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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강(極强)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K-골퍼' 김주형(22)이 연장전에서 패한 뒤 라커룸 문짝을 훼손했다가 엄청난 비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김주형은 2024년 10월 24~27일 인천 송도의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DP월드(옛 유럽투어)와 KPGA 투어 공동 주관으로 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참가했다가 '큰 사고'(?)를 쳤습니다. 모처럼 고국에서 멋진 플레이를 펼친 것까지는 좋았으나, 연장전에서 진 뒤 라커룸 문을 세게 열다 '실수'를 저지른 것입니다.
그럼 김주형이 어떤 실수를 저질렀는지 자세한 경위를 살펴볼까요? 김주형은 PGA 투어 2년 5개월 만에 고국으로 돌아와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출전, 기량을 펼친 끝에 우승을 목전에 두고 있었습니다. 이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17번 홀까지 1타 차 선수를 달리고 있었죠. 평소 같으면 마지막 홀까지 그 기세를 유지, 우승컵을 치켜들고 포효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에 넘쳐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날 '운명의 신'은 분명히 김주형 편이 아니었나 봅니다.
18번 홀에서 홀컵까지 2.1~2,2m 정도 가깝게 볼을 붙인 김주형. 평소 실력이면 절대로 놓치지 않을 거리였지만 퍼팅한 볼은 홀컵을 살짝 비켜 지나가 버렸습니다. 반면 2.5m를 남겨놓은 안병훈은 멋지게 버디 퍼팅에 성공했고, 김주형은 결국 연장전으로 끌려갔습니다. 불길한 예감 때문일까요? 연장전 첫 번째 홀에 나선 김주형은 연속적으로 '철퍼덕 샷'을 해댔습니다. 그의 실력이라면 좀처럼 볼 수 없는 '엉망의 샷'을 계속 보여준 것입니다.
주말 골퍼들도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황에 직면하면 갑자기 냉탕 온탕하는 샷을 하는 경우가 잦는데, 김주형도 딱 그런 상황에 처한 겁니다. 티샷 한 볼이 왼쪽으로 휘었는가 싶더니 두 번째 샷도 그린 앞 벙커 턱 러프에 빠졌고, 세 번째 샷은 그린을 훌쩍 넘겨버렸습니다. 결국 4타 만에 그린 위에 올릴 수 있었고, 파 퍼트마저 놓친 김주형은 버디 퍼트에 성공한 뒤 우승컵을 높게 드는 안병훈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안병훈에게 우승을 축하해 준 것까지는 좋았으나 '사고'는 그 이후에 터지고 말았습니다.
열이 뻗친 상태에서 라커룸 문을 열 때 자신도 모르게 손에 힘이 세게 들어갔고, 한쪽 문이 떨어져 나간 것입니다. 이 사실이 언론에 대서특필되며 김주형은 '비매너 골퍼'로 심한 질타를 받았습니다. 김주형은 이렇게 변명했죠. "선수로서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해 스스로 화가 많이 났다. 나도 모르게 문을 세게 열었는데, 한쪽 문이 떨어졌다. 절대로 주먹으로 (문을) 치지 않았다. 바로 KPGA 관계자에게 먼저 연락해서 수리비용 등 보상을 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전했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 국내 모든 언론들이 훼손된 문짝 사진을 보여주며 김주형이 화를 참지 못하고 이런 행위를 저질렀다고 고발해 버린 것입니다. 이에 김주형은 또 궁색한 변명을 해야 했습니다. "오랜만에 국내 팬들 앞에서 경기를 하다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져 다시 한번 죄송하다. 선수로서 반성하고 보다 성숙해지는 계기로 삼겠다." 골프장 측은 "강한 힘에 의해 문짝 경첩이 떨어졌고, 경첩만 교체했기 때문에 수리비는 경미하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김주형은 KPGA 투어 상벌위원회에 회부되었고, 11월 6일 오후 2시 KPGA 빌딩에서 열리는 상벌위에 출석, 문짝 훼손 행위의 경위를 설명해야 합니다. 상벌위는 김주형에 대해 어떤 징계 수위를 결정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골프 경기는 넓디넓은 골프장과 자연, 그리고 플레이어 자신과 싸움의 연속입니다. 어제는 10언더파(-10)의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주었지만 오늘은 10 오버파(+10)를 쳐 하룻사이에 20타가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대부분의 골퍼는 평균 타수가 10 오버파(+10)인데도 어쩌다 한번 잘 친 2 오버파(+2)를 자신의 실력이라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드라이버 평균 거리가 200m임에도 어쩌다 한번 잘 맞아 250m까지 날아간 거리를 자신의 드라이버 비거리라고 착각하기 십상이죠.
그러다 보니 실제 자신의 실력인 10 오버파나 12 오버파를 치면 2 오버파를 못 쳤다고 스스로에게 엄청 화를 냅니다. 화는 다양하게 표출됩니다. 실실 헛웃음을 짓는 경우도 있지만, 심한 욕설과 함께 골프 클럽을 티박스나 페어웨이에 내려 찍기도 합니다. 때로는 괜한 소리를 들었다며 동반자나 캐디한테 시비를 걸어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드는 골퍼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쩌다 공이 잘 맞는 날에는 플레이어의 목소리가 쾌활해집니다. 주말 골퍼들은 버디를 잡으면 캐디에게 '지갑'을 열기도 하죠.
이처럼 공이 잘 맞으면 스스로에게 기분 좋고, 공이 잘 안 맞으면 스스로에게 화가 나는 운동이 골프인 것입니다. 투어 프로로써 탁월한 기량을 가진 김주형도 순간적으로 화를 누르지 못해 '비매너 골퍼'라는 지탄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투어 프로들도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화를 참지 못하고 클럽으로 티박스를 내려찍거나 괴성 지르기, 클럽 샤프트 부러뜨리기, 클럽 던지기 등 비매너 행위를 하다 언론의 몰매를 맞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투어 프로들의 이런 행위는 '스스로'를 질책하는 것이지만 이를 지켜보는 동반자나 갤러리,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들게 됩니다. 만약 투어 프로의 이런 행위가 '스스로'가 아닌 '동반자'나 '갤러리'로 향했을 땐 선수 생명이 끝날 정도의 심각한 처벌이 따릅니다. 김비오(34) 프로가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그는 2019년 경기 중 갤러리가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소리에 티샷을 실수한 뒤 갤러리에게 손가락을 치켜드는 비매너 행위를 했다가 '선수자격 정지 3년'에 벌금 '1000만 원'의 중징계를 감수해야 했습니다.
22살의 김주형은 아직 젊습니다. PGA에서 벌써 3승이나 올린 그는 세계랭킹 26위로 2024년 파리 올림픽 국가대표로 출전, 단독 8위에 오를 정도로 발군의 실력을 보인 꿈나무입니다. 16세 때 필리핀 필리핀 프로 골프 투어에 나선 뒤 KPGA를 거쳐 2022년 꿈의 무대인 PGA까지 진출한 김주형은 엄청난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이번에 보여준 '비매너 실수'는 향후 그의 골프 인생에서 '값진 쓴 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보다 '성숙한 김주형'으로 거듭나길 기대합니다.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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