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으로부터 포천 소재 골프장서 라운드 제안 받아
-서울 외곽지 골프장임에도 골프 비용 지나치게 높다니
-"대한민국서 태어나면 골프 클럽 잡는 순간 천형(天刑)"
-3인플레이시 추가요금, 캐디피 인상 공지문 "일방적"
-골퍼들 영문도 모른채 또 지갑 더 열어야..."호구 신세"
-골프장 탐욕이 세계에서 제일 비싼 골프 국가 만들어
-초고비용 못견딘 골퍼들 떠나기 시작..."역풍 휘몰아칠 것"
저는 최근 서울 지인으로부터 5월 말에 경기도 포천 소재 모 대중제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하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주로 부산 경남 울산 지역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해 온 저는 포천의 그 골프장이 어떤가 궁금해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경기도 포천이면 서울에서 상당히 먼 외곽지입니다.
수도권 골프장이라는 이유 때문인지 게시된 비용을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수도권 대중제 골프장의 비싼 그린피를 실감한 순간이었습니다. 소중한 분들과의 만남이기 때문에 이 골프장으로 가긴 가야 합니다. 그러나 골프장의 탐욕을 또 만나야 한다니,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자가 골프 클럽을 잡는 순간 '하늘로부터 벌 받는 존재'로 전락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저 역시 꼼짝없이 벌 받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골프를 한다는 이유로 '천형(天刑)'을 받아야 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니, 참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일입니다. 저를 포함해 600만 골퍼들은 정부의 무관심과 방치, 골프장 업주들의 지나친 탐욕 때문에 꼼짝없이 형벌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은 이 골프장의 속살을 샅샅이 보여줌으로써 한국 골프장들의 갑질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고발하겠습니다. 이 골프장은 27홀 규모의 대중제 골프장입니다. 홈피 공지문들을 보면 고객인 골퍼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습니다. 우선 티타임을 잡기 위한 부킹 방법은 전화와 팩스만 가능하고 인터넷은 불가하다고 되어 있습니다. 부정한 부킹을 방지하기 위해 거의 모든 골프장들이 인터넷 부킹을 채택하고 있는데도, 이 골프장은 전화와 팩스로만 가능하답니다. 뒷돈 거래 등 부정한 방법이 개입할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이 골프장의 그린피를 살펴보겠습니다. 2023년 5월 그린피 안내문을 보면 주중 1부 첫 팀~7:00 16만 원, 7:01~7:59 18만 원, 08:00~08:50 19만 원, 2부 11:40~12:59 21만 원, 13:00~막팀 20만 원이고 주말(토·일)과 공휴일 1부 첫 팀~07:20 24만 원, 7:21~12:30 26만 원, 2부 12:31~13:20 25만 원, 13:21~막팀 24만 원 등입니다.
팀당 카트비 9만 원과 캐디피 15만 원을 보태면 주중에는 1인당 24만~27만 원, 주말에는 1인당 30만~32만 원에다 식음료비까지 보탤 경우 1인당 35만~40만 원을 지갑에서 꺼내야 합니다. 여기다가 서울에서 포천 골프장까지 오가는 유류대와 톨게이트비용 등까지 합칠 경우 한번 라운드 하는데 드는 총비용은 40만~50만 원까지 치솟습니다.
문제는 이 골프장이 회원제가 아닌 대중제란 점입니다. 관계당국이 대중제 골프장으로 허가를 내준 이유가 뭡니까. 골퍼들이 비용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한다는 것을 전제로 회원제 골프장에 비해 세금을 훨씬 적게 내도 되는 것이잖아요. 이 골프장의 그린피, 카트비, 캐디피는 회원제 골프장과 맞먹거나 오히려 더 비쌉니다. 이러니 그린피가 지나치게 비싼 대중제 골프장에게 정부가 뒤늦게 칼을 들이 댄 것 아닙니까.
대한민국에는 이 골프장 뿐만 아니라 회원제 골프장을 상회하는 비용을 책정한 대중제 골프장이 수두룩합니다. 정부는 얼굴에 철판 깔고 폭리를 취하는 이런 대중제 골프장에 대해 강력한 메스를 들이대야 합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 골프장이 내건 공지문들입니다. 3인 플레이 안내문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3인 플레이 이용 변경 안내 : 2023년 5월 1일부터 3인 이용 시 1인당 그린피 3만 원 추가됩니다. 이 점 양지 바라며 많은 이용 바랍니다." 3인 플레이는 가능하지만 그럴 경우 1인당 3만 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죠. 일본 등 외국 골프장에서는 2인 플레이도 가능한데, 이 골프장은 3인 플레이시 3만원을 더 내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캐디피 인상 안내문을 보면 더 기가 막힙니다. "2022년 9월 15일(목)부터 캐디피를 인상하여 운영하고자 하오니 이용에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현행 : 140,000원 →인상 150,000원"
골퍼 입장에서는 이미 너무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라운드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 골프장은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3인 플레이를 하려면 추가 비용 3만 원을 더 낼 것과 캐디피를 14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올려버렸습니다.
고객인 골퍼들의 입장은 눈곱만큼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3인 플레이 시 3만 원을 왜 더 받아야 하는지, 캐디피를 왜 1만 원 더 올려야 하는지 골퍼들이 납득할 수 있게 사유를 설명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골퍼들은 영문도 모르고 꼼짝없이 또 지갑을 더 열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골프장들은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일방적으로 요금을 올려 왔습니다. 5만~6만원이던 그린피가 20만 원, 26만 원까지 올랐고, 대중제임에도 심지어는 45만 원까지 받는 골프장이 생겼습니다. 카트비도, 캐디피도 자꾸 올랐습니다.
그 결과가 무엇입니까.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골프를 쳐야하는 나라가 되어버린 거죠. 더 괘씸한 것은 코로나로 골퍼들이 해외로 나가지 못하고 발이 묶이자 골프장들은 또 경쟁적으로 비용을 대폭 올려버린 점입니다.
저는 '인생골프' 블로그를 통해 골퍼를 봉으로, 호구로 보는 한국 골프장들의 무지막지한 '탐욕적의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해 왔습니다. 정도를 훨씬 넘어버렸습니다. 해도 해도 너무 심합니다. 그렇지만 이젠 코로나 국면이 아닙니다.
골퍼들이 맘만 먹으면 국내 골프장에 더 이상 매달리기를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초고비용을 견디지 못한 MZ 세대가 골프장을 떠나고, 노년층 골퍼들이 파크 골프로 갈아타기 시작했습니다. 골프장을 향해 엄청난 역풍이 휘몰아칠 것입니다.
오늘은 5월말에 지인들과 라운드를 할 경기도 포천 소재한 모 대중제 골프장의 갑질행태를 통해 수도권 골프장의 단면을 살펴보았습니다.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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