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엔 전국 곳곳에 파크골프장이 생기고 파크골프 인구도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경남 의령군 소재 파크골프장에서 경기를 즐기고 있는 모습. (애독자 용주님 제공)
전국 파크골프장 400개... 동호인 14만여 명
언제부턴가 대한민국엔 파크골프장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파크골프 하면 노년층을 떠올렸습니다. 은퇴한 노인들이 동네 부근에 있는 파크골프장을 찾는 행렬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젊은 층도 가세하면서 파크골프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유는 골프처럼 충분히 재미가 있으면서 저렴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24년 5월 5일 자 YTN 보도에 따르면 60~80대 노년층 중심이었던 파크골프 동호회원이 40~50대 등 청장년층을 포함해 다양한 연령층으로 확대되면서 2019년 3만여 명에서 5년 만인 2024년에는 14만여 명으로 무려 4배나 급증했다고 합니다. 동호인수가 늘어나면서 국내 파크골프장도 2004년 서울 한강에 처음 들어선 이후 현재 전국에 400여 곳 가까이 늘었고요.
파크골프 열풍... 지역 경제 활력
파크골프의 열풍은 지역 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기까지 합니다. 각종 대회가 전국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데, 대회가 열리는 곳에는 수많은 동호인들이 몰려오기 때문에 지역 음식점과 숙박업소가 바빠진다고 합니다. 동호인 수가 14만 명까지 늘었다는 것은 파크골프가 이미 우리 사회에 대중 스포츠로 확실히 자리 잡았음을 보여줍니다.
파크골프가 20여 년 만에 대중스포츠로 자리 잡은 결정적인 이유는 누구나 부담 없이 라운드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정규 골프가 지닌 재미도 충분히 있으면서 비용 부담이 거의 없으니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노년층이 먼저 파크골프에 불을 댕겼고, 재미가 쏠쏠하다는 입소문까지 퍼지자 젊은 층이나 장년층도 가세하고 있는 것입니다.
입장료 3천~6천 원에 라운드 '맘껏' 즐겨
필자는 아직 파크골프장에 가보지는 않았습니다만, 지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입장료가 무료이거나 3천~6천 원만 내면 반나절 또는 종일 맘껏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정도 비용으로 공기 좋고 경치 좋은 곳에서 지인들과 건강을 다지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으니 노년층이 파크골프장으로 몰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봐야 합니다. 정규 골프의 경우 라운드 한 번 하려면 20만~100만 원을 쥐어야 하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인 거죠.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한국의 골프 비용은 무지막지하게 올라버렸습니다. 라운드 한 번 하려면 20만~100만 원을 써야 하니까요. 이런 고비용 부담은 노년층이 골프를 포기하고 파크골프로 갈아탄 중대한 원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에도 한국의 골프장들은 비용을 합리적으로 낮추기는커녕 오히려 더 올린 곳도 적지 않습니다. 골프장을 찾아올 고객은 영원히 줄을 서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지요.
골프 비용 치솟자 파크골프가 '대체재'로
그러나 한국 골프장을 둘러싼 여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에는 한국의 비싼 골프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골퍼들이 일본이나 동남아 등지의 골프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거기다 경기 침체가 장기적으로 이어지면서 대기업을 포함한 많은 기업들이 골프장에서의 법인카드 사용을 틀어막기 시작했습니다.참고로 한국 골프비용의 3분의 1이 법인카드로 결제되고 있는 만큼 법인카드 사용제한은 골프장 입장에선 치명타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골프의 맛에 길들여진 많은 골퍼들이 '대체재'로 삼을 무기가 바로 파크골프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노인 입장에서 30만 원, 50만 원, 100만 원은 한 달 용돈 수준의 큰돈입니다. 골프 한 번 치는데 30만~100만 원을 감당할 노인들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사회 초년생인 청년들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니 부담 없는 해외 골프장이나 파크골프장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오늘은 골프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비용부담이 거의 없는 파크골프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점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적절한 시기에 파크골프에 대한 시설, 용어, 룰 규정 등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