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고현 아오노 GC에서 4박 5일간 108홀 즐겨
필자 부부는 지인 부부와 함께 2023년 11월 6일부터 10일까지 4박 5일간 일본 효고현(兵庫縣) 소재 공설(公設) 골프장인 '아오노(AONO) 골프코스(GC)'를 찾아 총 108홀 라운드를 즐기는 소중한 체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효고현 카사이(加西) 시에 소재한 아오노 GC는 18홀(파 72·6594 야드) 규모의 퍼블릭코스로 1991년에 개장,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오사카 공항서 121㎞ 거리... 효고현 운영 공공시설
고베(神戶) 시내에서는 61㎞ 떨어져 약 1시간 거리, 오사카(大阪) 간사이(關西) 공항에서는 121㎞ 떨어진 곳에 위치해 골프장까지는 버스로 1시간 40여분이 소요됩니다. 이 골프장은 효고현이 운영하는 공공체육시설입니다. 특히 이곳에는 골프장 외에도 20여 개의 테니스 코트와 테니스 호텔, 전전후 실내 테니스 코트 등이 조성되어 있어서 일본 전국에서 테니스 애호가들이 많이 몰려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한국 방문객 위해 태극기 게양 배려에 '심쿵'
우리 일행이 방문했을 때 주중에는 서울의 두 부부 등 한국인은 8명뿐이었으나 금요일인 11월 10일에는 주말을 맞아 10여 명의 한국인 골퍼들이 또 찾아왔습니다. 골프장 관계자에 따르면 효고현에만 150여 개의 골프장이 있을 정도로 효고현은 '골프 천국'이었습니다. 숙소인 테니스 호텔 안내 데스크에 태극기와 일장기를 나란히 배치하고 식당 입구에는 일행 이름이 적힌 게시물을 배치, 우리를 뿌듯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매일 첫 조 배려... 챔피언 티에서 호연지기 뽐내
우리 부부는 5일 동안 아오노 골프장에서 9홀(11월 6일)-27홀(" 7일)-27홀(" 8일)-27홀(" 9일)-18홀(" 10일) 등 모두 108홀을 소화했습니다. 방문 이틀째인 7일부터 귀국하는 10일까지 인코스와 아웃코스를 번갈아가며 매일 오전 7시 30분대에 첫 조로 출발, 라운드를 즐겼습니다. 저와 지인은 언제나 열려 있는 백티(챔피언티) 티샷으로 호연지기를 뽐낼 수 있었습니다. 특이하게도 일본 골퍼들은 늘 화이트 티 티샷을 고집했습니다.
카트, 페어웨이 진입 허용... 빠른 플레이 도움
아오노 골프장도 당연히 카트비가 없고 노캐디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카트를 교대로 몰면서 라운드를 해야 합니다. 날씨가 좋으면 카트를 페어웨어까지 몰고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한국 골프장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많은 일본 골프장들은 이처럼 카트의 페어웨이 진입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선 언제 비용 부담없이 카트를 몰고 페어웨이로 누빌 날이 올까요?
'흰색-녹색 말뚝' 설치, 그린 주변-배수구 등 보호
페어웨이 안에서 카트 운행은 지정된 구역에서만 가능합니다. 그린 주변의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그린 앞 50~100m까지만 운행이 가능하고 그린 벙커나 배수구 등의 보호를 위해서도 '흰색-녹색'을 함께 칠한 말뚝을 설치, 카트 진입을 차단했습니다. 또 카트가 페어웨어에 진입하는 곳과 빠져나가는 곳을 알 수 있게 표지판을 설치하고 진ㆍ출입 부분을 평평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주중엔 '9홀 서비스' 추가 27홀 라운드 가능
상당수 일본 골프장은 한국 관광객들에겐 18홀에다 9홀을 서비스로 추가, 27홀을 칠 수 있게 해줍니다. 골프장 수에 비해 골프 인구가 적다 보니 주중에 텅텅 비는 골프장이 많은데, 골프장 수익 증대와 함께 관광객 확보 차원에서 '27홀 라운드'로 한국인들을 유인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전략이 상당한 효과를 발휘, 최근 들어 동남아 국가 골프장보다 일본 골프장을 찾는 한국인 골퍼들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많은 비에도 라운드 포기 않아 '대통령 골프' 즐겨
우리는 마지막날인 11월 10일 많은 비가 내리는 바람에 라운드 포기 여부를 놓고 고민을 거듭했지만, 굴하지 않고 라운드를 강행한 결과 '우중 골프의 호젓함'을 맘껏 누릴 수 있었습니다. 우리 일행이 첫조로 출발한 뒤 현지 일본인 골퍼들도 뒤따라 오는 듯하더니 비의 양이 많아지자 모두 철수해 버린 것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그야말로 골프장을 통째로 전세 낸 것과 같은 소위 '대통령 골프'를 즐긴 것입니다.
깔끔한 음식 제공... 온천탕에서 피로 말끔히
일본이 원정 골프지로 각광을 받는 이유가 골프 비용이 저렴한 데다 깔끔한 일본 음식과 온천욕을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오노 골프장 역시 숙소 레스토랑에서 제공하는 '일본 소고기 만찬'이 일품이었습니다. 그러나 식사량이 부족할 경우에 대비, 마트 등에서 과자나 빵, 우유 등 음료를 사놓는 것도 요령입니다. 27홀 라운드가 끝난 뒤 호텔 1층에 있는 '광명석(光明石) 인공온천탕'에 몸을 푹 담가 느긋하게 피로를 털어낼 수 있었습니다.
카트비 무료·노 캐디제는 일본 골프장의 최대 강점
일본 골프장에서는 그저 여유롭고 푸근해집니다. 그린피가 싼 데다 카트비가 없고 노캐디제이다 보니 '골프장 문턱'이 매우 낮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2인 골프를 즐기는 일본인들도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골프장 전 직원들이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접할 땐 부럽기까지 했습니다. 고객을 호구로 삼고 그들의 지갑 털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한국 골프장들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죠. 그래서 일본 골프장을 찾는 한국인 골퍼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나 봅니다. 가을이 점점 깊어가는 조용한 효고현 아오노 골프장에서의 4박 5일 일정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습니다. 두 부부는 자연스럽게 다음 원정 일정을 의논하며 귀국 길에 올랐습니다.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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