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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황당한 상황'엔 어떤 골프 룰 적용? <117>

by 마우대 2023.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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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위에 있는 볼이 자신의 볼로 확인되면 그대로 샷을 하면 된다. 그러나 이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나뭇가지에 있는 볼을 샷을 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나무에 볼이 걸렸다면 어떻게 처리할까?

 

골프를 치다 보면 희한하고 엉뚱한 상황에 처해졌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황망해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또 그런 상황에서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했을 때 어떤 벌타를 적용해야 할지를 놓고 동반자와 갑론을박을 할 때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친 볼이 나무에 걸려 있을 때입니다. 우리나라 골프장들은 대부분 산지에 조성된 데다 나무(조경수 등)가 많아 엉뚱한 곳으로 날아간 볼이 나뭇잎 속이나 나뭇가지에 걸릴 경우가 가끔 발생합니다. 클럽이 닿아서 볼을 칠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러지 못할 땐 어떤 룰을 적용해야 할까요?

또 비가 제법 많이 왔거나 오고 있을 때, 스프링클러로 물을 많이 뿌렸을 때 페어웨이나 러프, 그린, 벙커 등에 일시적으로 물이 고여있을 수 있습니다. 친 볼이 이런 곳에 떨어지면 난처합니다. 일시적으로 물이 고인 곳에 볼이 떨어졌을 때는 어떤 룰을 적용해서 구제를 받을 수 있을까요? 또 친 볼이 데굴데굴 굴러 벙커 주변에 있는 고무래에 걸리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데, 이럴 땐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117> 편에서는 위에서 예를 든 3가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021년 3월 미국 플로리다주 베이힐 GC에서 열린 PGA투어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 경기 중 16번홀에서 제이슨 데이(가운데)가 친 볼이 나뭇가지에 걸리자 사진기자와 대회 관계자의 도움으로 확인하고 있다. (사진 = 미국 PGA투어 트윗)

 

먼저 자신의 볼인지 확인부터... 못찾으면 분실구 

 

먼저 친 볼이 나무 위에 걸린 경우입니다. 이럴 때 나무를 마구 흔들어 공을 땅에 떨어뜨린 뒤 플레이를 이어나갈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직접 나무 위로 올라가 공을 페어웨이 등에 쳐내려고 시도할 수 있고요. 정확한 규칙은 무엇일까요? 제일 먼저 할 일은 자신의 볼이 맞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공을 찾지 못했다면 로스트 볼(분실구, lost ball)로 처리되어 규정에 따라 1 벌타를 받고 직전에 쳤던 곳으로 가서 다시 플레이해야 합니다. 만약 티샷한 볼이 나무 위에 올라갔다면 1 벌타를 받고 세 번째 샷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공을 찾았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자신의 공으로 확인되었을 경우 두 가지 옵션이 주어집니다. 첫째는 언플레이어블 선언을 하고 그 선언과 관련한 규칙에 따르거나 두번째는 찾을 볼을 그대로 플레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벌타 없이 그대로 플레이하면 됩니다. 만약 자신의 공인지 확인할 수 없거나 다른 플레이어의 공이라면 로스트 볼로 처리됩니다. 나무 꼭대기에 공이 있을 경우 찾더라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투어 대회에서는 근접 촬영을 한 뒤 확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갑작스럽게 많이 내린 비로 물이 고인 그린에 두 플레이어의 공이 빠져 있다. 그린 위에 갑작스럽게 생긴 물 웅덩이는 '일시적으로 고인 물'에 해당되어 벌타 없이 구제를 받을 수 있다.

 

'일시적으로 고인 물'에선 벌타 없이 구제 가능

 
이럴 땐 '볼을 확인하기 위해 집어 올리기'의 골프 룰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룰에 따르면 그 볼이 놓인 그대로는 확인할 수 없는 경우 플레이어는 확인을 위해 볼을 집어 올릴 수는 있으나 반드시 볼의 지점에 먼저 마크를 해야 합니다. 또 확인하는데 필요한 정도 이상으로 볼을 닦아서도 안됩니다. 물론 그린 위에서는 예외입니다. 이렇게 볼을 집어 올렸을 때는 확인 후 반드시 원래의 지점에 리플레이스 하고 플레이를 속개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1 벌타를 받게 됩니다.

