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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일본行 한국 관광객 폭증... 그 중 골퍼는? <81>

by 마우대 2023. 7. 20.

-일본 유명 관광지 한국인 "북새통"... '대한민국 도쿄市'?

-2023년 5월 한 달간 한국인 51만 명 일본行... 10명 중 4명꼴

 

-올 들어 1월부터 5월까지 한국인 일본 여행객 수 258만 명

-코로나 엔데믹 이후 직항노선 회복, 엔貨 가치 하락 영향 

 

-국내 여행사마다 일본 여행 패키지 상품 판매 크게 늘어

- 코로나 가라앉아도 일본인의 한국 방문은 '눈곱' 수준 

 

-여행객 중에는 가성비 좋은 일본 골프장 찾는 골퍼 많아

-국내 골프장 탐욕이 엄청난 對日 관광수지 적자 원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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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엔데믹 이후 일본을 찾는 한국 관광객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부산 송도해수욕장 주변에 있는 초고층 아파트가 맞은편 현해탄 건너 일본 땅을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
 
 

2023년 들어 일본 유명 관광지가 한국인으로 덮여버렸다고요? 일본의 수도 도쿄(東京) 시는 '일본의 도쿄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도쿄시'가 되었다는 유력 일간지의 최근 보도가 비상한 관심을 끌었습니다. 조선일보는 6월 22일 자 《"대한민국 도쿄시' 진짜였네... 올해 일본 간 한국인 258만 명》 제하의 기사에서 코로나 19 가 잠잠해지자 한국 관광객들이 폭증, 일본 유명 관광지를 꽉 메우고 있다고 보도 헸습니다. 오죽했으면 기사 제목이 '일본 도쿄시(市)'가 아니라 '대한민국 도쿄시'로 뽑았을까요?

이 신문은 2023년 5월 한 달 동안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약 190만 명 중 한국인이 51만여 명으로 가장 많았고, 올 들어 5월말까지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무려 258만여 명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정부관광국(JNTO)은 5월 한 달간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총 189만 8,900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2.9배 늘어난 것입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5월 277만 3,091명의 68.5%로,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는 회복하지 못했지만 일본 입장에서는 정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2023년 5월 한달동안 일본을 방문한 해외관광객 190여만명 중에서 한국인이 51만여명으로 단연 1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여름철을 맞아 국내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부산 송도해수욕장의 야경 모습.

 

5월 한 달간 일본 방문 해외관광객을 국가별로 보면 한국인이 51만 5,700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만(30만 3,300명), 미국(18만 3,400명), 홍콩(15만 4,400명), 중국(13만 4,400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관광객 수 급증은 팬데믹 이전에는 관광객 전체의 30%를 차지했던 중국 관광객수가 13만 4400명에 그친 것과는 큰 대조를 보였습니다. 한국인의 일본 관광 러시는  한국~일본 직항 노선이 회복한 데다 엔저 현상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원·엔 환율을 보면 엔화 가치가 얼마나 하락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6월 30일 현재 은행고시 환율을 보면 100엔당 912원선이나 6월 19일에는 한 때 900원선을 밑돌아 2015년 6월 25일 이후 8년 만에 800원대에 진입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엔저 현상은 분명히 한국 관광객들의 일본행 러시에 불을 붙인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를 비롯한 국내 여행사들의 일본 여행 패키지 상품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여행지도 도쿄뿐만 아니라 비롯해 홋카이도,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 구마모토 등 다양합니다.

 

부산 송도해수욕장 해상으로 운행하는 케이블카는 부산의 새로운 명물로 손꼽힌다. 가족들과 나들이 나온 한 소녀가 송도해수욕장 백사장을 걷고 있다.

 

저는 이 기사를 접하면서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었습니다. 일본 전역을 돌아다니는 해외관광객 10명 중 4명을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으로 한국인이 많은데, 한국을 찾은 일본 관광객수는 얼마나 될까요? 올 들어 지난 1월 한 달 동안 한국을 찾은 일본인은 6만 6,900명으로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수의 8분의 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어 대일(對日) 관광수지 적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입니다.

