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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한국 골프장 슬슬 비기 시작한다 <96>

by 마우대 2023.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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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발병을 계기로 초호황을 누렸던 한국 골프장 상당수가 최근들어 빈 자리가 많이 생기면서 고객 유치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 골퍼들 "더 이상 '호구' 되긴 싫다니까...."

 

넘쳐나는 손님을 '호구'로 삼던 한국 골프장들. 그 탐욕의 현장인 골프장을 찾던 고객들의 발자국 소리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골프장 예약신청자가 격감하고 있는 것입니다. 코로나 19 팬데믹을 계기로 해외로 나가던 골퍼들의 발길이 묶이면서 3년여 동안 초호황을 누리던 한국 골프장들이 최근 들어 고객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비상'이 걸렸다고 합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국내 모든 골프장은 밀려드는 부킹을 소화하지 못해 만원을 이뤘으나 최근에는 상당수 골프장이 손님이 없어 울상을 짓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긴 장마 이후에 계속된 폭염으로 인한 계절적 요인도 크게 작용한 측면이 있지만 예약시간을 다 채우지 못한 골프장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일까. 대도시가 아닌 중소도시 외곽지역이나 농촌지역에 있는 골프장들은 수개월 전부터 그린피를 크게 내리거나 카트비 무료, 조식 제공 등의 조건을 제시하며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영원히 지속될 줄로만 알았던 '코로나 호황'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골프장들의 폭리갑질행태가 더 이상 통할 수 없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폭리 갑질을 일삼던 한국 골프장들의 '호황 잔치'는 끝났을까? 최근들어 골프장마다 고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할인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식사 제공, 카트비 면제 조건 내건 골프장 출현

 

어저께 한 모임에서 만난 경남의 한 골프장 관계자는 최근 들어 갑자기 손님이 확 줄어서 비상이 걸렸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이 말을 듣고 여러 골프장 홈페이지를 확인해 보니 많게는 하루에 수십 개 팀이 비어 있는 곳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골프장들은 경쟁적으로 그린피를 인하하거나 카트비 면제, 조식 또는 중식 제공 등의 조건을 제시하며 고객 유치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불과 3~4개월 전까지만 해도 전혀 볼 수 없었던 상황입니다. 

경남의 A 골프장이 인터넷 회원에게 보낸 고객 유치 문자를 보면 고객 유치전의 심각성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8월 12~13일 토, 일요일 2부 주말 시간대인데도 '카트비 면제 + 특가 + 식사'를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팀당 8만~10만 원을 받아오던 카트비를 받지 않겠다는 조건, 눈길을 끌만하지 않습니까?  이 골프장은 그러면서 중식까지 무료로 제공해서 16만 원을 받겠다고 합니다. 이런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할 수밖에 없었던 A 골프장도 '코로나 19 특수'를 그리워하겠지만, 고객 없는 가게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절감했을 겁니다. 
 

부산의 한 골프장에 '탐욕의 상징'인 까마귀떼가 날아들어 먹이를 찾고 있다.

 

비싼 카트비·캐디 의무제 등 골퍼들 불만 이해? 

 

평소 이 골프장에서 주말 라운드를 하려면 그린피 20만원 안팎과 식사비용 2만~3만 원, 카트비 1인당 2만 5천 원,  캐디피까지 합칠 경우 30만 원 가까이 지불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16만 원(캐디피 제외)에 식사까지 할 수 있다면 골퍼 입장에서는 거의 10만 원이나 절약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골프장은 또 주중인 7월 27(목), 28일(금)의 경우 1부 '조식 + 그린피 + 카트 포함 12만 원', 2부 '중식 + 그린피 +카트 포함 12만 원', 3부 '그린피 + 카트 포함' 13만 원'의 조건으로 고객을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이 골프장에서 눈여겨 볼만한 점은 노캐디를 선택하거나 인턴캐디를 이용할 경우 저렴한 라운드를 할 수 있다고까지 제시한 점입니다. 골프장 측이 많은 팀을 받기 위해 제공하는 카트에 대해 왜 팀당 8만~14만 원의 비싼 사용료를 받느냐는 것과 팀당 14만~15만 원을 줘야 하는 캐디를 무조건 써야 하는 지에 대해 골퍼들은 큰 불만을 표출해 왔습니다. 이 골프장은 최근 들어 고객이 격감하자 고객들의 이런 '불만'을 예약 조건에 적극 반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먹이가 없으면 까마귀는 어떻게 될까. 한국 골프장들은 고객이 없어 심각한 경영난을 겪던 '코로나 19 이전의 아픈 추억'을 잊어서는 안 된다.