다음은 물이 고인 곳에 볼이 빠져 있는 상황입니다. 이럴 땐 '일시적으로 고인 물(tempotary water)'로 지정되어 벌타 없이 구제 받을 수 있습니다. '일시적으로 고인 물'은 눈으로 보아서 물이 고여 있거나 발로 밟았을 때 물이 고인 곳을 의미합니다. 즉 지표면에 일시적으로 고인 물(예, 비 온 뒤 생긴 물웅덩이나 저수시설 및 수역에서 흘러넘친 물)로서 ▲페널티 구역에 있는 물을 제외하고, ▲플레이어가 스탠스(지면을 발로 지나치게 강하게 밟지 않고 자연스럽게 취하는 스탠스)를 취하기 전과 후에 볼 수 있는 물을 말합니다.
 

한 여성 골퍼가 갑작스럽게 내린 비로 생긴 그린 위의 '일시적으로 고인 물'에 빠진 공 앞에 서 있다.

 

이슬과 서리는 '일시적으로 고인 물' 아니다 

 

이런 곳에서는 홀과 가깝지 않은 곳에 프리 드롭을 하고 플레이를 계속하면 됩니다. 그러나 지면이 단지 축축하고 질퍽거리거나 무른 상태, 플레이어가 지면에 섰을 때만 잠깐 물이 보이는 정도로는 '일시적으로 고인 물'이라고 할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특히 이슬과 서리는 '일시적으로 고인 물'이 아니라는 점을 꼭 알아야 합니다. 눈과 천연 얼음(서리는 제외)은 자연물인 루스 임페디먼트(loose impediment)이며, 지면에 있는 경우에는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일시적인 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인공 얼음은 장해물입니다.

마지막으로 볼이 벙커 주변에 놓여있는 고무래에 걸린 경우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이 상황에서는 고무래를 치워서 볼이 움직이지 않으면 그대로 플레이하고, 움직였을 경우 원래 있던 자리에 리플레이스 한 뒤 플레이를 계속하면 됩니다. 왜냐하면 골프 규칙 24조 1항에 따르면 '고무래(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를 움직일 때 공도 움직였다면 제자리에 리플레이스 하고 플레이를 하면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골프규칙 15.2a '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로부터 구제'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벙커 주변에 있는 고무래에 공이 걸려 있다. 골프 규칙상 고무래는 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이기 때문에 고무래를 치우는 과정에서 공이 움직였다고 하더라도 벌타 없이 원래의 자리에 리플레이스 한 뒤 샷을 하면 된다.

 

고무래  치우다 움직이면 리플레이스 후 속개 

 
플레이어는 코스 안팎 어디에서나 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을 페널티 없이 제거할 수 있으나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예외입니다. ▲티잉 구역에서 볼을 플레이할 경우에는 그 티잉구역의 티마커들을 움직여서는 안 되며 ▲움직이고 있는 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 고의로 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을 제거해서는 안 된다가 그것입니다. 따라서 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을 제거하고 있는 동안 플레이어의 볼을 움직인 경우에는 페널티는 없고 반드시 원래의 지점(그 지점을 알 수 없는 경우에는 반드시 추정하여야 함)에 리플레이스 해야 합니다.

따라서 고무래에 걸린 위치에서 샷을 해야 하며, 만약 고무래를 치우다 공이 굴러 멈춘 위치에서 플레이를 했다가는 '오소(誤所) 플레이'로 2 벌타를 부과받게 됩니다. 여러분, 어떻습니까? 이젠 플레이 중에 볼이 나무에 걸렸을 때, 일시적으로 물이 고인 지점에 볼이 빠졌을 때, 고무래에 볼이 걸리는 상황 등에 직면하더라도 해당 골프 룰을 정확하게 적용, 벌타 또는 구제를 받을 수 있겠지요?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격언, 골프에서도 딱 적용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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