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골프연맹 임원세미나... 미래 발전 논의
제가 소속되어 있는 아시아골프연맹(ASIAGA)의 세미나 및 임원 임명장 수여식이 있어서 4월 15일, 16일 충북 괴산군 괴산읍에 있는 중원대학교를 다녀왔습니다. 첫날인 15일에는 임명장 수여식과 연맹의 미래발전비전에 관한 김용호 회장의 발표가 있었고, 16일에는 중원대 캠퍼스 내에 있는 골프실습장에서 임원끼리 조를 편성, 라운드를 즐겼습니다.
2016년 사단법인으로 출범한 ASIAGA는 '아시아 골프의 미래를 여는 협회'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일 년에 3차례(5월, 8월, 10월)씩 자체 선발전을 통해 프로를 뽑고 있으며, 1천500만~5천만 원의 상금을 걸고 연간 3차례 오픈 투어를 펼치고 있습니다. 또 호주 PGA, PGAM, Ank Golf와 협약을 맺었으며, ASIAGA대회에는 말레이시아 PGA 선수들도 참가하는 등 국제대회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전국에 광역본부와 지부장을 임명해 조직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습니다. ASIAGA의 미래 발전상에 대해 골퍼 여러분들의 많은 기대와 관심 당부드립니다.
9홀짜리 중원대 골프연습장, 예약 동날 정도로 인기
중원대 골프연습장(jwugolf.jwu.ac.kr)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친환경 골프코스로 설계되었고 학생들의 수업공간과 교직원들의 복지 및 외빈들의 여가활동을 위해 지어졌다고 합니다. 숏홀(파3) 7개, 미들홀(파 4) 2개 등 9홀로 구성되어 18홀 라운드를 하려면 두 번 돌아야 합니다. 이 골프장은 예약제로 운용되고 있는데, 워낙 인기가 좋아 금방 예약이 동날 지경이라고 직원은 귀띔해 주었습니다.
이 골프장의 인기도는 실제로 라운드를 해보니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노캐디로 운영되는 데다 1,2인용 셀프카트(무료)를 끌고 다니며 골프장 구석구석을 누비는 것은 '자유 그 자체'였습니다. 부담 없이 카트를 맘대로 끌 수 있으니 즐거움은 두 배였다고나 할까요. 골프코스도 적절한 오르막 내리막으로 레이아웃 되어 있어서 카트를 끌고 18홀을 다 돌고 나니 온몸이 뻐근할 정도였습니다. 티오프 시간도 10분 간격이어서 앞팀 뒤팀 신경 안 쓰고 여유 있게 라운드를 즐길 수 있었고요.
'노캐디-셀프카트' 하면 뭐가 떠오릅니까? 바로 저비용 라운드일 것입니다. 중원대 골프연습장의 그린피는 주중 18홀 5만 원, 주말 6만 원입니다. 파 3홀은 65~150m, 파 4홀은 230~260m로 다소 짧은 게 흠입니다만, 페이웨이와 그린 경사도를 변화무쌍하게 설계함으로써 스코어가 쉽게 잘 나올 수 없는 변별력도 갖고 있었습니다. 훌륭한 시설을 갖춘 게스트 하우스도 있어서 친구나 가족들끼리 1박 2일 일정을 잡아 라운드를 해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골프장 업주들도 비싼 골프비용 내게 한다면..."
저는 중원대 골프연습장에서 라운드를 하며 잠시 상념에 젖기도 했습니다. 골프장 업주들에게 법인카드를 절대로 못쓰게 하고 한 달에 5번 이상씩 자기 돈으로 라운드를 한 뒤 관계당국에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강제하는 법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봤습니다. 지갑 속 돈을 강탈당하는 기분이 든다는 골퍼들의 원성이 왜 나오고 있는지 골프장 업주들도 직접 느껴봐야 한다는 차원에서입니다.
