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년간 지속된 한국 경제 성장세, 0%대로 추락
- 세계 최빈국에서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지만...
경제개발계획이 시작된 1960년대부터 60년간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해 온 한국 경제가 '0%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2023년 10월 27일 자 조선일보 1면 톱기사에 실려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었습니다. 1945년 일제로부터 해방된 이후 6.25라는 큰 전란을 겪으면서 세계 최빈국의 나락까지 떨어졌던 대한민국. 그런 별 볼일 없던 나라가 '산업 입국'을 외친 박정희(朴正熙) 대통령을 만나 전 국민이 '하면 된다'의 정신으로 똘똘 뭉친 결과 경제 발전을 향한 페달을 밟았습니다. 그렇게 60여 년을 달린 결과 한국이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반열에 오르는 '세계사적인 기적'을 일궈낼 수 있었습니다.
윤석열(尹錫悅) 대통령은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 서거 44주기 추도식에 참석, "대통령으로 일해 보니 박정희 대통령이 얼마나 위대한 분이었는지 절실히 느껴진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먹고사는 걸 쌓아주셨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날 추도식에는 박 대통령의 큰 딸이자 박근혜(朴槿惠) 제18대 대통령도 참석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박정희 대통령은) 아무 자본도 없던 시절 어렵게 차관을 들여와 산업의 기본인 철강 산업을 일으키고 굶주린 국민을 먹이기 위해 비료 화학산업을 세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 박정희 대통령 서거 추도식 참석
-"산업의 우선순위를 어쩜 그렇게 잘 잡았는지..."
윤 대통령은 이어 조선, 자동차, 원자력 그리고 반도체 산업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언급한 뒤 "그때 만든 반도체 초기 투자 계획으로 지금의 반도체 산업이 있게 만드셨다. 산업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그렇게 잡으셨는지 놀랍다. '잘 살아보세'라는 생각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라며 박 대통령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내비쳤습니다. 지독한 가난을 숙명처럼 여기고 살던 한국인이 위대한 지도자의 영도력 아래 뛰어난 두뇌에다 특유의 근면성을 보탠 결과 세계인들이 부러워하는 나라로 우뚝 서게 만들었다는 평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세계 초일류 상품이 쏟아져 나온 지 오래됐고 K-드라마, K-팝 등 K-컬처로 전 세계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버렸습니다.
그렇게 욱일승천(旭日昇天), 승승장구(乘勝長驅), 파죽지세(破竹之勢)의 기세로 60여 년이란 긴 시간을 달려와 선진국 문턱에 들어선 수년 전부터 경기 침체기에 접어드는가 싶더니 올 들어서는 0%대 성장률에 갇혀 버린 것입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3년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6% 성장에 그쳤습니다. 올 1분기 0.3%, 2분기 0.6%에 이어 내리 3분기 연속 0%대 성장입니다. 2022년 4분기에 -0.3%의 역성장 쇼크에 빠진 뒤 해가 바뀌면서 미세한 성장세를 돌아선 것 같지만 올해 연간 성장률은 최대 1.4%에 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올해 성장률 평균치 3%보다 훨씬 낮습니다. 한국은 2021년과 2022년에도 OECD 평균에도 미달했습니다.