 

"카트비 면제 제시는 '카트비 폭리' 증명한 것"

 

저는 그간 인생골프를 통해 왜 한국 골프장들이 카트를 무조건 쓰게 하면서 비싼 사용료를 받는 지와 비싼 캐디피까지 부담하게 해서 골프비용을 턱없이 올리고 있는지에 대해 강한 비판을 제기했습니다. 일본 골프장의 경우 카트비가 없는 데다 노캐디여서 카트를 직접 몰고 다니며 플레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저렴하게 라운드를 즐길 수 있습니다. 국내 골프장의 경우 턱없이 비싼 그린피에다 카트비, 캐디피까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 골퍼들이 일본이나 동남아 쪽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A 골프장은 올해 5월까지는 3부(야간경기) 3팀에 한해 캐디옵션제를 걸어 노캐디제 또는 인턴 캐디제를 선택하도록 했으나 7월부터는 '카트비 면제'라는 강수(强手)를 추가했습니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A 골프장이 카트비를 받지 않아도 경영이 가능했음에도 비싼 카트비를 받아온 것입니다. 그래서 A 골프장처럼 카트비를 받지 않는 골프장이 더 늘어날지에 대해 많은 골퍼들이 관심이 집중될 것입니다. 한국 골프장들은 그동안 각종 편법을 써가며 카트를 투입한 뒤  '엄청닌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었습니다. 
 

삼나무가 울창한 일본의 한 골프장. 일본 골프장들은 아직까지 주중엔 주차장이 텅 빌 정도로 자국 고객이 적어 한국인 골퍼들을 유치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 직전의 '심각한 경영난' 잊지말아야"  

 

그간 국내 골프장들은 코로나 19 팬데믹을 틈타 얼토당토 않는 초고가비용을 책정, 선택의 여지가 없는 골퍼들을 호구이자 봉으로 삼고 그들의 지갑을 탈탈 털어왔습니다. 비용이 너무 비싸자 구매력이 약한 은퇴자와  젊은 층의 골퍼들은 골프를 접을 수밖에 없습니다. 클럽을 놓지 못하고 있는 골퍼들은 코로나가 풀리자마자 가성비 좋은 일본이나 동남아 등지의 골프장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당연히 제주지역 골프장을 비롯해 외지나 대도시에서 먼 곳에 위치한 골프장부터 고객 유치에 비상이 걸린 상황입니다.

저는 그동안 인생골프를 통해 국내 골프장들의 탐욕이 멈추지 않는 한 공멸의 길로 접어들 것이라고 숱하게 경고했습니다. 한국인 골퍼 수가 600만 명까지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하더라도 라운드 한 번 하는데 50만 원, 100만 원을 흔쾌히 부담할 수 있는 '능력자'가 결코 아니기 때문입니다. 골프의 특성상 가고 또 가야 하는데도 한번 가고 두 번 가려면 숨이 막히 정도의 부담이 되는 비용을 매겨놓으니 골퍼들은 떠날 수밖에 없지요.


골프장 업주들은 코로나 직전에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한 골프장이 매물로 쏟아져 나왔다는 점, 늘 염두에 두고 가격을 매겨야 한다는 사실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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