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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일본 골프장 온천탕에서 피로 말끔히 <65>

by 마우대 2023. 5. 26.

<일본 나고야 골프장을 가다> ⑤

태평양을 둘러싸고 있는 고리 모양이어서 '불의 고리(Ring of Fire)'라고도 불리는 환태평양조산대(좌). 20세기 후반의 판 구조(우). (출처 : 위키백과)

 

-일본은 지진·화산·온천의 나라...'불의 고리'에 위치

-"온천 여행 하면 일본"...일본 곳곳에 온천 3천여개

-온천지마다 역사 깊고 특색... 료칸 등 잘 갖추어져 

-사카키바라 온천지대 일본 3대 명천지로 손꼽혀

-매일 라운드 후 느긋하게 온천욕 즐기며 피로 '싹'

-파우더룸에 나이 지긋한 여성 직원 출현에 '긴장'

-옷가지 등도 폐쇄형이 아닌 개방형 사물함 이용

     

일본은 화산과 지진의 나라이자 전 국토에 온천이 즐비한 온천의 나라이기도합니다. 위키백과를 검색해 보면 일본 열도는 태평양을 둘러싸고 있는 고리 모양의 환태평양 조산대(環太平洋造山帶, circum-Pacific belt)의 일부입니다. 환태평양화산대 또는 환태평양지진대라고도 하며 '불의 고리(Ring of Fire)'라고도 불립니다. 칠레 서쪽-미국 서쪽-알류산 열도-캄차카반도-쿠릴열도-일본열도-타이완섬-말레이 제도-뉴질랜드-남극의 일부 등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판구조론에서는 판의 경계에서 지각 변동이 활발하다고 하는데, 환태평양 조산대는 그런 판의 경계들이 모여 이루어진 곳이라고 합니다. 모든 지진의 90%와 규모가 매우 큰 지진의 81%가 환태평양 조산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판구조지질학의 핵심 원리는 암석권이 지질구조판들로 따로 존재하면서 액체같은 연약권 위에 떠 있다는 것입니다. 20세기 후반의 판 구조 지도에는 가장 큰 판 15개가 표시e되어 있습니다.
 

 
불의 고리, 즉 환태평양조산대까지 들먹이며 설명한 이유는 왜 일본에 수많은 온천이 있는가를 설명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 조산대에는 수많은 활화산과 온천이 있고 활발한 지진활동도 있습니다. 지진과 화산활동이 잦은 일본에는 3천여개의 온천이 있습니다. 여행자들은 온천여행하면 일본을 떠올릴 정도이고, 일본 현지인들도 온천투어를 즐깁니다. 재팬 트래블(Japan Travel)이라는 여행전문 잡지가 2022년 10월 선정한 '일본 현지인들이 찾는 온천 랭킹 베스트 30'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군마현 구싸스 온천 ▲기후현 게로 온천 ▲군마현 이카호 온천 ▲야마가타현 긴잔 온천 ▲구마모토현 구로카오 온천 ▲오이타현 벳푸 온천 ▲홋카이도 노보리베츠 온천 ▲카나가와현 하코네 유모토 온천 ▲와카야마현 난키시라하마 온천 ▲아키타현 뉴토 온천향 ▲군마현 시마 온천 ▲가고시마현 이브스키 모래온천 ▲아오모리현 스카유 온천▲효고현 기노사키 온천 ▲미야기현 아키우 온천 ▲기후현 히라유 온천 ▲야마가타현 자오 온천 ▲사가현 우레시노 온천 ▲아오모리현 오이라세 게류 온천 ▲아오모리현 고가네자키 후로후시 온천 ▲이와테현 하나마키 온천 ▲홋카이도 도야코 온천 ▲벳푸 유후인 온천 ▲홋카이도 조잔케이 온천 ▲효고현 아리마 온천 ▲시즈오카현 아타미 온천 ▲군마현 만자 온천 ▲나가노현 시부 온천 ▲아키타현 다마가와 온천 ▲나가노현 노자와 온천 


일본 온천은 노천온천이 많으며 숙박시설이자 풍성한 음식을 제공하는 료칸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색다른 여행기분을 낼 수 있다고 합니다. 각 온천마다 각종 질병을 치유하는 물질을 온천수가 함유하고 있어서 많은 관광객들이 휴식과 함께 건강을 다지는 기회를 삼는다고 합니다. 전국 시대부터 에도시대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역사탐방도 가능하고 벳푸 온천의 경우 마을 전역에서 치솟는 수증기 장관을 볼 수 있습니다.
 

일본 군마현 소재 시마 온천은 오래된 목조건축물의 온천으로도 유명하다(좌). 카나가와현 하코네마치 유모토 온천은 나라시대부터 이용하고 있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우). (출처 : Japan Travel)

 
제가 5월 8일 방문한 나고야 소재 코코파 리조트 클럽에도 온천수가 한국에서 찾아간 이들을 반겨주었습니다.  250만평의 광활한 면적을 자랑하는 코코파 리조트 클럽의 한 귀퉁이 언덕배기에는 성(城)처럼 위용을 자랑하는 샤토 피닉스 호텔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는 일본 3대 명천으로 불리는 사카키바라온천이 있는데, 유황성분이 많아 피부병과 부인병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우리 일행은 매일 라운드가 끝나면 필수적으로 찾은 곳이 샤토 피닉스 호텔 내에 있는 온천탕이었습니다.


 고지대에 위치해 있는 온천탕과 노천탕에 몸을 담근채 창밖을 통해 코코파 리조트 클럽의 학산골프장 페어웨이와 서산 노을을 바라보면서 느긋한 휴식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라운드를 마친 뒤 온천욕까지 즐기며 피로를 푸는 즐거움, 한국 골프장에서는 맛볼 수 없는 호사였습니다. 그런데 남성 온천탕에 근무하는 '특별한 존재'때문에 한국 골퍼들을 어리둥절하게 했습니다. 나이 지긋한 여성 직원이 거리낌 없이 욕탕 파우더룸을 왔다 갔다 하며 타월 등을 수거하거나 청소를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이곳 온천탕에서는 한국과 확연히 다른 목욕문화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골프장 파우더룸에는 이태리 타월(일명 때수건)을 비치, 몸을 닦도록 하는데 비해 이곳에서는 작은 면수건이 제공되었습니다. 작은 면수건으로 몸을 씻고 큰 면수건으로 물기를 닦습니다. 벗은 옷가지나 양말, 시계, 휴대폰 등을 폐쇄형 로커에 넣는 것이 아니라 개방형 사물함에 두고 온천탕에 들어가도록 되어 있는 것도 색다른 점이었습니다. 남의 물건에 절대로 손을 대지 않는 일본인의 생활문화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일본 골프투어에서 골프와 온천욕은 불가분의 관계임을 이번 나고야 방문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일본에서의 골프 라운드는 여유 그 자체였습니다. 45일 동안 지내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힐링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언제든지 예약이 가능하고 뒷팀에게 쫓기지 않아도 됩니다. 전쟁 치르는 듯이 라운드를 해온 한국 골퍼 입장에서는 이번 나고야 방문을 통해 골프의 새로운 세계와 묘미에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