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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골프장 조성에 이런 '조건'이? <114>

by 마우대 2023.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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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에 외롭게 서 있는 소나무 한 그루가 화초와 도란 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다. (사진 = 애독자 보라님 제공)

 

한국 골프장 건설, '환경운동 저항'에 막히기도

 
골프장은 통상적으로 넓은 초원이나 구릉지에 조성됩니다. 수십만 평, 수백만 평이나 되는 부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평평한 땅을 많이 가진 영국 등 유럽이나 미국 등지에서 골프장이 많이 조성되었습니다. 또 드넓은 골프장의 잔디를 유지 관리하기 위해서는 많은 물도 필요하기 때문에 강우량이 많은 열대지역이나 온대지역에서 주로 골프장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담수화(淡水化) 기술이 발달하면서 중동 등 사막지역에서도 제법 많은 골프장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오일 머니(oil money)  위력 덕분인 셈이죠.
 
1890년~1900년경 외국인에 의해 한국에 첫발을 디딘 골프. 가난을 숙명처럼 이고 살아야 하는 등 여유가 없는 데다 전 국토 가운데 산지가 훨씬 많은 지형적인 특성 때문에 한국에서는 골프장 건설은 정말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최근에는 '환경운동 저항'이라는 집단 민원에 막혀 허가를 받고도 골프장을 짓지 못하는 곳이 수두룩합니다. 이런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최경주 박세리와 같은 걸출한 선수들을 배출한 덕분에 많은 선수들이 세계무대에 진출, 좋은 성적을 내면서 '골프 강국' 대열에 포함되었고, 'K-골프'라는 신조어도 출현했습니다.
 

석양 무렵 긴 그림자를 드리운채 골퍼들이 눈이 부실 정도로 푸른 골프장 페어웨이를 걷고 있다.

 

한국인의 12%가 골프 즐겨... 대중 스포츠로

 

골프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은 골프가 상륙한 지 120여 년 만에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비상(飛翔)하더니, 이젠 5천만 전체 국민 가운데 10%가 넘는 600만 명이 골프를 즐기는 나라로 우뚝 섰습니다. 골프 인구 비율적인 측면에서는 한국인이 단연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좁은 국토에다 겨울이 길어서 골프를 즐기는 데 걸림돌이 많음에도 한국인의 기질과 골프 경기의 속성이 잘 맞아떨어지나 봅니다. 전 국민의 10%가 즐기는 스포츠로 자리 잡은 골프는 '확실한 대중 스포츠'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런데 골프장이 어떤 조건을 갖춰서 조성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골퍼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냥 잘 지어진 골프장, 즉 멋진 클럽하우스가 있고 잘 정돈된 페어웨이-그린-러프가 있는 곳에서 볼을 잘 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만족하는 골퍼들이 많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골프장이 어떤 조건을 갖춰서 조성되는 지를 알고 나면 골프를 더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골프 경기를 하는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114> 편에서는 골퍼들이 놓치기 쉬운 골프장 조성 조건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청명한 가을날 골프장 진입로변에 도열해 있는 아름드리 벚나무들.

 

골프장은 설계·홀수 및 길이·설립 목적에 따라 분류

 

우선 골프장은 설계에 의한 분류, 홀수 및 길이에 따른 분류, 설립 목적에 따른 분류로 나뉩니다. 설계에 의한 분류를 보면 회원에 한하거나 회원에게 우선적인 기회가 있는 회원제 골프장과 모든 골퍼에게 똑같이 이용의 기회가 주어지는 대중골프장이 있습니다. 대중골프장은 18홀 이상인 정규 대중골프장과 18홀 미만인 일반 대중골프장, 피칭 앤 퍼팅장과 퍼팅장 등 간이골프장으로 구분됩니다.  홀수 및 길이에 따른 분류는 정규 18홀 골프장, 대중 9홀 골프장, 파 3형(par 3 type) 골프장, 피칭 앤 퍼팅장, 칩핑 앤 퍼팅장 등이 있습니다.
 
설립 목적에 따른 분류를 보면 영업을 위한 비즈니스형 골프장, 남녀노소가 편안하게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리조트형 골프장, 지역 주민의 여가활동을 위해 자발적인 출자 형식으로 지어진 컨트리클럽형 골프장 등이 있는데, 우리나라 골프장은 90% 이상이 비즈니스형 골프장입니다. 홀별 구성요소를 보면 각 홀마다 티샷을 하기 위해 만든 티잉 그라운드가 있고 티잉 그라운드, 해저드 및 그린을 제외한 코스 내의 모든 지역을 일컫는 스루 더 그린이 있습니다. 또 티와 그린 사이의 잔디를 1.5~2㎝ 정도 짧게 깎은 페어웨이, 퍼팅을 하기 위한 그린, 러프, 벙커, 카트 도로 등이 있습니다.
 

