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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반갑다 해외여행! 그러나 '서글픈 현실' <33>

by 마우대 2023. 3. 29.

 

"각국 관광지마다 한국인이 넘쳐나고 있다.

이유는 국내에 저비용항공사(LCC)가 많은 점이 큰 영향을 끼쳤다."

 

각국 관광지마다 넘쳐나는 한국인

3월 27일 자 우리나라 메이저 신문인 조선일보가 다룬  '각국 관광지마다 한국인 북적... LCC 세계 1위가 큰 몫' 제하의 기사가 저의 눈길을 확 끌었습니다. 주변 지인들로부터 해외로 나가는 관광객이 많아 공항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지만, 이 기사를 보고 그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간 저는 국내 골프장들의 탐욕적인 행태에 대해 지속적으로 질타를 해 왔습니다. 수많은 국내 골퍼들이 코로나 팬데믹 정상화 이후 비싼 국내 골프비용을 피해 해외 원정 골프를 하러 떼 지어 나갈 수밖에 없다고 여러 차례 언급을 해 오던 차에 이 기사가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습니다. 기사 내용은 이렇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자 해외로 나가는 한국인 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다.

 

도쿄 긴자 음식점 손님 10명 중 7명 한국인 차지

2023년 1월 출국자 178만 명... 입국자 44만 명뿐

"도쿄 긴자의 한 카레집을 갔더니 10석 규모의 식당 손님 10명 중 7명이 한국인이었고 대기줄에 서 있는 20명 중에서 10명도 한국인이었다. 이 가게 직원은 "지난달보다 외국인 손님이 줄었는데도 손님의 30~40%는 한국인이다."라고 했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2월에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수는 56만 8,600명으로 전체 외국인(147만 5,300명)의 38.5%가 한국인으로 이는 10명 중 4명이 한국인이다.

1월 대만을 방문한 외국인(25만 4,359명) 중  3만 6,536명이 한국인, 비행기로 4~5시간 거리인 괌을 2월 방문한 외국인(5만 6,141명)의 67%가 한국인으로 압도적 1위, 같은 달 베트남과 필리핀을 방문한 외국인의 32.3%, 27.4%가 한국인이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1월 해외 출국자 수는 178만 2,313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배 급증했다.
국내의 LCC의 수는 9개로 이는 한국보다 인구가 6.6배나 많은 미국과 같다.  국내 LCC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쌓였던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중·단거리 노선을 늘리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났다.
 2023년 1월 한 달 동안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44만 4,429명으로 같은 기간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수(56만 5,200명) 보다 적었다.
작년 9월 33만 7,638명, 10월 47만 6,097명, 11월 45만 9,906명, 12월 53만 9,273명으로 늘던 외국인 수가 오히려 감소한 것과는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 1월 여행수지 적자가 지난 1월에만 무려 14억 9,000만 달러로 1년 사이에 3배 가까이 증가했다. "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자 2023년 1월 한달동안 14억9천만달러의 여행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1월 여행수지 적자 15억 달러... 국부 유출 극심 

지난 1월 한 달에만 외국인 44만여 명이 한국에 와서 쓴 돈보다 해외에 나간 한국인 178만 명이 쓴 돈이 15억 달러나 더 많았답니다. 1달러당 원화 환율 1,400원으로 계산했을 때 2,100억 원이란 막대한 돈을 해외에 뿌린 것입니다. 1년이면 2조 5,200억 원 규모이고요. 이 기사에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저는 해외 여행객 중에 골퍼들이 많다는 '숨은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해외 원정 골퍼가 여행객의 상당 비율을 차지한다는 것이죠. 겨울이어서 따뜻한 곳에서 골프를 즐기고 싶은 이유도 있지만 비싼 국내 골프장이 싫어서 발길을 해외로 돌렸던 것입니다. 골퍼들이 해외에서 쓴 현금 상당액은 공식집계에 잡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카드로 결제하는 비용은 집계에 잡히겠지만 캐디에게 뿌리는 팁, 술값, 안마비, 카지노 비용 등 현금성 지출은 잡히지 않기 때문입니다.
 

