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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일본에선 '27홀 라운드' 왜 가능? <146>

by 마우대 2024. 3. 11.

일본의 한 골프장 전경. 일본 골프장들은 카트비, 캐디피 부담 없이 27홀 라운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8홀로는 성에 안 차 '27,36홀 라운드' 즐기고 싶지만

'코로나 19'가 사그라들면서 해외 골프장을 찾는 원정 골퍼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해외 원정파 골퍼들에겐 저마다 꿈이 있습니다. 원도 한도 없이 골프를 즐기고 싶은 욕망이 그것입니다. 즉 한국 골프장에서는 당연시되고 있는 한번 라운드를 하는데 18홀을 도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27홀, 36홀 등 체력이 고갈될 때까지 '무제한'으로 돌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한국 골프장에서는 그게 쉽지 않습니다. 첫째로 가장 큰 문제는 27홀, 36홀을 허용하는 골프장이 거의 없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비용문제입니다. 한국 골프장에서 27홀, 36홀을 친다고 가정할 경우 비용이 너무 비싸 엄두조차 내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한국 골퍼들은 누구나 '아쉽지만' 18홀 라운드에 만족하거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이나 동남아 국가 골프장으로 원정 라운드를 가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추가 요금을 내거나 추가 요금을 내지 않아도 27홀, 36홀을 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얘기를 하면 비싼 요금을 물고 라운드를 해야 하는 한국 골퍼들 중에서는 잘 믿지 않으려 합니다. 따뜻한 나라에서 라운드를 하는 것은 좋지만, 또는 좋은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즐기는 것은 좋지만 비싼 비용을 어떻게 감당하느냐고요.

한국 골프장 고비용에 '27,36홀 라운드' 엄두도 못내

이런 생각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립니다. 한국 골프장의 라운드 비용이 너무 비싸 27홀, 36홀 라운드를 하지 못한다는 말은 맞지만 동남아나 일본 골프장도 반드시 그럴 것이라는 생각은 틀렸다는 뜻입니다. 부산의 모 골프장 그린피(비회원 기준)는 주중 20만 원, 주말 24만 원입니다. 또 캐디피는 팀당 14만 원, 카트비는 팀당 10만 원입니다. 수도권 모 골프장은 올해 또 그린피를 2만원씩 인상해서 주중 27만 원, 주말 32만 원입니다.

부산 모 골프장에서  9홀을 더해 27홀 라운드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주중 그린피는 30만 원, 주말 그린피는 36만 원이 됩니다. 여기다 카트비는 팀당 30만 원, 캐디피는 팀당 21만 원으로 늘어납니다. 수도권 골프장서 비회원이 27홀을 치려면 주중 그린피는 40만 5천 원, 주말 그린피는 48만 원으로 껑충 뜁니다. 여기에다 캐디피와 카트비도 18홀 요금의 절반이 추가되죠.

 

따라서 27홀 라운드 한번 하는데 식음료대를 제외하고도 40만~60만 원을 지불해야 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36홀 라운드를 하려면 18홀 요금의 2배를 지불해야 하고요. 여러분 어떻습니까? 아무리 돈 많은 재벌이라도 27홀 라운드를 할 때마다 40만~60만 원을 지불하려 할까요? 그래서 일반 골퍼들이 한국 골프장에선 제 돈 내고 27홀 라운드 시도를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한국 골퍼들, 추가 비용 없는 일본 골프장行 '러시'

그런데 동남아 국가 골프장들과 일본 골프장들은 18홀 요금을 내고도 27홀, 36홀 골프를 할 수 있는 데가 많습니다. 그것도 한국 골프장의 3분의 1이나 5분의 1 가격으로. 그러니 겨울이 되면 따뜻한 동남아 국가로, 날씨가 따뜻해지면 일본으로 한국인 골퍼들이 줄을 서는 이유입니다. 필자도 최근 지인들과 일본 나고야 소재 골프장에서  4박 5일 중에서 이틀을 27홀 라운드를 즐기고 왔습니다.

그 골프장에서는 4박5일중 3일 동안 27홀을 칠 수 있었지만 하루는 비가 많이 오고 날씨가 추워서 일행들의 합의하에 '9홀 추가'를 포기하고 18홀만 쳤습니다. 주말 골퍼 중에서 체력이 좋은 분들은 18홀로는 성에 차지 않아 합니다. 이런 분들은 가능하다면 언제든지 27홀, 36홀 라운드를 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한국에선 27홀, 36홀 라운드가 가능한 골프장도 거의 없지만 골퍼 입장에선 너무 비싸서 그럴 수 없습니다.

 

일본에서 27홀 라운드가 가능한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이유는 골프장에 비해 골퍼 인구가 적기 때문입니다. 주중에는 골프장이 텅텅 비니까 궁여지책으로 '추가 비용 없는 27홀 라운드 조건'으로 한국 골퍼들을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카트비와 캐디피 부담이 전혀 없다는 점입니다. 18홀 그린피 만으로 카트비, 캐디피 없이 27홀을 칠 수 있는 장점이 작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 골프장들은 또 그린피 인상... 골퍼들 '우울'

싼 그린피에다 노캐디피, 노카트비라는 '부담 없는 조건'을 맛본 한국 골퍼들은 그래서 일본 골프장을 찾고 또 찾게 됩니다. 일본에서 골프를 즐긴 골퍼들은 이구동성으로 캐디피와 카트비 부담이 없다는 게 너무 좋다고 입을 모읍니다. 코로나 19 엔데믹 이후 한국 골퍼들의 일본행 발걸음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이유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골프장들은 올해  또 그린피를 인상, 골퍼들을 우울하게 만들었습니다.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