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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그린피 177만 원?... '골프 정신' 훼손한 트럼프 <185>

by 마우대 2024.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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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부터 라운드 한 번 하는데 1인당 177만 원을 내야 하는 스코틀랜드 소재 '트럼프 턴베리 골프 리조트' 전경.

 

"18홀 라운드 한 번 하는데 1인당 177만 원을 내야 한다고요?"

 

골프의 발상지 영국의 한 골프장이 2025년부터 18홀 라운드 한 번 하는데 1인당 무려 1,000파운드(한화 177만 원)의 그린피를 받기로 했다는 최근 보도 때문에 지구촌 골퍼들이 깜짝 놀라고 있습니다. 영국 BBC와 외신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소유한 스코틀랜드 아이셔 소재 '트럼프 턴베리 골프 리조트'가 내년부터 일반 골퍼들이 이곳에서 라운드를 하려면 1인당 1,000파운드(약 177만 원)의 요금을 부과하기로 해 영국에서 가장 비싼 골프장이 될 예정"이라고 보도한 것입니다.

 

이 골프장은 '억만장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4년 6,000만 달러에 인수했으며 6월과 7월 그린피를 따로 책정했다고 합니다. 1,000파운드 그린피는 사우스 에어셔 리조트의 5성급 호텔과 스파에 숙박하지 않고 오후 1시 이전에 티오프를 하려는 골퍼에게 적용됩니다. 오후 1시 이후에는 그린피가 550파운드로 약간 떨어지지만  한화로 100만 원 가까이 내야 합니다. 리조트에 머물더라도 투숙객의 그린피는 425파운드이며 1박을 하고 에일사 코스를 돌면 1,208파운드여서 한화로 약 215만 원을 써야 합니다.

 

만약 4인 1팀을 꾸려 라운드를 할 경우 무려 1,000만 원 가까운 금액을 내야 라운드를 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지구촌 골퍼들이 골프 발상지라는 이유로 '버킷 리스트'로 꼽고 라운드를 하기 위해 줄은 선 다른 스코틀랜드 골프장들도 내년에 그린피가 오를 전망이라고 합니다. 예컨대 킹스반스 그린피는 448파운드(약 80만 원), 커 뉴스티는 321파운드(약 57만 원), 뮤어필드는 365파운드(약 64만 7,000원), 프레스윅은 310파운드(약 56만 원)로 그린피가 각각 책정되었다고 합니다.

  

필자는 이 소식을 접하고 '쓴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니, 아니. "골프의 발상지 스코틀랜드가 골프를 망치고 있네?"라는 생각에 슬퍼지기까지 했습니다. 라운드 한 번 하는데 56만 원을 내야 하고, 177만 원을 내야 한다고? 골프는 결코 비싼 돈을 감당할 수 있는 부자들만이 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닙니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골프의 기원설을 따져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골프가 어떻게 시작된 운동인지를 알면 비용을 마구 올려 '부자들만의 운동'으로 제한한 조치는 큰 죄악이 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골프의 기원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說)이 있습니다. 우선 13세기 중엽 스코틀랜드 지방의 양치는 목동들이 양몰이에 사용하던 지팡이로 돌멩이를 후려치는 민속놀이가 일정한 룰이 생기면서 구기(球技) 종목으로 발전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다음은 기원전 네덜란드에서 어린이들이 실내에서 즐겨하던 콜프(Kolf)라는 경기에서 비롯되었다는 설과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어요. 그러나 스코틀랜드 목동에 의해 시작된 된 운동이 가장 유력하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이유는 1457년 스코틀랜드 제임스 2세가 골프 금지령을 내린 사실이 기록으로 현존하고 있는 데다, 1744년 스코틀랜드에서 지금의 에든버러골프인협회의 전신인 신사골프협회가 조직되어 경기를 한 것이 골프 클럽과 경기 대회의 시초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1860년 제1회 영국 오픈 선수권 대회가 열렸고, 1885년 전영 아마추어 선수권 대회가 시작된 곳도 스코틀랜드입니다. 그 이후인 1894년 미국골프협회(USGA)의 전신인 미국아마추어 골프협회가 창립되는 등 골프는 전 세계에 전파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는 1900년경 영국인들이 함경남도 원산항의 세관 안에 여섯 홀의 골프장을 만들어 처음으로 골프가 시작되었고, 1965년이 되어서야 한국골프협회가 창설되었습니다. 그래서 스코틀랜드가 골프의 발상지로 꼽히는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골프의 발상지 스코틀랜드에서 라운드 한번 하는데 무려 177만 원이나 내야 한다고요? 이 골프장의 주인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입니다. 트럼프는 무슨 생각으로 골프비용을 177만 원으로 책정했을까요?

