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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착한 골프장' 탄생 학수고대했는데... <45>

by 마우대 2023. 4. 17.

 

대한민국 600만 골퍼들은 진정으로 '착한 골프장'이 꼭 나타나 주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뚝심의 S가 추진한 골프장 내년 개장  

저에게는 20년 지기 S가 있습니다. S는 정의감이 강해서 불의를 보고는 못 참는 올곧은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배포가 큰 데다 뚝심의  추진력을 발휘하곤 해서 혀를 내두를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S의 꿈은 멋진 골프장을 짓는 것이었습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드디어 훌륭한 투자자를 만났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골프장 사업이 급물살을 탔습니다.

골프장 하나를 세상에 내놓으려면 부지 선정, 부지 매입에 이어 까다로운 인허가 절차까지 마무리 지어야하기 때문에 온갖 어려움을 헤쳐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S는 특유의 추진력과 배포로 잘 마무리 지었고, 드디어 골프장 건설을 위한 토목공사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내년에는 그의 굳센 의지와 땀이 켜켜이 녹아있는 골프장 개장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최근 전해 들었습니다. 

부산의 모 골프장 설립자는 골프장을 짓기 위해 땅 매입과 함께 묘지를 옮기거나 토지 보상하고 인허가 절차를 받아내는데 꼬박 10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골프장 하나 조성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험난한 과정을 겪어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S의 노고와 끈기, 열정에 대해 존경을 담아 큰 박수를 보냅니다.

'착한 골프장' 추진한다더니...투자원금 회수 놓고 '후퇴'?

S는 골프장 부지 매입이 거의 끝나갈 무렵, 저한테 귀가 번쩍 뜨이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때도 저와 S는 골프장 고비용 문제를 놓고 토론을 펼쳤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S가 꿈꾸는 골프장 운영 계획은 정말 멋졌습니다.  그가 제시한 첫 번째 조건이 '노캐디 제도'를 채택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음식값도 합리적으로 책정해서 골퍼들이 부담 없이 골프를 즐기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저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습니다. 드디어 골퍼들의 애환을 읽어낸 '착한 골프장' 하나가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생기나보다 하고 큰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착한 골프장이 생기면 여파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고비용에 시달리고 있는 골퍼들이 S가 조성한 골프장으로 물밀듯이 몰려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다른 골프장들도 착한 골프장 쪽으로 방향을 잡지 않을 수 없을 테니까요. 그래서 틈 나는 대로 S에게 골프장 추진 정도를 묻곤 했는데, 어저께 오랜만에 라운드를 함께 하면서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S가 전해준 이야기를 듣고 맥이 탁 풀렸습니다. S왈, 여러가지로 타진해 보니 노캐디 제도 시행이 어려울 것 같다는 거였습니다. 18홀짜리 골프장을 건설하려면 약 1,200억 원 정도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어야 하는데, 연간  100억~120억 원의 이익을 낸다고 하더라도 원금을 회수하는데 10년이라는 긴 세월이 소요된다는 논리였습니다. 캐디를 투입해서 빡빡하게 팀을 돌려야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50년, 100년만에 회수하면 안 되나?... 골퍼들 입장 고려해야"

저는 즉시 반박했습니다. 왜 성급하게 10년안에 투자 원금 회수를 해야 하느냐고요. 20년, 30년, 50년, 100년 동안 '착한 골프장' 경영을 하면서 천천히 원금을 회수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냐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시라도 빨리 투자 원금을 회수하고 싶을 것입니다. 그러나 투자 원금 회수에 급급하고 이익 올리는 데만 목적을 둔다면 그 투자자는 업종을 잘못 선택한 것입니다. 투자금 회수에 급급하는 순간 골퍼들의 입장은 안중에 없어집니다.

