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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골프 천재 유소연 '전설' 속으로... <147>

by 마우대 2024. 4. 1.

2011년 7월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 골프장 동코스(파71)에서 열린 LPGA 투어 매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유소연. 유소연은 4라운드 합계 3언더파를 쳐 서희경과 동타를 이룬 뒤 3개홀에서 연장전을 펼친 끝에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 = LPGA 홈페이지)

 

"유소연은 실수를 거의 하지 않고 게임에서 약점이 거의 없다. 일관성이 유소연의 세부 기록을 주도한다."  

 

소렌스탐이 극찬한 유소연 '역사속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의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이 유소연(柳蕭然·34·타이틀리스트)을 평가한 말입니다. 골프는 잘 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실수'를 줄일 수 있느냐가 승부를 결정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프로 골퍼선수가 '실수'를 거의 하지 않고, '약점'이 거의 없으며, '일관성'으로 세부 기록을 주도한다는 것은 정말 '무시무시한 장점'을 지녔다고 봐야 합니다. 유소연이 그런 무서운 자질을 지녔기에 KLPGA에서, LPGA, JLPGA 등 세계 무대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존재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생글거리는 표정으로 LPGA 무대에서 언제나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필드를 누빌 것 같았던 유소연 프로가 2024년 4월에 은퇴한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최근 언론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체력적인 면이나 기량면에서 충분히 LPGA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던 팬들은 갑작스럽게 전해진 그녀의 은퇴 소식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입니다. 필자 역시 영리하게 경기를 펼치며 우승 트로피를 들거나 선두권을 차지할 때마다 많은 응원을 보냈기에 그의 은퇴소식을 접하고 참 허탈했습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여자골프 단체전에서 우승한 유소연(오른쪽)이 최혜용(왼쪽), 정재은(가운데)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대한골프협회)

 

국내외 무대서 18승 기록...19주간 세계 1위도 

유소연이 골프 선수로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면 정말 화려합니다. 여자 골프 국가대표선수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 출전,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우승한 뒤 프로에 입문, 16년간 KLPGA(10승, 메이저 1승 포함)와  LPGA(6승, 메이저 2승 포함), JLPGA(1승), LET(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1승) 무대를 넘나들며 무려 18승이나 거둔 실력자였습니다.  특히 유소연은 2017년 한국여자 선수로는 신지애(36), 박인비(36)에 이어 통산 3번째 롤렉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올라 19주간 최정상 자리를 지키기도 했습니다.

 

유소연은 2017년 4월 열렸던 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뒤 대회 전통에 따라 18번 홀 그린 옆 호수인 '포피스 폰드(Poppie's Pond)'에 뛰어드는 세리머니를 펼쳐 많은 팬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유소연은 또 2020년 6월 한국여자오픈 제패로 KLPGA 투어 통산 10승을 달성하며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5개국(한국-미국-일본-중국-캐나다) 내셔널 타이틀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유소연은 특히 한국여자오픈 우승상금 2억 5천만 원을 통 크게 전액 기부,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습니다.

 

2018년 9월 일본 지바현 노다시 지바cc에서 열린 JLPGA투어 제51회 일본여자오픈에서 4라운드 합계 최종 15언더파로 우승한 유소연. (사진 = 브라보앤뉴)

 

기자단이 선정한 '가장 우아한 선수상'도 수상 

유소연은 주무대로 활동한 LPGA에서는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2015년 LPGA 기자단이 선정한 '가장 우아한 선수상'을, 2018년엔 LPGA 동료선수들의 투표를 통해 투어에서 가장 모범적인 선수에게 주어지는 'The William and Mousie Powell  Award(2019년부터는 The Founders Award로 명칭 변경)'를 수상하는 등 빼어난 실력과 훌륭한 인성을 갖춘 선수로 평가받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유소연은 골프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여준 애국자 역할도 톡톡히 해냈습니다. 

 

그랬던 유소연이 2024년 4월 19일 미국 텍사스에서 열리는 LPGA 투어 2024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셰브런 챔피언십을 끝으로 공식 은퇴하며 선수샘활을 마감합니다. 그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은퇴경기를 앞두고 있다고 생각하니 만감이 교차한다. 은퇴 경기를 치르는 건 사랑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질 수 있었다는 감사함, 그리고 내 꿈을 위해 많은 분에게 받은 사랑과 응원에 대한 감사함을 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셰브런 챔피언십을 통해 그동안 투어를 함께한 동료와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라고 밝혔습니다.

 

공식 은퇴를 선언한 유소연 프로. (사진 = 와우매니즈먼트 그룹)

 

제2 골프인생 발판 마련... "한국 골프 발전 기여를"

유소연은 2011년 초청 선수로 출전한 메이저인 US여자 오픈에서 깜짝 우승함으로써 자신의 무대를 KLPGA에서 LPGA로 옮기는 '신데렐라 스토리'를 쓸 수 있었습니다. 특히 셰브런 챔피언십은 LPGA 투어 5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로 유소연이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의 기쁨을 누린 대회이기도 합니다.  유소연은 최근 타이틀리스트 브랜드 앰버서더 3년 계약을 체결, 제2 골프인생을 향한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최인용 아쿠쉬네트 코리아 대표는 "유소연 선수가 은퇴 이후에도 한국의 골프 발전을 위해 힘쓸 수 있도록 함께 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중학교 3학년이던 2005년 국가대표로 선발된 뒤 고1 때인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 출전,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을 차지할 정도로 천재성을 갖춘 골프 꿈나무였고 프로 무대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과시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유소연. 그런 유소연이 이제 치열한 승부세계를 접고 또 하나의 골프계의 전설이 되어서 우리 곁을 떠나려고 합니다. 은퇴 이후에도 제2의 골프 여정을 통해 한국 골프 발전을 위한 큰 디딤돌이 되어주기를 소망해 봅니다. 유소연 프로 파이팅!!!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