 

해안가에 위치한 스코틀랜드 '트럼프 턴베리 골프 리조트' 전경.

 

필자는 골프 비용 177만 원을 책정한 데서 트럼프의 '흉측성'이 또 한 번 노출되었다고 봅니다. 트럼프는 목동들이 심심해서 시작한 골프라는 운동을 '돈에 휘둘리게' 만들었습니다. 그는 룰(Rule)을 스스로 지켜야 하는 '신사운동 골프'를 돈(Money)이 없으면 범접도 못하게 한 '쩐의 노예 운동'으로 전락시켜 버렸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트럼프를 골프계에서 완전하고 영원히 퇴출시켜버려야 할 '몹쓸 골프장 오너'일뿐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골프는 결코 돈을 많이 낼 수 있는 자만이 즐길 수 있는 운동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땡전 한 푼 없는 목동도 즐길 수 있었듯이, 룰을 스스로 지키는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신사 정신'만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골프를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결코 돈 많은 부자들만 즐길 수 있는 '사치성 운동'이 아닙니다. 아무나 부담 없이 넓고 푸른 잔디에서 좋은 공기 마실 수 있는 공간이 골프장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볼'을 치라는 등의 룰을 지키며 내일은 오늘보다 한 타를 더 줄일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하는 '가능성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그래서 가고 또 가야 하는 스포츠가 골프인 것입니다.

 

그런데 트럼프는 라운드 한 번 하는데 177만 원을 내야 한다고 '강제(强制)'함으로써 자신의 골프장을 아무나 못 오게 만든 '쩐의 성채'로 전락시켜 버렸습니다. 트럼프는 최근 이런 말을 해서 한국인들을 화나게 했습니다. "한국은 '머니 머신(Money Machine)'이니 한국의 안보를 지켜주는 미군 주둔비용으로 연간 100억 달러를 내도록 하겠다."라고 말입니다. 그의 눈엔 세계 질서의 제패를 노리는 중국과 러시아에 맞서고 있는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오직 돈으로 한국의 가치를 평가했기 때문에 이런 망발이 튀어나온 것 아니겠어요?

 

트럼프는 골프의 신성한 가치를 오직 돈으로 저울질하는 우를 범했습니다. 거듭 강조합니다만, 골프는 결코 고비용에만 가치 기준을 둬서는 안 되는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고객인 골퍼들이 가고 또 가야 골프장이 유지될 수 있는 서비스 업종인 것입니다. 한국의 골프장들을 통해 고객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한국 골프장들은 코로나 19 팬데믹을 계기로 골프비용을 마구 올려버렸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엔데믹 이후 고객이 사라지면서 심각한 불황에 휘청거리는 골프장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고객 없는 골프장은 살 수 없는 법입니다.

 

트럼프는 한국 골프장 업주들에게 굉장히 '나쁜 시그널'을 주었습니다. "트럼프 골프장이 177만 원을 받아? 그럼 우리도 그렇게 받을래!"라는 시그널 말입니다. 한국에도 주말 그린피를 한때 51만 원까지 받는 골프장이 튀어나와 골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골프장은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51만 원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뻔합니다. 51만 원을 주고는 칠 수 없다며  고객들이 그 골프장을 찾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세상에는 오일 머니를 잔뜩 쥐고 있는 중동 부자들을 포함해 수퍼 리치들이 참 많습니다. 그러나 골프는 가고 또 가야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수퍼 리치들도 지나치게 비싼 골프장은 싫어할 수밖에 없습니다. 부자들도 자기 지갑 열고 비싼 골프장을 자주 찾기란 쉽지 않다는 뜻입니다. 라운드 한번 하는데 177만 원을 내야 하는 트럼프 골프장에 트럼프가 찾아가 자기 지갑 열고 177만 원을 내고 칠까요?  자기 골프장이니까 공짜 처리를 하거나 법인카드로 결제하겠죠? 그럼 뭡니까? 내 돈은 아깝고 남의 지갑 털겠다는 '악질 속물'과 다름없잖아요.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골프는 한 번 하고 마는 운동이 아닙니다. 가고 또 가서 즐기는 스포츠입니다. 따라서 비싼 골프장은 고객의 철저한 외면 속에 견딜 수 없어야 정상입니다. 고객을 봉으로 보고 비용을 마구 올린 대한민국 골프장 업주들 참 한심합니다. 스코틀랜드의 '턴베리 골프 리조트'의 업주 트럼프도 그런 멍청이였음이 이번에 드러났습니다. 트럼프는 '공적 마인드' 대신 돈, 돈하면서 세계 질서를 엉망으로 만들더니 이젠 골프의 신성한 정신까지 훼손해 버렸습니다.

 

마우대의 인생 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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