그런 투자자라면 차라리 사채놀이 시장에 뛰어드는 게 맞습니다. 막말로 이야기해서 이익 챙기기에만 매몰되어 순진한 골퍼들 지갑을 호시탐탐 노리는 날강도 같은 악덕 골프장 업주 한 명 더 생기는 것입니다. 그런 악덕 골프장 업주는 이미 대한민국에 쫘악 깔려 있습니다. 대한민국 600만 골퍼들은 그런 악덕 업주를 단호히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또 한 명의 악덕업주가 나타날 준비를 하고 있다니.... S와 손잡고 골프 대중화에 힘쓰기로 하고 이 사업에 뛰어든 투자자분도 '거룩한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악덕 업주의 극심한 탐욕때문에 대한민국 600만 골퍼들은 엄청나게 화가 나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왜 수많은 골퍼들이 달러를 싸들고 해외 골프장으로 달려 나갈까요?  합리적인 비용으로 국내에서 골프를 즐기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어쩔 수 없이 해외로 나가지만 달러를 해외 골프장에 갖다 바치는 '얼빠진 인간'으로 손가락질당하는 데 대해  솔직히 쪽팔려합니다. 

 '세월의 위력'에 맡기면 부·명예 차지할텐데..."

골프장 업주들은 세월이 제공하는 '엄청난 위력'을 알아야 합니다. 10년 안에 원금 회수에 급급하지만 않으면 '세월의 위력'을 당신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10년이 아니라 20년, 30년, 50년, 100년 만에 투자 원금을 회수하겠다는 식으로 느긋하면 됩니다. 그러면 지금처럼 심한 욕먹어가면서 그린피를 20만 원, 30만 원, 50만 원씩 받지 않아도 됩니다. 적정 수준으로 비용을 책정해도 은행 차입금 갚고 직원들 월급 주고 가족들 먹여 살릴 수 있습니다. 당연히 투자 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이익도 낼 수 있습니다.

급하게 투자 원금을 회수 하려다 보니 그린피 등을 비싸게 받으면서 '날강도', '매국 업주'라는 원성을 삽니다. 그러나 느긋해지면 상황은 180도 달라집니다. 자신도 살아생전 골프장 업주로서 부와 명예를 누릴 것이고, 그 부와 명예는 자손 대대로 물릴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미 대한민국 골프 인구가 600만 명이나 되기 때문입니다. 600만 골퍼들은 합리적 가격을 제시하는 골프장이 있으면  언제든지 달려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골프장 업주가 지역사회와 국가를 위해 봉사를 많이 하면 칭송도 자자할 것입니다. 골퍼들과 지역주민들로부터 박수와 존경을 받는 대상이 되고, 가족들과 자식들도 풍족함을 누리면서 명문 가문으로 대접받을 것입니다. 어떤 사업가가 골프장 사업주와 같은 대접을 받겠습니까. 이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세월의 힘입니다. 느긋함의 힘입니다.

"'세월의 옷' 입으면  명문 골프장 됩니다" 

느긋함이 가져다 줄 혜택은 한가지 더 있습니다. 골프장 개장 후 10년 지나고 20년을 거쳐 50년이 되면 세월의 힘 덕분에 골프장 모습이 확 달라집니다. 대표적인 예가 경남 양산에 있는 통도파인이스트 골프장입니다. 입구에 선 벚나무들이 아름드리로 커서 명물 중에 명물이 되었습니다. 계절 따라 벚꽃이 피고 낙엽이 질 때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줍니다. 그 분위기가 좋아 지역 주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S에게 당부하고 싶습니다. 이런 '느긋함의 위력'과 '세월의 위력'을 잘 전달해서 투자자를 설득해 주기 바랍니다. S가 조성하고 있는 골프장이 한국을 대표하는 '착한 골프장'으로 우뚝 서 주기 바랍니다. 그 골프장이 '진정으로 착한 골프장'으로 영업을 시작하면 대한민국 모든 골프장들, 긴장할 겁니다. 그리고 반성의 기미를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날 이 꼭 오기를 학수고대하겠습니다.

S님 파이팅!!!

오늘은 지인 S가 추진하려고 했던 '착한 골프장'이 꼭 우리 앞에 당당히 나타나 주었으면 하는 소망을 담아 보았습니다.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