그런 일이 진짜 벌어졌을 때 업주들이 과연 라운드를 마치고 자신의 지갑에서 30만 원, 50만 원을 지불하고서도 "골프 잘 쳤다!"라며 만족할까요? 100이면 100이 골프비용 비싸다고 난리를 치지 않을까요? 약삭빠른 업주들은 보고서는 내야 하니 값싼 골프장을 찾아 기웃거리거나 온갖 편법을 다 동원할지도 모릅니다.
외국 골프장에서는 셀프카트나 전동카트를 골퍼 스스로 몰고 다니며 라운드를 즐기고 있고 노캐디 제도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우리나라 골프장들이 아직까지는 캐디제를 선호하고 있지만 머잖아 노캐디 제도 운용을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거라고 봅니다. 골프 비용이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캐디 문제는 골퍼뿐만 아니라 골프장 입장에서도 '뜨거운 감자'인 셈입니다.
골퍼는 비싼 캐디피 안 내고 골프를 즐기고 싶고, 골프장은 일할 캐디를 구하지 못해 외국에서 수입을 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으니까요. 그런 측면에서 노캐디제 도입은 골퍼와 골프장의 입장이 딱 맞아떨어지는 셈입니다. 일부 골프장에서는 벌써 골퍼를 졸졸 따라다니는 'AI 카트'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하니 캐디 없는 골프장이 대세로 굳어질 가능성도 점쳐 봅니다. 1960년대에 쉽게 볼 수 있었던 '버스 차장'이 사라지듯, 캐디는 사라지고 노캐디제도로 정착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산지·하천변 등 유휴지에 골프장 많이 건설해야
공급 늘려주고 골프장 폭리 차단...수익성 기대
대한민국에는 산지와 하천변 등 방치된 국공유지가 많습니다. 골프 인구 600만 명 시대를 맞아 절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만큼 정부와 지자체들은 이들 유휴지를 적극 활용, 퍼블릭 골프장을 많이 조성해야 합니다. 적정한 가격이면 골퍼들로 꽉꽉 차 공공 골프장의 수익성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공공 골프장이 많아지면 사설 골프장들의 '폭리 갑질'은 눈 녹듯 사라질 겁니다. 이는 대한민국 전체 골프산업을 살리는 길입니다.
또 지형에 맞게 다양한 형태로 골프장을 조성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꼭 18홀이 아니라 중원대 골프장처럼 9홀, 6홀짜리 골프장도 좋습니다. 의령군이 남강변에 조성한 의령 친환경골프장(9홀)의 그린피는 18홀 기준으로 평일은 4만 5천 원, 주말은 6만 원입니다. 의령군민은 평일 2만 3천 원, 주말 3만 원에 불과합니다. 그래서인지 인터넷 예약을 받으면 순식간에 마감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공공기관인 국민체육진흥공단도 거창, 영광, 제천, 정선, 광산 등 전국 5곳에 에콜리안 골프클럽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에콜리안은 한 달에 두 번 예약을 받고 있는데, 순식간에 예약마감이 이뤄질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합니다. 최근 에콜리안 거창을 이용했다는 지인 C 씨는 "골프장 수준이 상당했는데도 그린피가 주중 요금 6만 원, 주말 요금 8만 원인 데다 카트비도 주중 3만 원, 주말 6만 원으로 저렴해서 가성비가 매우 높았다."라며 만족감을 표시했습니다.
골프장 시설, 당연히 중요합니다. 그러나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바람에 골퍼들 입장에서는 비용이 훨씬 더 중요해진 것 같습니다. 골프장 시설 수준이 약간 떨어져도 가격이 저렴하면 골퍼들은 언제든지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골퍼 인구가 급증한 상황에서 정부나 지자체, 공공기관이 적극 나서 이런 저렴하고 가성비 높은 골프장을 조성하는데 앞장서줘야 합니다.
오늘은 중원대 골프연습장 방문을 계기로 공공 골프장의 조성 확대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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