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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노 캐디' 셀프 라운드로 승부" <150>

by 마우대 2024. 4. 15.

본격적인 노캐디 셀프 라운드제 시행에 들어간 충북 음성군 소재 힐데스하임cc의 전경.

 

충북 힐데스하임 cc 노캐디 셀프 라운드제 전격 시행

대한민국 골프장들의 비용은 그린피, 카트비, 캐디피, 식음료대 등으로 이뤄집니다. 그린피는 골프장의 클럽하우스와 홀을 이용하는 비용입니다. 또 카트비는 4명 1조, 2인 1조 라운드를 할 때 골프 클럽을 담은 캐디백을 운반하기 위해 투입된 전동카트 또는 수동카트를 이용하는데 따른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입니다.

또 캐디피는 카트 운전을 하면서 거리측정과 그린 상황을 안내하면서 플레이를 도와주는 캐디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이용료이고, 식음료대는 클럽하우스나 홀 사이에 있는 그늘집에서 식사나 간식, 주류 및 음료수를 사 먹었을 때 지불하는 비용입니다. 따라서 골퍼들이 라운드 한 번 하려면 그린피 1인당 10만~50만 원, 카트비(팀당) 10만~20만 원, 캐디피 (팀당) 14만~20만 원, 식음료대 2만~10만 원 정도씩을 부담해야 합니다.

 

이렇다 보니 골퍼들은 라운드 한 번 하려면 꼼짝없이 30만~50만 원, 심지어 100만 원까지 골프장에 바칠 각오를 해야 합니다. 이런 고비용 정책은 골퍼들을 힘들게 하지만 골프장에도 좋지 않은 결과를 자초하는 원인이 됩니다. 최근 들어 골프 비용이 너무 비싸지니 골프를 아예 포기하거나 해외 원정골프를 즐기려는 골퍼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팬데믹을 계기로 급호황을 누리다 최근 들어 내장객 수가 급감하고 있는 골프장들은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했다거나 매물로 내놓았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자승자박(自繩自縛)이 딱 이런 경우에 해당됩니다. 고객을 봉이나 호구로 여기고 마구 비용을 올렸지만 그 높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골퍼들이 외면하기 시작하자 바로 경영난을 걱정하게 된 것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충북 음성군에 소재한 퍼블릭골프장인 힐데스하임 cc(27홀·파 108·9,622m)가 노캐디 셀프라운드를 전격 시행,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2024년 1월 2일 신규 오픈한 이 골프장은 노캐디 셀프 라운드를 염두에 두고 자율주행 카트시스템을 갖췄다고 합니다. 고객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힐데스하임의 시도에 대해 한국 골프장 업계가 비상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힐데스하임 cc를 찾은 고객이 골프장 클럽하우스 로비 앞에 차를 세우면 직원들이 골프백을 받아서 경기팀 앞의 골프백 대기실에 비치하고 고객은 자신의 골프백을 찾아 직접 카트에 싣고 라운드에 임해야 합니다. 캐디제 시행 골프장은 골프백을 내려놓으면 캐디가 고객의 골프백을 찾아서 카트에 싣고 첫 홀 티박스로 나가도록 되어 있습니다.

자율주행 카트 시스템 구축... 업계 확산 주목

힐데스하임cc는 자동주행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서 카트 운전을 못해도 플레이를 하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습니다. 플레이어가 카트 핸들이나 브레이크, 액셀레이트 등의 조작 없이 리모컨이나 스위치로 조작이 가능해 전혀 라운드를 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라운드가 끝나면 플레이어가 골프 클럽을 챙기고 쓰레기를 직접 정리한 뒤 카트를 반납하면 됩니다.

많은 골퍼들이 캐디피와 카트비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힐데스하임 cc의 노캐디 셀프 라운드 제도 전면 채택은 고객의 입장에서는 정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많은 골퍼들이 노캐디 셀프 라운드를 하고 싶어도 골프장 측이 경기 시간 지체와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캐디제를 사실상 강요하는 바람에 팀당 14만~20만 원의 추가 비용을 물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입니다.

 

회원제 골프장인 울산cc를 비롯한 일부 골프장들이 이미 노캐디 셀프 라운드를 시행하고 있는데, 고객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고 합니다. 이는 캐디 없이도 충분히 골프를 즐길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힐데스하임 cc의 노캐디제 전면 시행은 한국 골프업계에 신선한 충격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당연히 노캐디제를 채택할 골프장들이 줄을 이을 것이고요.

 

한국에는 600여만명의 골퍼들이 줄을 서 있어서 골프장들의 고비용 정책이 아직 통하는 듯 하지만 곧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골프장 스스로 너무 비싸서 도저히 찾을 수 없는 곳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상품엔 가격경쟁력이 있습니다. 상품이 꾸준하게 팔리려면 적절한 가격이 요구됩니다. 그러나 한국 골프장들은 넘치는 수요를 믿고 고객들에게 턱없이 비싼 비용을 강요해 왔습니다.

 

지속가능한 골프장 경영이 되려면 그린피, 캐디피, 카트비의 거품을 확 빼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힐데스하임 cc는 노캐디 셀프 라운드제 시행은 참으로 시의적절하고 영리하며 탁월한 선택을 했다고 봅니다. 따라서 향후 한국의 모든 골프장들은 노캐디 셀프 라운드제 시행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살아남아야 하니까요.

 

이 기회에 골프장들에 충고한다면 고객이 계속 찾게 하려면 그린피와 함께 카트비도 선제적으로 대폭 낮추는 결단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 올 들어서도 일부 골프장들이 또 그린피 등 가격을 올려 골퍼들의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고객은 얼마든지 있으니 걱정할 바가 아니라는 거죠. 기업들은 가격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원가 절감 등 경영합리화에 온 힘을 다해 매달리고 있습니다.

 

골프장들도 고객 지갑만을 노리지 말고 치열한 경영합리화로 골프 비용을 획기적으로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왜 힐데스하임cc가 '노캐디제 셀프라운드제'를 시행하는 결단을 내렸는지 깊이 들여다보기 바랍니다.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