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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CGV 영화관이 대형 골프연습장 변신? <190>

by 마우대 2024.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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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서 대형 스크린 골프장으로 변신한 서울 송파CGV. (조선일보)

 

"CGV 영화관에서 실내 스크린 골프를 즐길 수 있다고요?"  세상 참 알다가도 모를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젠 영화관에서 실내 스크린 골프를 즐기는 시대에 진입했다니까요. 한국은 실내 스크린 골프의 강국입니다. 한국인들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전국 곳곳에서 영업 중인 실내 스크린 골프장을 찾아 골프 경기를 즐기는가 하면 실력도 연마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 골프존 파크 ▲ 골프존 ▲ 프렌즈 스크린(카카오스크린) ▲ SG 골프, SG스크린 등 스크린 골프의 브랜드도 다양하고 시간대별로 12,000~28,,000 원을 내면 한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스크린 골프가 시작되었는지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1998년 박세리가 LPGA US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한국에는 골프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골프장이 적어 골프 인구를 감당할 수 없는 데다 비용도 비싸고 시간적인 제약도 많았습니다. 골프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갖춘 실내 골프 연습장이 대중에게 다가온 것이 스크린 골프의 시초라고 합니다. 스크린골프장에서는 가상의 골프 코스가 스크린 화면에 비치는 환경에서 실제 골프 클럽으로 골프 볼을 치면서 라운드를 즐길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스크린골프라는 용어로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정식 명칭은 '골프 시뮬레이션 시스템(Golf Simulation System)'  또는 '골프 시뮬레이터(Golf Simulator)'로 불립니다. 1990년대 초 미국, 일본, 독일 등에서 시뮬레이션 기술을 골프에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초창기 골프 시뮬레이션 시스템들은 골프 클럽 제조사 등이 자사 제품을 사용했을 때 비거리와 탄도 등을 분석하기 위한 연구용으로 개발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골프 코스와  접목시켜 골프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만든 것입니다.

 

국내에 스크린골프가 도입된 것은 1990년대 초반이지만, 당시에는 스크린골프 장비를 생산하는 업체가 없어서 외국에서 수입해야 했습니다. 수입 제품이다 보니 부품 수급 문제나 사후 관리 등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죠. 1990년대 후반 IT 기술을 토대로 국내 기술진이 전기, 전자, 3차원 그래픽 구현 기술 등 골프 시뮬레이션 시스템에 필요한 요소를 개발함으로써 2000년부터 골퍼들이 필드 라운드를 대신할 수 있는 스크린 골프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초보자들을 포함한 많은 골퍼들이 퇴근 후 여가 생활, 친목 모임, 동호회 활동을 하거나 골프 연습을 하기 위해 즐겨 찾으면서 스크린 골프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스크린 골프를 즐기다 필드로 나가는 골퍼들도 많았고요. 한국 골퍼가 폭증하는데  스크린 골프가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는 뜻이죠. 그러나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골프장의 그린피, 캐디피, 카트비, 식음료대가 지나치게 오르는 바람에 필드 라운드를 포기하는 골퍼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라운드 한 번 하는데 총비용이 30만~100만 원까지 치솟자 이를 감당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짜릿한 '손맛'을 잊지 못하는 골퍼들은 아직까지 스크린 골프장을 많이 찾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높이가 2.8m에 그치고 타석에서 '천막 타깃'까지의 거리도 3~4m에 불과한, 그야말로 '닭장 수준'의 비좁고 답답한 스크린 골프장에 대한 골퍼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와중에 최근 서울에서 대규모 영화관을 스크린 골프장으로 전환해 고객을 맞이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골퍼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훨씬 높고 넓은 규모의 대형 스크린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2024년 11월 22일 자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가든파이브 건물 라이프 영관 10·11층에 자리 잡은 영화관 CGV 송파 일부 공간에 밝은 조명시설과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어 신개념 골프 공간으로 탈바꿈했다고 합니다. '디 어프로치(THE APPROACH)'라는 간판을 단 이곳은 지난해 2월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263석을 갖춘 영화관이었으나 대형 스크린을 갖추고 프로 골퍼 지망생이 드라이버 피팅을 하는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곳은 8m 층고에 너비 14m, 높이 6m(약 600인치) 화면을 갖춘 대형 스크린 골프장으로, 일반 스크린 골프장 최소 설치 규격인 높이 2.8m보다 2배 이상 크며 타석에서 화면까지 거리도 23m나 되기 때문에 공이 날아가다 화면 속 골프장으로 이어지는 생동감이 느껴질 정도랍니다. 이곳에는 드라이버부터 우드, 하이브리드, 아이언, 웨지, 퍼터까지 시타가 가능하도록 시설이 갖춰져 있습니다. 지난 5월부터 골프용품 브랜드 타이틀리스트와 협업 시스템을 갖춰 피팅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이곳에서는 동시에 두 명이 함께 스윙을 할 수 있고, 골프 스크린을 절반씩 나누어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CGV 공간 사업팀 관계자는 "밝은 조명에서도 스크린 영상이 선명하게 보이도록 하는 기술과 벙커 샷을 해도 먼지가 날리지 않는 공기 조절 시스템 등은 영화관에 특화된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CGV는 영화 관객이 감소 추세를 보이자 상영관을 개조해 클라이밍 짐, 만화 카페, 체감형 게임장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CGV송파는 원래 8관 1,481석 규모였으나 기존 10~11층에 걸쳐 있던 8관과 11층 유휴 시설을 활용해 지난해 2월부터 쇼트게임 골프 연습장 '디 어프로치'를 개장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CGV송파의 대변신은 한국의 실내 스크린골프장의 개념을 확 바꾸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전국 곳곳에는 CGV와 같은 영화관 이외에도 빈 공장 건물 등 실내 면적이 큰 건물에 스크린 골프장이 파고들 수 있다는 거죠.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따르기 마련인 법. 돈을 쥔 고객(골퍼)이 몰려들면 영화관 같은 넓고 높은 실내를 가진 건물이 스크린 골프장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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