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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윤이나, 과감히 LPGA 문 두드려야" <184>

by 마우대 2024.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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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현재 KLPGA 시즌 투어 상금랭킹 1위에 오른 윤이나가 10월 4일 경기도 여주시 블루헤른GC에서 열린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티샷을 하는 모습. 윤이나는 LPGA 무대 진출을 놓고 깊은 고민에 휩싸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LPGT 제공)

 

2024 10월 13일 현재 KLPGA 시즌 투어 상금 1위(11억 5,360만 원)를 달리고 있는 윤이나(21·하이트진로) 프로는 이름대로 '윤이 반짝반짝 날 정도'의 빵빵한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오구 플레이로 '3년 경기 출전 금지'라는 중징계에서 극적으로 해제되어 2024 시즌 투어 개막전인 두산 We've 챔피언십에 참가, 복귀전을 치른  윤이나는 매 경기 괄목한만한 기량을 발휘하는가 싶더니 어느 순간 상금 1위에 우뚝 서 있습니다. 특히 윤이나의 호쾌한 장타를 보고 싶어 하는 관중들이 대회 때마다 구름처럼 몰려들어 그의 인기도를 가늠하게 만듭니다.

 

갤러리가 많다는 것은 곧 대회 흥행과 연결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윤이나는 KLPGA 투어의 최고의 흥행카드로 손꼽힙니다. 따라서 대회 주최 측 입장에서는 윤이나의 출전 여부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윤이나가 지금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골프 선수라면 누구나 갈구하는 '꿈의 무대'인 LPGA 진출 여부를 놓고 윤이나가 좌고우면 하고 있다는 겁니다. LPGA 진출은 아무나 할 수 없습니다. 전 세계에서 실력 있는 골프 선수들만이 진출할 수 있는 '최정상급 선수들의 무대'인 것입니다. 윤이나의 고민은 LPGA 진출을 할 수 있는 기량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가도 되는지를 따져봐야 하는 '분위기의 문제'에 걸려 있는 것 같습니다.

 

많은 선수들이 LPGA 투어 진출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런데 윤이나의 경우 실력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분위기' 때문에 LPGA 진출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 쉽게 납득이 안 되죠? 이유는 '오구 플레이 후유증' 때문입니다. 윤이나는 2022년 시즌 롱홀에서 투 온에 성공하는 등 호쾌한 장타를 날리며 가능성을 보이다 그해 7월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로 첫 우승을 거머쥐며 차세대 스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그런 윤이나가 DB그룹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 15번 홀에서 러프에 떨어져 있는 남의 볼을 친 '오구(誤球) 플레이'를 한 사실을 한 달이 지나 뒤늦게 신고함으로써 KGA와 KLPGA로부터 3년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은 것입니다.

 

그러나 KGA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선수가 협회 결정에 순응하고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으며, 구제를 호소하는 팬과 선수 등 각계 5,000여 명 이상 탄원이 있었고, 협회 징계가 프로 투어 3년 출전 정지로 이어져 중징계라는 여론 평가 등을 고려했다."라며 출전 정지 기간을 1년 6개월로 줄여 주었습니다. 이 결정으로 윤이나는 2024년 시즌 개막전부터 출전이 가능해졌습니다. 윤이나는  8월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우승컵을 드는 등 대회 때마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더니 10월 들어 상금 순위 1위까지 치고 올라가는 등 '실력'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그런 윤이나에게 최근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습니다. 징계기간을 줄여준 이유가 한국 골프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한국 팬들을 위해 봉사하라는 의미가 숨어있는데도 윤이나는 징계가 풀린 지 1년도 안돼 도망치듯 LPGA 진출에  목매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LPGA투어는 세계랭킹 기준으로 퀄리파잉스쿨(QS) 예선 면제 혜택을 부여합니다. QS 신청 마감일(10월 9일) 기준 세계랭킹 75위 이내 선수에겐 곧바로 출전자격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윤이나는 10월 9일 기준으로 세계랭킹 32위여서 QS 예선 없이 최종전에 나설 수 있어 LPGA 입성이 훨씬 유리해졌습니다. 절호의 찬스를 맞았지만 윤이나는 호의적이지 않는 국내 여론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셈이죠.

 

올해로 계약기간이 끝나는 하이트진로와 윤이나의 결별설이 나돌고 있습니다. 그러나 골프선수가 오구플레이를 하다 적발되면 룰 준수가 생명인 골프의  특성상 심각한 명예 훼손을 야기한 책임을 물어 후원사가 끊길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3년 자격정지, 3년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는 장갑을 벗어야 할 정도로 선수 생명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중징계 처벌을 받았음에도 위약금 청구도 하지 않고 계약 해지도 없이 기다려준 이유는 하이트진로 측이 윤이나의 '될성부른 상품성'을 감안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언제 봤냐는 듯이 하이트진로와의 후원 인연을 끊는다? 하이트진로 입장에선 매우 섭섭하겠죠.

 

그러나 하이트진로가 윤이나와 재계약 우선 협상권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추후 어떤 결론을 내릴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하이트진로는 윤이나가 LPGA 진출을 하더라도 재계약을 밀어붙일 가능성도 점쳐 집니다. 왜냐하면 K-푸드 열풍을 타고 하이트진로의 시그니처 상품인 '참이슬'은 미국에서 'K-보드카'로 통하며 높은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하이트진로 미국법인의 연간매출액이 매년 150억 원씩 성장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이나가 LPGA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낼 경우 중징계 처벌 상황에서도 후원 계약을 포기하지 않은 하이트진로 입장에서는 대박을 터트릴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한국 골프계 일각에서도 윤이나가 징계에서 해제되자마자 바로 LPGA 무대로 진출하는데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는 측면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릅니다. '물 들어왔을 때 노 저를 저어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윤이나 입장에서는 2024 시즌에서 계속 좋은 성적을 내는 바람에 QS 예선을 거치지 않고 LPGA직행 도전을 할 수 있는 '물'을 만난 셈입니다. 그러니 기회가 왔을때 눈치 보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해서 LPGA행 티겟을 따내야 합니다.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더 큰 무대에서 기량을 맘껏 발휘, 한국 돈이 아닌 달러를 많이 벌고 국위도 선양하는 것이 윤이나에겐 '인생을 건' 도전이 아닐까요?

 

LPGA 무대에 발을 들여놓을지 말지, 아니면 어느 시점에 LPGA로 달려갈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진 것으로 보이는 윤이나. 향후 윤이나의 행보가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해집니다.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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