 골퍼들이 많은데, 그들 역시 체력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시니어 프로 골퍼 양용은도 이번 대회 우승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가 '특별한 몸 관리법'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 역시 매일 스트레칭을 하고 웨이트트레이닝도 주 3회 이상 하면서 근력 유지에 신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최근엔 턱걸이를 시작해 한번에 10개를 할 정도까지 늘었다는 양용은은 주말 골퍼를 위한 최고의 운동로 '스쾃'을 추천했습니다. 100번을 2세트로 나눠서 50번씩 꾸준히 하면 효과가 정말 크다는 것입니다. 양용은도 이런 노력 덕분에 요즘도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285야드를 날리고 있는데, 이는 PGA 투어 시절보다 5야드 밖에 줄지 않은 거랍니다.
양용은은 자신만의 독특한 '몸 관리 비법' 한 가지를 더 소개했습니다. 하루 16시간씩 하는 '간헐적 단식'이 그것으로, 오후 7시 저녁 식사를 마친 뒤 다음날 오전 11시까지는 물 이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이 요령입니다. 또 커피와 탄산음료를 원래 좋아하지 않았지만 8개월 전부터는 술을 완전히 끊은 것도 몸무게를 10㎏까지 줄이는 데 효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연장에 가면 이기든지 지든가 둘 중에 하나인데 뭘 걱정하느냐"라는 두둑한 배짱으로 경기에 임하니 결과가 좋았다는 양용은. 철저한 체력 관리로 제2 전성기'를 누리는 양용은의 멋진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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