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골프이야기

윤이나, LPGA 투어로 '훨훨' 날갯짓 <193>

by 마우대 2024. 12. 24.
728x90
반응형
2024년11월 27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2024 KLPGA 대상 시상식'에서 '위메이드 대상' 부문을 수상한 윤이나 프로. (연합뉴스)

 

호쾌한 장타를 앞세운 화려한 퍼포먼스와  '비밀스러운 미소'로 한국 골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윤이나(22·0000)가 그녀의 소원대로 2025년부터 미국 LPGA 투어 무대에서 기량을 뽐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큰 시합에서 남의 공을 친 '오구(誤球) 플레이'를 한 사실을 뒤늦게 신고, 중징계를 받고 선수 생명이 끝날뻔했던 윤이나. 정규 투어 데뷔 첫해인 2022년, 비거리 250미터를 펑펑 날리면서 우승까지 차지해 버리자 골프 팬들은 '괴물 신인'이 나타났다며 환호했습니다. 모든 스포츠의 팬들은 화려한 플레이를 하는 '넘사벽 신인'을 기다리는 습성이 있죠.

 

'넘사벽'이란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이란 뜻으로 (기량이나 실력이) 매우 뛰어나서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잡을 수 없거나 대적할 만한 상대가 없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윤이나 역시 KLPGA에서 '넘사벽 신인'이었던 셈입니다. 그래서인지 대회 때마다 언론은 윤이나를 우승 후보로 거론하기 시작했고,  윤이나를 졸졸 따라다니는 갤러리들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승승장구할 것 같았던 윤이나는 무엇에 홀렸을까요. 프로 골퍼라면 대회 중 절대로 해서는 안될 '오구 플레이'를 한 것이죠. 2022년 DB 그룹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 15번 홀에서 러프에 떨어져 있는 남의 볼로 플레이를 한 뒤 이 사실을 한 달이 지나 뒤늦게 신고, KGA와 KLPGA로부터 3년 출장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아야 했습니다.

 

투어 선수가 3년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이는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은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러나 천만다행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윤이나에게 '구원의 손길'이 닿았죠. KGA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선수가 협회 결정에 순응하고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으며, 구제를 호소하는 팬과 선수 등 각계 5,000여 명이 이상 탄원이 있었고, 3년 출전 정지에 대해 중징계라는 여론 평가를 고려했다."라며 출전 정지기간을 1년 6개월로 줄여준 것입니다. KLPGA 도 이 결정을 받아들임으로써 윤이나는 2024년 투어에 다시 필드에 설 수 있었습니다. 기사회생한 윤이나는 역시 이름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윤이 나'였습니다.

 

대회 때마다 우승과 함께 톱 10에 자주 자신의 이름을 올리더니 2024 시즌 투어 상금 1위와 대상, 최저타수 1위 등 3관왕을 차지해버렸습니다. 윤이나는 골프를 시작할 때부터 '큰 꿈'을 가슴에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세계 최고 실력자들이 실력을 겨루는 LPGA 진출이 그것입니다. KGA나 KLPGA가 3년 출전 정지 중징계를 1년 6개월로 줄여준 것은 한국 골프 발전에 기여하라는 뜻이라면서 윤이나의 LPGA 진출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윤이나는 '큰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국내 일정이 끝나자마자 LPGA 진출 관문인 '큐 시리즈 파이널(Q-Serises Final)'이 펼쳐지는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로 날아갔습니다.

 

LPGA Q 시리즈 최종전에서 5라운드 합계 15언더파로 8위를 차지, 2025년 정규 투어 시드를 획득한 윤이나 프로(가운데). (LPGA 제공)

 

윤이나는 매그놀리아 그로브 골프클럽 크로싱스 코스(파 72)에서 열린 최종 5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로 최종 합계 15언더파 343타로 컷 통과, 66명 중에서 단독 8위에 올랐습니다. 이 성적으로 윤이나는 상위 25명에게 주어지는 2025년 LPGA 정규투어 카드를 획득했습니다. 윤이나는 1라운드에서는 보기 없이 5타를 줄였으나 2라운드에서는 급격한 샷 난조로 5타를 잃는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3라운드에서 4타, 4라운드에서는 무려 10타를 줄인 뒤 폭우로 하루 순연되어 열린 5라운드에서 1타를 줄이는 그야말로 '롤러 코스트의 일정'을 소화하면서 LPGA 투어의 '벽'을 끝내 허무는데 성공한 것입니다.

 

KLPGA 상금왕 등 3관왕을 차지하고 LPGA  투어 내년 풀 시드까지 확보했으니, 윤이나에게 2024년은 '꽃길' 그 자체였습니다.   올해 4월 4일 대회장에 다시 섰을 때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징계 기간에 골프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많이 고민했다. 그런데 저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주었던 거는 팬분들이었다."라며 울먹이기도 한 윤이나. 그런 윤이나는 Q 시리즈 파이널 통과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는 "한해 시즌을 Q 스쿨에서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내년에 LPGA 투어에서 제가 경기할 수 있다고 하니 너무 기쁘고 설렌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윤이나는 또  "다른 나라 선수들과 경기를 하면서 느끼는 게 많았고 그래서 내년 투어가 기대된다."라며 "한국에는 보기 힘든 버뮤다 잔디에서 경기를 했는데,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그래도 비교적 빨리 적응해서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라고 골프장 컨디션이 한국과 다른 데 대한 걱정을 내비쳤습니다. 윤이나는 Q 스쿨 출전을 앞두고 가진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Q 스쿨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 "늘 꿈이 미국에 있었다. LPGA라는 세계 무대에 가서 경기하는 모습을 상상했을 때 너무 행복했다."라며 LPGA로의 꿈이 얼마나 컸었는지 털어놓았습니다. 끝내 그 꿈을 이뤄낸 윤이나의 도전, 큰 박수감입니다.

 

KLPGA 상금 1위인 윤이나는 올해 12억 1,141만 원을 벌었지만 LPGA 상금 1위 액수 253만 9,039달러(36억 4천여만 원)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LPGA 무대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의 기량 대결이 펼쳐지는 곳이기도 하지만 상금 규모도 KLPGA에 비해 훨씬 큰 무대입니다. 따라서 윤이나에겐 LPGA는 새로운 도전 무대일 수밖에 없습니다. 과연 한국 최고의 선수가 LPGA 무대에서도 통하는지를 윤이나가 보여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2025년에는 드라이버 비거리 250미터를 짱짱 날리며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는 윤이나가 신인상을 거머쥐는 통쾌한 장면이 벌써 기다려집니다. 'LPGA 한국 대표 선수' 윤이나, 더 멀리 더 높이 훨훨 날아봐!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