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하면 위대한 꿈은 이뤄진다
인간의 ''위대한 꿈'은 이루어지기 위해 존재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간절하면'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골퍼들도 소중한 꿈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골프에 입문하면 골프의 매력에 푹 빠져들게 됩니다. 100타를 깨고는 신이 나서 90대 타수, 80대 타수 돌파 도전에 나섭니다. 구력이 쌓이고 연습량이 축적되면서 70대 타수, 심지어는 60대 타수 진입까지 노리게 됩니다. 회원권을 구입한 골퍼에게는 또 다른 꿈이 다가섭니다. '클럽 챔피언'이 그것입니다.
전국의 회원제 골프장 대부분은 실력이 출중한 회원들만 참가할 수 있는 클럽챔피언 선발 대회를 개최합니다. '왕중왕'을 가리는 것이지요. 클럽 챔피언이 되면 1년 동안 파우더룸에 챔프 전용 로커가 주어지고 언제든지 원하는 시간대에 티타임을 받을 수 있는 특혜가 주어집니다. 특히 챔프가 라운드에 나서면 우승자임을 알리는 '챔피언 깃발'을 달아줍니다. 이런 '큼지막한 영광'때문에 회원이면 누구나 클럽 챔피언을 꿈꾸고 도전합니다.
암 극복하고 두 번째 우승컵 든 김광택 챔프
이번 <108편>에서는 암(癌)을 극복하고 두 번째 클럽 챔피언 자리에 우뚝 선 김광택(65·사업) 대표의 사연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부산시 기장군 정관면에 소재한 해운대 cc(27홀·대표 조성태) 회원인 김 대표는 2017년 이 골프장에서 생애 첫 클럽 챔피언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린 바 있습니다. 그러나 호사다마(好事多魔)라더니, 그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건강검진에서 위암 2기 판정을 받은 것입니다. 2019년 10월께 서울의 큰 병원에서 위의 3분의 2나 잘라내는 대수술과 6개월간에 걸친 항암치료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13차례에 걸친 항암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바람에 체중이 무려 13㎏이나 빠졌다고 합니다. 키 168㎝에 몸무게 65㎏의 빵빵한 근력으로 필드를 호령했지만 항암치료 이후에는 근력이 바닥 수준으로 떨어져 버렸습니다. 최근 부부끼리 라운드를 하면서 김 대표가 들려준 내용입니다. 항암치료가 끝난 지 한 달여 만에 지인들과 제주에 있는 골프장을 찾았다고 합니다. 바람이나 쐰다는 핑계를 댔지만 길 옆에서 자라는 잡초가 그렇게 싱그러울 수가 없었고, 페어웨이가 너무 그리워서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항암치료 후엔 드라이버 거리 110m 일 때도
그런데 막상 라운드를 하려고 하니 골프 클럽을 들고 백스윙을 하는 것조차 힘이 들 정도였답니다. 7번 아이언, 우드, 드라이버 모두 비거리가 110m 안팎에 불과했고, 눈앞에 빤히 보이는 워터 해저드를 넘기지 못해 멘붕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좋아하는 골프를 포기해야 될 지도 모른다는 깊은 좌절감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김 챔프는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습니다. 아내 박분순(61)씨의 지극정성 보살핌 속에 체력을 끌어올리며 골프에 대한 열정을 재점화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부부가 가입한 골프동호회 (해동회) 단체 라운드 등에도 자주 참가하면서 골프에 대한 감각을 다시 키워나갔습니다. 체력이 회복되고 골프에 대한 자신감도 부쩍 높아지자 특유의 승부 근성이 꿈틀거리기 시작했습니다. 2023년 해운대 cc 클럽 챔피언 선발대회에 다시 도전한 것입니다. 아무리 클럽 챔피언 경험이 있다고 하더라도 지독한 항암제 치료를 받았던 김 대표의 재도전은 무리라고 생각하는 지인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예상을 뒤엎고 '역전의 용사'가 아직 건재함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체중 13㎏ 빠지니 클럽 드는 것조차 힘들어"
