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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장타자' 윤이나, "다시 날아볼까?" <131>

by 마우대 2024. 1. 17.

윤이나가 2022년 7월 17일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CC에서 열린 KLPGA투어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 최종 4라운드 6번홀에서 깔끔한 아이언 샷을 하고 있다. 신인 윤이나는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컵을 들었다. (사진 = KLPGA)

 

▶해설◀

 

늘씬한 키에 서글서글한 눈매, 배우 뺨치는 미모로 갤러리에게 깍듯한 예를 갖출 줄 알아 스타성이 돋보이는 신인. 316야드나 펑펑 날리며 롱 홀에서 과감하게 투온을 노리는 호쾌한 드라이버 샷을 휘둘러댄 신예. 출중한 실력자들만 모인 KLPGA 1부 투어 무대에 등장하자마자 우승컵을 들어버린 '될성부른 골프 꿈나무'. 2022년 한국 여자 골프계를 무섭게 달구었던 '19세 꽃순이' 윤이나 프로가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2003년 5월생으로 키 170㎝의 윤이나는 경남 진주외국어고에 재학중이던 2019, 2020년 국가대표를 거치면서 착실하게 기본기를 다진 꿈나무였습니다. 2021년 5~6월 점프투어 4개 대회에서 상위권으로 마무리하고 같은 해 6월 KLPGA 드림투어에 진입, 2차례 우승과 톱 10을 8차례 기록하며 상금순위 1위로 차기 시즌 KLPGA 투어에 거침없이 진입한, '상품성이 뛰어난' 기대주였습니다.

 

 

2022년 시즌 KLPGA 투어 초반기는 신인 윤이나가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263야드, 스윙 스피드 105마일로 파5 에서도 투온을 노리는 호쾌한 장타를 선보이다 그해 7월에 열린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로 우승까지 차지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윤이나가 대회장에 뜨면 '구름 갤러리'가  몰려들었고 그의 호쾌한 드라이버 샷에는 반드시 우레 같은 환호성이 따라붙었습니다.

 

그렇게 승승장구할 것처럼 보였던 윤이나가 '청천벽력 같은 자책골'을 넣었다고 밝히면서 상황은 급반전되었습니다. 자신이 우승한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 대회에 앞서 열린 메이저 대회인 'D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2022.6.16~19)에서 '오구(誤球) 플레이', 즉 남의 공으로 플레이를 한 사실을 실토한 것입니다. 순간적인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아마추어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를  한 것이죠.

 

오구 플레이 후과(後果)는 실로 엄청났습니다. 오구 플레이를 한 사실을 인식한 즉시 주최 측 경기요원에게 사실대로 신고하고 2 벌타만 받은 뒤 진행하면 되는데, 이를 바로 잡지 않고 계속 플레이를 했고 그것도 무려 1개월이나 지난 뒤에 '자진늑장 신고'를 하는 고의적 비매너 플레이 및 부정행위를 한 것이죠. 결국 대한골프협회(KGA)와 KLPGA 모두 3년 경기 출장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고, 윤이나는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KGA는 2023년 9월 열린 공정위원회에서 출전 정지 3년에서 1년 6개월로 감경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징계 결정에 순응하고 징계 이후 50여 시간의 사회 봉사 활동과 미국 마이너리그 골프투어 13개 대회에서 받은 상금 전액을 기부하는 등 진지한 반성이 있었으며, 5천여 건에 달하는 탄원서와 국내 여건 등이 고려된 것입니다.

 

KGA의 징계 감경 결정에 대해 골프계와 선수들의 반발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같은 해 12월 14일 열린 KLPGA 2023년도 제10차 이사회에서 토론을 거친 결과 2024년 연초에 열릴 차기 이사회에서 재논의하기로 함에 따라 윤이나의 2024년 시즌 투어 복귀가 또 늦춰지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KLPGA도 1월 8일 열린 2024년도 1차 이사회에서 윤이나의 출장정지 징계기간을 1년 6개월로 확정했습니다.

 

KLPGA 이사회는 "후원사를 비롯한 골프 업계 관계자와 골프 팬 등의 입장, 이미 KGA가 징계를 감경한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로써 윤이나의 징계 기간이 2024년 3월 19일로 끝남에 따라 4월 개막전부터 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단 한 번의 실수로 선수 생명 위기로까지 내몰렸던 윤이나. 호된 신고식을 치렀으니 2024년 시즌에는 다시 훨훨 날아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바랍니다.

 

윤이나 파이팅!!! 

 

◈기사 출처 ◈

<골프다이제스트> 윤이나, 2024 시즌 복귀 확정... KLPGA 징계 1년6개월 감면 (2024.1.8)

<동아일보> '복귀 확정' 윤이나 "골프 정신·규칙 따라 정직하게 플레이하겠다" (2024.1.8)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