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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무시무시한 '빗자루 퍼팅'의 위력 <94>

by 마우대 2023.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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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빗자루 퍼터'로 불리는 브룸스틱 퍼터로 PGA 투어에서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한 루커스 글로버(44 · 미국).

 

PGA 각종 대회서 롱 퍼터 사용 선수 우승 잇따라

 

미국프로골프협회(PGA) 각종 대회에서 '빗자루 퍼팅'의 위력이 입증되어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샤프트가 일반 퍼터보다 긴 것이 특징인 '일명 빗자루 퍼터(Broomstic Putter)'를 쓰고 있거나 일반 퍼터를 쓰다 이 퍼터로 바꾼 선수들이 큰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루커스 글로버(44·미국)는 2023년 8월 14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TPC 사우스윈드(파70)에서 열린 PGA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총상금 2천만 달러) 4라운드에서 연장 접전 끝에 2주 연속 우승을 차지, 기염을 토했습니다.


글로버는 이날 여러차례 맞은 위기에서도 퍼팅의 도움으로 1타를 줄여 15언더파 265타로 이날 6타를 줄인 페트릭 캔틀레이(31·미국)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18번홀에서 펼쳐진 1차 연장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 보기를 기록한 캔틀레이를  누르고 감격의 우승을 차지하고 통산 6승째를 챙겼습니다. 2009년 US오픈에서 유승했지만 올들어 6월꺼자 16개 대회에서 10번이나 컷 탈락을 할 정도로 부진했던 글로버가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데 기여한 비장의 무기는 바로 이 '빗자루 퍼터'였습니다.
 

'빗자루 퍼터'를 쓰는 베른하르트 랑거(65 · 독일)는 2023년 7월 US시니어오픈에서 우승함으로써 최고령 우승자가 되었다.

 

안병훈, 롱 퍼터로 한 라운드 9언더파 기염

 

'빗자루 퍼터'를 쓰는 한국의 안병훈(32)도 2023년 7월 14일 스코틀랜드 노스버윅의 더 르네상스클럽(파70)에서 열린 PGA투어와 DP월드투어가 공동주관한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1라운드에서 무려 9언더파를 기록, 61타를 적어내는 놀라운 성적을 보여주었습니다.  안병훈의 이날 그린적중률은 77.78%로 공동 7위였으나 퍼팅 수는 단 23개로 단연 1위를 기록, 빗자루 퍼터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드라이버 장타를 쳤지만 올 시즌 '퍼팅 이득타수'는 -0.233개로 141위에 머무를 정도로 그린 위 성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고 합니다.


늘 그린에서 헤매던 안병훈에게 희망의 불씨가 되어준 것은 바로 이 빗자루 퍼터였습니다. 안병훈은 당시 인터뷰에서 "브룸스틱 퍼트를 사용한지 4주째에 접어 들었는데 많이 익숙해졌다. 보기에도 좋고 느낌도 좋아서 계속 연습하다 보니 롱 퍼터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라며 만족감을 표시했습니다. 보통 33~34인치 길이의 일반 퍼터와는 달리 빗자루 퍼터는 45~50인치로 훨씬 깁니다. 그러나 퍼터 끝이 몸에 닿으면 규정 위반이기 때문에  왼손으로 그립 끝을 단단하게 잡고 오른손으로 빗자루를 쓸듯이 퍼팅을 합니다.
 

퍼팅 때문에 난조를 보이던 안병훈(32 · 한국)도 최근 '빗자루 퍼터'로 바꾼 뒤 좋은 성적을 잇따라 내고 있다.

 

애덤 스콧- 김시우, '빗자루 퍼터'로 존재감 과시

 

안병훈은 8월 7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 세지필드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PGA투어 윈덤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타를 줄인 합계 18언더파를 기록, 20언더파로 1위를 차지한 루커스 글로버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또 그린 위에서 고전을 하던 호주의 애덤 스콧도 2013년 이 롱퍼터로 마스터스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메어저 대회 무관'의 한(恨)을 풀었습니다. 이처럼 각종 대회에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자 프로골퍼들은 빗자루 퍼터를 '최후의 보루' 대접하는 분위기입니다.


PGA에서 3승을 기록한 이후 부진을 거듭하던 김시우(28·한국)도 롱 퍼터로 바꾼 뒤 마스터스 우승으로 '메이저 무관왕'의 설움을 털어낸 스콧의 제안과 '퍼팅 레슨'까지 받은 뒤 2022년 9월부터 빗잘루 퍼터를 사용하면서 괄목할만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 중입니다. 특히 PGA 시니어투어 선수들 사이에서는 '랑거 형님'으로 불리는 베른하르트 랑거(65·독일)는 2023년 7월 3일 미국 스티븐스 포인트 센트리월드 골프 클럽(파71)에서 열린 PGA챔피언스 투어 메이저대회인 US시니어오픈에서 당당히 우승, '최고령 챔피언스 투어 우승자'가 되었습니다. 랑거 역시 빗자루 퍼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빗자루 퍼터'로 바꾼 뒤 마스터스에서 우승함으로써 '메이저 무관왕'의 설움을 털어낸 애덤 스콧(42 · 호주, 좌). 스콧의 제안을 받고 롱 퍼터로 바꾼 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김시우(28 · 한국, 우)

 

주말 골퍼들도 '빗자루 퍼터' 많이 쓸까?  

 

언론 보도에 따르면 글로버는 기존 짧은 퍼터를 할 때는 퍼팅 입스(yips·샷 불안증세)를 겪다가 마지막 시도라는 생각으로  '빗자루 퍼터'로 바꾸고 대회에 임한 것이 주효,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빗자루 퍼팅은 왼손으로 퍼터 끝부분을 잡고 고정한 뒤 오른손으로 빗자루를 쓸듯이 미는 타법을 말하는데, 방향성이 탁월하다고 합니다. 실제로 두손이 아닌 한 손으로 퍼팅을 해보면 방향성을 쉽게 확보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두손으로 퍼팅을 할 경우 퍼팅을 할 때 '미세한 엇갈림'때문에 실패할 때가 적지 않습니다.


아마도 글로버 역시 이런 '엇갈림'에 의한 실패가 이어지면서 퍼팅에 대한 자신감을 잃었고, 결국 입스까지 진행되어 상당히 오랜기간 부진의 늪에 빠져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 역시 작년 가을부터 올해 봄까지 퍼팅 입스때문에 경기를 망친 적이 자주 있었는데, 결국 퍼터를 바꾸어야 했습니다.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프로의 세계에서 과감하게 '빗자루 퍼터'로 바꾼 글로버의 용단에 박수를 보내줘야 할 것 같습니다. 


프로들은 샷을 고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함부로 샷 교정을 하지 않습니다. 특히 퍼터나 드라이버 등 클럽 교환을 할 때도 자신의 체형이나 경기 스타일을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샷을 바꾸거나 장비를 바꾸는데는 그만큼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빗자루 퍼터'의 위력은 날로 커지고 있어서 주말 골퍼들 사이에서도 롱 퍼터가 유행할 지 궁금해집니다.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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