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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골퍼라면 '일가족 라운드의 꿈' 갖고 있다 <36>

by 마우대 2023. 4. 4.

 

 

누구는 그랬습니다.

인생은 한 없이 넓고 큰 바다 양양대해(洋洋大海)에 풍덩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과 같다고요.

그런 양양대해에서 잠시 기댈 수 있는 한 조각배, 일엽편주(一葉片舟)는 가족입니다.

이 조각배 덕분에 인간은 오고(五苦)도 이겨냅니다. 인생의 다섯 가지 괴로움인 오고는 태어나고(生), 늙으며(老), 병들고(病), 죽어서(死), 이별하는(離) 고통을 일컫습니다.

 

인간은 일엽편주 덕분에 망망대해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목표를 향해 지치지 않고 헤엄칠 수 있습니다.

골프가 가족을 만나면 소통을 키울 수 있습니다. 소통은 또 다른 희망을 주는 거름이 됩니다.

 

골퍼의 공통된 로망 '패밀리 라운드'

 

골퍼라는 누구나 공통된 로망을 갖고 있습니다. '일가족 라운드'가 그것입니다. 부부는 둘이서 조금만 마음을 보태면 함께 라운드를 즐길 수 있습니다. 요즘 골프장에서는 부부끼리 라운드를 즐기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봅니다. 저를 포함해 은퇴한 60,70대 골퍼들 상당수가 아예 모임을 결성해서 부부 라운드를 즐깁니다. 


우리나라에서 부부 라운드를 보편적으로 받아들인 지는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30여 년 전만 하더라도 골프를 치는 여성을 보면 신기해했습니다. 심지어 골퍼들 사이에서도 "무슨 여자가 골프야? 팔자 폈구먼!"이라면서 반갑지 않다는 듯한 시각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박세리가 세계무대에서 우승하고 1999년 김대중 정부가 골프대중화를 선언하고나서부터는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요즘 골프장에 가면 여성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여성골퍼가 늘어나면서 함께 라운드를 즐기는 부부가 많아졌다.

 
여성 골퍼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의 '레저백서 2022'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의 골프인구는 564만 명으로 2019년보다 94만 명이나 늘어났습니다. 이 가운데 여성골퍼의 비중은 25.5%로 일본 여성 비중 19.3%보다 6.2% 포인트 높았습니다. 골퍼 10명 중 4명이 여성이란 뜻입니다. 이제 여성은 골프장의 확실한 '큰 손님'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30여 년 전엔 여성골퍼 극소수... 지금은 대세 

 

 실제로 요즘 주중에 골프장에 가보면 여성 골퍼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을 수 있습니다. 이런 속도로 간다면 얼마 안 가 여성 골퍼가 절반을 넘길 것 같습니다. 30여 년 전만 해도 "무슨 여자가 골프야?"였지만 지금은 여성이 없으면 골프장 망한다는 말이 나올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여성 골퍼 입장에서는 꿈이 현실이 된 셈이고, 덕분에 부부 라운드도 확실히 자리 잡았습니다.


노소 불문하고 부부 라운드는 여러 강점을 지닙니다. 부부라도 평소 가정에서 늘 함께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골프를 하는 부부는 공통적인 관심에 몰두하게 됩니다. 라운드를 앞두고 전날부터 옷가지를 챙기는 등 함께 준비해서 함께 차를 타고 골프장에 갑니다. 또 함께 라운드를 즐긴 후 동반자들과 함께 식사하고 함께 차를 타고 귀가합니다. 골프를 치는 날엔 부부는 최소한 7,8시간은 함께 해야 합니다. 심지어는 연습장에도 함께 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골프를 매개체로 대화거리가 풍성해지면서 갈등은 저절로 해소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가족 라운드가 일상화되는 날도 올까요? 여성들이 지금 골프장을 꽉 꽉 채우고 있듯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일가족이 한 조가 되어서 라운드를 펼치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골프는 시간이 서로 맞아야 하기 때문에 연배가 비슷한 사돈부부끼리 한 조를 편성, 라운드를 즐기는 경우를 심심찮게 봅니다. 골프를 안 하시는 분들은 사돈과의 자연스러운 소통을 위해서라도 골프를 배워놓으시면 어떨까요? 
 

부부 라운드의 최대 강점은 '함께하는' ,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즐거움을 꼽을 수 있다.

 

가족 소통 연결고리엔 골프가 제격

 

부부가 아들-며느리와 딸-사위와 라운드를 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따라야 합니다. 우선 자녀들이 바쁜 직장 생활 이외에도 출산 육아 교육문제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부모와 라운드 시간을 내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자녀들과 라운드를 자주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손주들이 성장하고 나면 자녀와의 라운드는 얼마든지 가능할 것입니다. 


만약 자녀들과 라운드를 자주 할 수 있다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과거처럼 한 집에서 기거하는 대가족으로 살지 않기 때문에 떨어져 사는 자식들과 자주 만나지 못하면서 소통이 쉽지 않습니다. 멀리 떨어져 살면서  고부간 갈등이나 장모와 사위 간, 장인과 사위 간의 갈등이 생겨 서먹서먹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가족 라운드를 통해 여러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과 단합을 도모할 수 있다면 골프가 갈등해소제가 되는 셈입니다. 부모는 라운드를 위해 모처럼 자식이 사는 곳을 방문, 귀여운 손주 얼굴 한번 더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고마운 라운드가 또 기다려지겠죠? 
 

골퍼라면 누구나 일가족 라운드를 꿈꾸고 있다. 온 가족이 함께 외치는 "굿샷!"이라는 함성 속에서 가족화합을 다질 수 있다.

 

가족 골프땐 '인생 굿샷! 골프 굿샷!' 가능

 

그래서 부부 라운드를 즐기고 있는 저는 일가족 라운드도 꿈꿉니다. 특히 사돈 내외분과의 라운드를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습니다. 아들-며느리, 딸-사위와의 라운드를 할 날도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국내 골프장도 좋지만 워낙 비싸니 우선 해외에서 부담 없이 필드를 같이 누벼봤으면 좋겠습니다. 한적한 골프장에서 모든 것을 잊고 푸른  페어웨이를 밟으며 창공으로 솟구치는 골프 볼을 바라보면서 온 가족이 "굿샷!"을 함께 외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인생도 굿샷!"이요,  "골프도 굿샷!" 아닐까요?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 중에서 골프를 안 배웠다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 있겠군요. 당연히 걱정할만합니다. 그러나 걱정만 한다고 사돈과, 부모님과 라운드를 할 수는 없습니다. 골프를 칠 줄 아는 것과 모르는 것과는 '흑과 백의 차이'입니다. 무조건 연습장에 등록해서 기본기를 배워 놓으시길 권합니다.


때 좋고 장소 좋은 곳에서 라운드를 할 기회가 생기면 스코어 걱정은 저리 두고 함께 시간을 엮는 즐거움을 누리시는 거지요. 좋은 공기 마시고 좋은 음식 먹고 좋은 감정을 쌓고 키워 나갈 수 있다면 가족 모두를 위해 좋은 일 아니겠습니까?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라운드 동반자는 일가족입니다. 골프가 가족의 화합과 단합에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이 기회에 확인시켜 드리고 싶습니다.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