2023년 1월 한달 한국인 출국자는 178만명인 반면 입국자는 44만여명에 불과했다.

 

통계 안 잡힌 해외 현지 '현금 지출' 훨씬 더 클 듯

그런데 현지에서 뿌려대는 현금 지출 규모가 카드 결제액 보다 훨씬 더 클 수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15억 달러 여행수지 적자가 아니라 실제로는 20억 달러, 30억 달러 적자가 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현금을 많이 들고 다니는 한국인의 특성상 충분히 이를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휴대폰 하나를 수출하면 얼마를 벌어들일까요? 현대자동차 한 대를 수출하면 얼마를 쥘 수 있을까요? 수출을 통해 달러를 벌어들이려면 갖은 고생을 다 해야 합니다. 그런데 해외 관광 나가서 달러 쓰기는 너무 쉽습니다. LCC를 이용한 한국인 여행객 중에는 나가고 싶지 않은 사람도 많을 겁니다. 다시 말해 국내 골프 비용이 적절하면 구태여 해외에 나갈 생각이 없는 골퍼들이 많다는 뜻입니다. 

필리핀과 베트남 등지에 원정 골프를 다녀온 지인의 증언에 따르면 LCC를 탄 여행객의 절반이상은 골퍼들이며, 이들의 골프백을 싣고 내리느라 공항은 북새통을 이룬다고 합니다. 또 골프장마다 한국인들로 넘쳐났는데, 내장객의 90% 정도가 한국인인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한국인 고객을 너무 많이 받아 18홀 한 라운드를 마치는데 무려 6~7시간이나 걸린다고 합니다.
 

2022년 12월에 입국한 외국인 수는 54만여명이었으나 2023년 1월에는 44만여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골프장 밀리고 비용도 비싸져... 한국 골퍼 해외서도 '호구'

또 한국인이 현지 골프장을 아예 임대해 영업을 하면서 골프비용을 많이 올리는 바람에 그린피가 10만~15만 원까지 치솟았다고 합니다. 국내 그린피보다 싸지 않다는 것이지요. 결국 국내 골프장의 초비용 갑질에 휘둘린 한국 골퍼들은 해외에 나가서도 봉이요, 호구가 된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동안 저는 '인생골프' 지면을 통해 지속적으로, 귀찮고 성가실 정도로 국내 골프장들의 '탐욕'을 질타해 왔습니다. 이 기회에 거듭 각성을 촉구합니다. 국내 골프장들의 '탐욕 잔치'는 순진한 골퍼들의 지갑을 터는 행위이면서 골퍼들을 해외로 내몰아 '나라 곳간'까지 축내는 짓을 하고 있다는 점을 똑똑히 직시해야 합니다.    

이런데도 정부가 손을 놓고 있어야 되겠습니까. 병이 나면 근본 원인을 따진 뒤 처방에 따라 수술을 받거나 약을 먹어서 치유할 수 있습니다. 한국골퍼들을 해외로 내몰아 귀한 달러뭉치를 갖다 바치게 하는 국내 골프장들의 행태,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닙니다. 
 

국내 골프장들의 초(超)고비용을 견디지 못한 수많은 골퍼들이 해외 원정 골프행 러시를 이루고 있다.

 

국내 골프장 '탐욕' 더 이상 방치는 안돼... 대책 시급

저는 모처럼 가족 친지나 친구들과 오붓한 휴식을 즐기려는 분들, 홀로 가방을 메고 뛰쳐나가 자유여행을 하며 견문을 넓히려는 젊은이들을 비난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세상은 넓습니다. 특히 젊은이들은 그 넓은 세상을 보고 배워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든든해집니다. 그러나 국내 골프장들의 탐욕에 밀려 단지 골프를 즐기기 위해 해외로 나가려는 행렬이 끝없이 이어진다면 다시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시급히 정부가 나서서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오늘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국인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로 LCC 회사 수가 많은데 있다고 지적한 조간신문의 기사를 접하고 골퍼의 입장에서 해외여행객 급증의 속사정을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