- "2000년대 들어 역대 정부 포퓰리즘에 빠졌다"
- "경제 체질개선 위한 구조개혁 소홀히 한 결과"
1961년부터 2020년까지 60년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OECD 평균을 밑돈 해는 경제개발 초기였던 1962년과 2차 오일쇼크를 겪었던 1980년,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 등 3차례뿐이었으나 2021년부터 3년 연속 OECD 평균을 밑돌면서 비상이 걸린 것입니다. 이런 초저성장세로 빠진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2000년대 들어 역대 정부가 포퓰리즘에 빠져 경제 체질 개선에 필요한 구조개혁을 소홀히 한 결과가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성장과 물가·환율·금리 동시 상승이라는 '삼각파도'를 만난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은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이날 조선일보가 다룬 또 다른 기사가 눈길을 확 끌었습니다. 65세 이상 노인 90%가 연금을 받지만 절반이 월 39만 원도 안된다는 통계청 자료가 제시되었습니다. 통계청이 각종 연금 데이터를 연계해 포괄적 연금 통계를 개발, 제시된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2021년 65세 이상 내국인 862만 명 가운데 연금 수급자는 90.1%인 777만 명이나 월평균 연금 수급 금액은 60만 원이었으며, 연금 수급자를 일렬로 세웠을 때 중간에 해당하는 '중위 금액'이 38만 2천 원에 불과했다는 것입니다. 이 중위 금액은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이 '2021년 중고령자의 경제생활 및 노후준비 실태'에서 고령층 1인 기본 필요 최소 노후 생활비 124만 3천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 초저출산·초고령화 사회... 기업들 구인난 아우성
- 경기 침체 장기화 땐 골프장들도 직격탄 불 보듯
한국은 합계출산율이 0.78명인 상황에서 2024년 말~2025년 초반에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에 도달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미 한국 사회는 아이가 없어 농어촌은 물론 대도시 지역까지 초중고가 문을 닫고 젊은이가 없어 기업마다 구인난에 아우성을 친 지 오래되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한국 땅에 온 외국인들이 넘쳐나면서 각종 범죄가 발생하고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조건 허술로 건보 재정이 악화하는 등 각종 문제로 휘둘리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세계가 '부러워하는 나라'가 아니라 복합적 위기에 빠져 '침몰하는 나라',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나라'라는 비웃음을 살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0%대 성장이라는 경제 침체기가 길어졌을 때 지독한 탐욕 행태를 보이고 있는 국내 골프장들은 어떤 상황에 처할까요? 저와 같은 블로거뿐만 아니라 수많은 언론 매체, 유튜버들이 한국 골프장의 무자비한 탐욕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 비판은 한국 골프장을 더 자주, 지속적으로 즐기고 싶지만 골프장들의 탐욕과 갑질이 이를 막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인생골프' <103> 편에서 한국 골프장들의 무절제한 행태를 "끓는 물속의 개구리(boiling fog)와 같은 바보짓을 하는 것"이라고 직격 했습니다. 가마솥 안의 개구리는 물이 서서히 끓으면 결국 죽게 됩니다. 주중 그린피 20만~40만 원선, 주말 그린피를 50만 원을 넘게 책정하고 각종 비용을 올리는 것은 돈 없는 골퍼들은 골프장에 오지 말라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 일본 골프장들도 거품경제 빠지자 줄부도 사태
- 최상급 시설에도 아직 주중엔 골프장 텅텅 비어
조선일보 보도에서 확인했지만 한국은 여러 악조건들의 상호 작용 속에 '혹독한 경제 침체기'에 진입했다고 봐야 합니다. 일본이 20년, 30년 장기 경기 침체에 허덕였듯이 한국 경제도 '갚은 수렁'에 빠져 허우적대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일본 골프장들을 통해 한국 골프장들에게 닥칠 미래가 확연히 보이는 듯합니다. 저는 「일본 골프장의 처절한 '생존 몸부림'」이란 주제로 다룬 <68> 편에서 일본 골프장들의 부침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거품경제 시기에 편승, 예탁금 제도(우리나라 회원제)까지 활용해 일본 전국에 골프장 건설 붐이 일었으나 장기간 경기 침체에 빠지자 기업 접대 금지 조치 등에 따라 골프장과 회원권 가치가 폭락하면서 줄부도 사태로 이어졌습니다.
고객의 발길이 뚝 끊어졌고 골프장들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줄부도 사태를 맞은 것입니다. 수많은 일본 골프장의 주인이 외국인에게 넘어갔는데, 이는 결국 엄청난 국가 경제의 큰 손실로 연결되었습니다. 그 후유증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본 골프장들은 주중에는 텅텅 비어 있는 곳이 많습니다. 제가 직접 방문한 나고야의 모 골프장도 최상급 시설을 갖추고 있었음에도 주중엔 그 넓은 주차장이 텅텅 비어있었습니다. 한국인 단체 골퍼들이 찾아주고 있기에 겨우 유지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고객이 외면하면 골프장은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고객들이 분노하고 있는데도 한국 골프장은 무슨 배짱인지 고객을 '호구'이자 '봉'으로만 취급하는 것 같습니다.