그린 주변에 설치된 벙커. 그린 주변의 벙커는 샌드 웨지로 온 그린을 시킬 수 있도록 90㎝ 깊이로 조성된다.

 

인접 홀 간 간격 60m 이상, 인접 홀 간 고저차 5m 이내

 

홀의 종류는 숏 홀(파3, 남자 250야드 이하·여자 210야드 이하), 미들 홀(파 4, 남자 251~470야드·여자 211~400야드), 롱 홀(파 5, 남자 471야드 이상·여자 401~575야드)이 있습니다. 홀 설계 시 고려사항을 보면 롱 홀 4개, 숏 홀 4개, 미들 홀 10개로 이뤄지나 홀 배치가 좋은 예는 인코스의 경우 5-4-3-4-4-5-3-4-4이고, 아웃코스는 4-4-3-5-4-4-5-3-4로 이뤄집니다. 인접 홀 간 간격은 200피트(60m) 이상이어야 하고 인접 홀 간의 고저차는 5m 이내, 그린에서 다음 티까지의 거리는 90m 이내로 설계됩니다.
 
그린의 형태는 어프로치 샷 후 굴러서 온 그린이 되는 것보다 샷을 하여 올릴 수 있도록 주변보다 2~5m 높게조성하되 그린면의 경사는 1~3% 이내여야 하고 3~4개 방향으로 배수가 잘 되게 설계합니다. 특히 그린의 홀 핀 수는 14회 이상 옮길 수 있지만 그린 가장자리 4.6m 이내에는 홀 핀을 설치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당수의 골프장 직원들이 이를 무시하고 지나치게 그린 가장자리 쪽에 홀핀을 세워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경사가 심한 곳에 홀 핀을 설치, 퍼팅을 하는 데 애를 먹는 경우도 많습니다.
 

매홀 첫 샷을 하는 티잉 그라운드.

 

벙커 모래는 10~15㎝ 두께로 균일하게 깔아줘야

 

홀당 티박스의 최소 면적은 300㎡, 평균 면적은 500㎡ 전후가 좋으며 입장객이 많은 우리나라 골프장의 경우 600~900㎡ 정도로 조성되고 있습니다. 페어웨이 시작점은 티 박스로부터 100~120m 정도 떨어진 곳으로 하고, 랜딩 에어리어 지점과 IP지점은 챔피언 티에서 200~270m 정도로 잡습니다. 페어웨이 폭은 30~60m(최소 20~36m 이내)로 하지만 벙커가 있는 경우 55m 정도로 넓어집니다. 또 배수를 위한 페어웨이 경사는 2% 이상이며, 배수는 페어웨이 바깥으로 이뤄지게 설계됩니다.
 
벙커 모래는 입경이 0.25~1.0㎜의 세사(細沙)를 사용하되 10~15㎝의 두께로 균일하게 깔아주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모래를 보충하지 않아 거의 맨땅 수준으로 방치된 골프장도 많습니다. 페어웨이 벙커는 우드 샷으로 스윙이 가능하게 깊이 60㎝ 정도로 낮게 조성하고 그린에서 130~150 야드 지점의 벙커는 미들 아이언으로 샷이 가능하게 70~75㎝의 깊이로, 그린 앞쪽의 벙커는 샌드웨지 사용이 가능하도록 90㎝ 깊이로 조성합니다. 또 30~40야드 근처의 그린 벙커는 앞쪽이 깊고 뒤쪽은 얇아야 하며 벙커의 높이는 지면보다 높아야 합니다.
 

페어웨이 중앙을 가로지르게 설치되어 있는 카트 길. 멀리 클럽하우스가 보인다.

 

러프의 폭은 4.5~6m 유지... 할로우는 지그재그로 설계

 

러프의 폭은 4.5~6m를 유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또 빗물이 잔디면 경사를 따라 모여 흐르는 선을 할로우(hollow, 잔디 水路)라고 하는데 할로우는 직선을 피하고 자연적인 곡선으로, 유속을 감소시키기 위해 지그재그 형태로 설계합니다. 집수정(맨홀)은 사각형이 아닌 주변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원형으로 하되 집수정 간격은 30~40m 이내로 하며 비 온 후 5분 이내에 배수가 될 수 있게 조성합니다. 경사면은 페어웨이와 인접한 사면(斜面) 하단부의 경우 공이 잘 흐르도록 30˚ 경사로, 페어웨이에서 10m 이상 떨어진 사면은 소단(小段)을 두고 45˚로 조성합니다.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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