통상 여행 행위가 일어나는 시기는 주말이나 공휴일이 낀 연휴기간, 휴가철입니다. 그런데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은 주말이나 연휴기간이 아닌 주중에도 많다고 합니다. 여행 목적이 일반 관광이 아닌 골프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주중에 국제공항에 가보면 골프백을 메고 일본으로 나가는 골퍼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동안 숱하게 언급을 했지만, 올 들어 한국 골퍼들의 일본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올라버린 국내 골프장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일본 골프장을 대체재로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휴식공간으로 부산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송도해수욕장. 시민들이 해변로를 산책하고 있다.

 

일본 대중제 골프장의 그린피는 한국 대중제 골프장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특히 일본 대중제 골프장은 카트비가 없는 데다 노캐디 제도가 정착되어 있어서 실질적으로 전체 라운드 비용을 따져보면 한국 골프장보다 압도적으로 저렴합니다. 골프장과 숙소 등의 시설 수준이 뛰어난 데다 맛있는 음식을 맘껏 먹을 수 있고 온천욕이나 관광까지 겸할 수 있기 때문에 일본 골프장 경쟁력은 한국 골프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위에 있습니다. 가성비 좋은 조건에서 부담 없는 라운드는 물론 힐링까지 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고 또 가는 것'이 골프의 특성입니다. 오늘 갔으면 내일 또 가고 싶은 게 골프입니다. 그런데 골프장을 자주 찾으려면 비용 수준이 부담스럽지 않아야 합니다. 한국 골프장들은 대중제, 회원제 가릴 것 없이 지나치게 비쌉니다. 그런데도 코로나 19 팬데믹 기간에는 모든 골프장들이 비용을 또 큰 폭으로 올려버렸습니다. 이 때문에 가격 인상을 극도로 자제한 일본 골프장과는 비용 경쟁력 면에서 완전히 밀려버렸습니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수많은 한국 골퍼들이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이유입니다.

 

부산 송도해수욕장 주변에는 수많은 횟집이 성업중이다. 태풍 피해를 막기 위해 테트라포트를 쌓아 조성된 방파제.

 

2012년 한국을 방문한 일본 관광객 수는 342만 명에 달했지만, 코로나 19 기간인 2022년에는 2012년의 7.5% 수준인 25만 9,000명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엔데믹 선언 이후 일본을 찾는 한국 관광객들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은 거의 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전문가들은 한국 대법원의 일본 기업 강제 징용에 대한 판결(2018.10~11월) 이후, 일본의 주요 반도체 소재(포토레지스트 등) 對韓 수출 규제(2019년 7월) 등 2019년부터 양국 간 갈등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합니다.

만약 앞으로도 지속적인 일본 관광객의 방한 외면이 이어질 경우 대일 관광수지 적자는 엄청날 것입니다. 문화체육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일본 관광객이 2012년 수준으로 회복될 경우 국내경제 파급효과는 ①생산유발효과 5.2조 원 ②부가가치유발효과 2.3조 원 ③취업유발효과 2.9만 명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거꾸로 얘기하자면 한국인의 일본 관광은 급증하는데 비해 일본 관광객 방문이 계속 바닥을 유지할 경우 경제파급 효과는 커녕 엄청난 외화 유출이라는 이중고(二重苦)를 앓아야 하는 것입니다.

 

코로나 19 팬데믹을 계기로 한국 골프장들의 폭리 갑질이 극성을 부리자 많은 골퍼들이 가성비가 좋은 일본 골프장을 찾고 있다.

 

이런 이중고를 심화시키는 중심에는 관계당국의 방치 속에 한국 골프장들의 탐욕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 결과 한국 골프장이 일본 골프장과 경쟁력은 더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