- 한국 골퍼들, 천정부지로 오르는 골프비용에 분노
- 불경기 지속땐 골프 포기 또는 저렴한 일본行 선택
경제는 분위기라는 말도 있습니다. 0%대 성장률이 지속되고 분위기가 착 가라앉으면 소비자들은 지갑을 꽁꽁 닫아버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 골퍼 인구가 600만 명이라고는 하지만 그들 모두 내심 천정부지로 오르는 골프 비용에 실망하고 매우 분노하고 있습니다. 골퍼들 입장에서는 비용 부분이 끝내 개선되지 않으면 두 가지 선택만 남게 됩니다. 첫 번째는 좋아하는 골프를 아예 접는 것, 두 번째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저렴한 골프장을 찾아 나서는 것입니다. 그래서 골프의 매력에 푹 빠졌으나 너무 비싼 비용을 견디지 못하고 아예 다른 스포츠로 갈아탄 젊은이나 은퇴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골프장 입장에서도, 국가 정책적인 차원에서도 골퍼들의 두 번째 선택이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코로나 19 엔데믹 선언 이후 한국 골퍼들이 일본 골프장을 찾는 발길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접근성이 좋은 데다 골프 비용이 한국 골프장에 비해 3분의 1 수준에 그치기 때문입니다. 거기다 숙박시설, 음식도 대만족 수준입니다. 무엇보다 골프장 직원들의 친절도는 거의 감동적인 수준입니다. 그러다 보니 일본 골프장들은 가고 또 가고픈 곳, 실제로 또 가는 곳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저의 느낌으로는 일본 골프장들을 찾는 한국인 골퍼들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고객은 가성비가 좋은 상품을 선택하기 마련이니까요.
- 일본 관광지마다 한국인 북적... 엄청난 국부 유출
- 그린피 하향 조정·카트비 무료화 등 선제조치 필요
참으로 안타깝지만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경우 달러나 엔화 유출, 즉 엄청난 국부 유출로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골프장뿐만 아니라 일본의 유명 관광지마다 한국인들로 넘쳐나고 있다고 합니다. 4명 중 1명은 한국인이란 보도도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19 엔데믹 이후에도 일본인들의 한국 방문은 늘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때문에 대일(對日) 관광수지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야기한 데는 골프장과 관계 당국의 책임이 크다고 봅니다. 골프장들이 마구 무절제하게 골프 비용을 올린 점, 관계 당국은 이를 막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지 않고 계속 방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0%대의 한국 경제 성장률 현상을 골프장들이 예사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일본 골프장 수준의 그린피 하향 조정과 카트비 무료화, 캐디 선택제 전면 시행 등의 적절한 조치 시행을 적극 검토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이미 제주도를 비롯해 외곽 지역의 골프장들은 고객이 없어 발을 동동 굴리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각 골프장들은 물론 골프장 협회 차원에서 자발적인 선제 조치를 적극 고려해야 합니다. 정부나 지자체 등 관계 당국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식의 '어리석은 조치'를 하지 말기 바랍니다. 골프 산업이 제대로 작동되려면 하루빨리 골프장을 가고 또 갈 수 있는 환경, 즉 적절한 수준에서 책정된 비용이 고객들에게 제시되어야 합니다.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골프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골프장 조성에 이런 '조건'이? <114> (4) | 2023.11.13 |
---|---|
골프 공, 이것이 궁금하다 <113> (9) | 2023.11.09 |
한국인과 '궁합'이 딱 맞는 골프 <111> (31) | 2023.11.02 |
한국 골프의 '국보급 존재' 박세리 <110> (7) | 2023.10.30 |
타이거 우즈가 '절제력'만 보였다면.... <109> (3) | 2023.1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