2023년 9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 동안 펼쳐진 '제15회 해운대 cc 클럽 챔피언 선발 대회'에서 김 대표는 첫날과 둘째 날 83타와 79타를 기록, 12명이 겨루는 본선에 진출하더니 마지막날 77타를 쳐 1타 차 우승을 차지해 버린 것입니다. 항암치료까지 받으면서 체중이 13㎏이나 빠질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몰렸음에도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려 당당히 두 번째 챔프 자리를 차지, 저력이 굳건함을 보여주었습니다. 우승 후 함께 즐긴 부부 라운드에서 김 챔프는 드라이버 비거리를 230m 안팎까지 날릴 정도로 체력이 좋아졌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김 챔프는 대회를 앞두고 집 부근 인도어 연습장에 서 3개월 정도 집중적인 훈련에 임했다고 합니다. 이 골프장에는 샷의 거리는 물론 탄도, 스핀양 등 구질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GDR 장비가 설치되어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그러면서 연습을 할 땐 반드시 연습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충고를 잊지 않았습니다. 매트 위에 있는 볼을 '생각 없이 많이 때리는 식'의 무개념적 연습 방식을 지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연습장에선 아이언 샷 가다듬기에 집중"
그리고 오늘은 피칭웨지, 9번, 7번, 5번 아이언을 쳤다면 내일은 8번, 6번, 4번 아이언을 치는 식으로 홀짝으로 번갈아가며 아이언 샷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 골프 실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드라이버나 우드 위주의 연습에 매달리면 아이언으로 갑자기 바꿨을 때 거리감을 느끼기 어렵지만 '홀짝 아이언 연습법'을 채택하면 클럽별 거리감을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드라이버 샷은 연습시간 끝부분에 10개 안팎을 치는데도 필드에서 드라이버가 안 맞아 애를 먹은 적은 거의 없다고 김 챔프는 덧붙였습니다.
그는 또 대부분의 아마추어 골퍼들이 공을 제대로 보지 않고 샷을 하기 때문에 실수를 많이 한다면서 공을 끝까지 보고 샷을 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양용은 프로도 PGA에 가서야 공을 제대로 보고 샷을 할 수 있게 될 정도로 투어프로들조차 공을 보지 않고 샷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뚜렷한 목표 의식과 주제를 갖고 연습에 임하되 공을 끝까지 보고 샷을 하는 것만으로도 골프실력이 일취월장할 수 있다는 김 챔프의 조언을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삼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50m, 70m 어프로치 샷 능수능란해야 고수"
50m, 70m 어프로치를 굴리고 세울 줄 아는 등 숏게임을 능수능란하게 할 수 있어야 고수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고 강조한 김 대표는 라운드 내내 집중력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잠시 방심하거나 거리 욕심을 내다 엉망인 샷으로 연결되어 스코어를 망치지 않도록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골프가 어려운 운동임에는 틀림없지만 평정심과 집중력을 유지한 채 18홀을 소화해 내겠다는 강력한 정신무장이 꼭 필요한 스포츠라는 사실은 '김광택 챔프의 골프 지론'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김 챔프와 아내 박분순 씨와의 '특별한 신혼생활'도 화젯거리입니다. 한국해양대 기관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국적 선사인 조디악 마리타임의 사관선원으로 근무할 때 회사 측의 배려로 부부가 함께 2년여 동안 선상근무를 하며 오대양을 누비고 다닌 것입니다. 망망대해에서의 외로움을 함께 나눴던 아내와는 이제 골프장을 누비며 부부애를 다지고 있습니다. 김 챔프에게도, 아내 박분순 씨에게도 골프가 인생 후반기의 '확실한 동반자'로 자리 잡은 것입니다. 두 분의 앞날에 골프를 통한 행복과 행운, 건강이 충만하길 기원드립니다.
골프 동호회 회장 맡아..."탁월한 리더십 기대"
김 챔프는 최근 새로운 임무에 도전했습니다. 해운대 cc 동호회 중에서 최다 회원을 보유한 해동회(회원수 80명)의 회장을 맡아 1년 동안 열심히 봉사하기로 한 것입니다. 출중한 골프 실력 못지않게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김광택 챔프의 활약상을 기대해 봅니다.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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