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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인생에 있어서 골프란 어떤 의미?<1>

by 마우대 2023. 2. 12.

-마우대, 고고성(呱呱聲)으로 인사드립니다

여러 부~운! 반갑습니다.
아기가 세상에 태어날 때 "응애" 하고 우는 고고(呱呱)의 소리로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용기를 갖고 여러분 앞에 감히 섰습니다.

골프를 즐기고 좋아하는 골퍼분들, 그리고 골프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과 함께 골프 이야기를 나누고 인생까지 논하게 된 66세(1957년생) 프로골퍼 마우대입니다.

저는 필명이자 닉네임인 '마우대'로 세상에 뛰쳐나와 여러분과 만나고 소통하려고 합니다.

세상만사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어설픈게 마련인 법.
제가 풀어 놓은 이야기 소재가 때로는 무례해서 여러분들을 당황하게 만들고 화나게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공간을 통해 골프가 어떤 운동인지, 인생과 어떻게 닮아 있는지 등등을 속살까지 드러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임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휴가지에서 접한 '희한한 도박판' 골프

 

대부분의 골퍼가 그러하듯 필자도 우연히 여름 휴가지에서 대학친구의 권유로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출처 :픽사베이)

 

친구따라 서울 간다더니 저의 골프 입문이 딱 그런 경우입니다.
28년 전(1995년)인 38살 때 가족들과 여름휴가를 간 지리산 계곡에서 대학친구 때문에 저는 생소하기 그지없었던 일생일대의 '희한한 도박판'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 '못된 친구' 덕분에 28년 전에 인연을 맺었으니 달리 표현한다면 저의 골프 구력도 강산이 세 번쯤 변하는 세월인 28년째가 되었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갑자기 도박판이 왜 튀어 나오느냐라며 어리둥절하실 겁니다. 화투놀이나 카드놀이, 마작 등과 같은 노름으로 규정지어진 일반적인 도박이 아니라 제 인생사에 있어서는 골프 도전은 도박판에 입장한 것과 다름없었다는 뜻입니다.

당시 모 전문대 교수로 재직 중이던 대학친구는 입문한지 6개월쯤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런 그가 70대 타수를 기록했다느니 파가 어떻고 버디가 어떠니 하면서 생소하기 짝이 없는 골프용어를 난사하더군요. 한두 번 하고 말겠지 했는데, 그 친구는 2박 3일 여름휴가 기간 내내 골프 이야기를 달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우렁차게 흘러가는 지리산 계곡물소리를 뒤로 한채 바위 위에서 저의 몸을 붙잡고 어드레스, 샷 자세를 잡아 주기까지 하였어요. 시원한 물속에 뛰어들었다가 잠시 쉬고 있으면 또 다가와서 골프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저의 심기를 건드렸습니다.

휴가가 끝날 즈음 식사자리에서 친구가 또 골프 얘기를 꺼내길래 저도 모르게 이런 말이 튀어 나와버렸습니다.

-"6개월 후 한판 붙자" 약속하고 골프 입문

"야, 친구야! 골프가 뭔데 휴가지에서 골프 얘기만 하냐? 70대 타수 기록이 그렇게 대단하냐? 너 골프친지 6개월 됐다고 했지? 휴가 끝나고 집에 가면 당장 골프 연습장에 등록할게. 6개월 후에 한판 붙자!"

이 한마디가 저를 골프라는 '어마무시한 늪'에 빠트려 버렸습니다. 제 인생에 있어서 골프라는 새로운 인자(因子)를 스며들게 만든 것은 "6개월 후에 한판 붙자"라는 이 약속 때문이었습니다. 그날의 약속이 내 인생 속에 골프를 쑥 밀어 넣어버렸습니다. 골프 때문에 좌절하고 울게 될지는 그땐 몰랐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대학친구를 '못된 친구'라며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원망도 많이 했습니다.

그 친구는 초등학교 때 탁구 선수와 배드민턴 선수를 했고 당구 500을 칠 정도로 운동신경이 뛰어났습니다. 그래도 저는 속으로 "나도 중학교 때 배구선수를 한 몸이다. 나는 공중에 붕붕 떠서 날아다니는 얼굴만 한 공(배구공)을 다뤘는데 까짓것 땅바닥에 있는 알밤만 한 그 작은 공 하나 못 다룰까 봐? 그래 꼭 한번 붙어보자."라며 호기 있게 덤벼 들었던 것이지요.

-골프라는 '험난한 여정'.. 끝없는 도전 과제

아무런 예고 없이, 사전 지식 없이 맨바닥에 헤딩하듯 불쑥 시작된 저의 골프 여정은 험난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너무 당연한 건데도 너무 만만하게 보고 달려들었던 것이지요.
연습장에 처음 등록을 한날,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채 몸이 뒤집힐 정도로 큰 헛스윙을 하고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이고! 이거 '못된 친구'의 마수에 걸려들었구나."라며 중얼거리고 있었습니다.

오기와 홧김에 시작한 골프. 그 골프는 결코 호락호락 나에게 안겨오지 않았습니다. 쳤다 하면 슬라이스요, 악성 훅으로 절망감에 빠져 드는 등 구력이 쌓일수록 좌절은 깊어졌습니다. 그러다 언뜻 하나씩 뭔가 테크닉을 깨닫고는 기뻐서 밤잠을 설치기도 했고요.
처음 만난 연습장 레슨프로가 "골프는 힘 빼는데 3년 걸린다."라고 했을 때 속으로 "힘 빼는 것보다 더 쉬운 게 어딨 어."라며 코웃음을 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런데 구력이 28년이나 되고 레슨프로 자격증을 따고서도 힘 빼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가끔 샷을 망칠 때가 있습니다.

최근 저는 골프를 이렇게 대해야 한다는 나름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골프와 인연을 맺은 자는 죽을 때까지 도전하는 것이라고.

그렇습니다. '골프를 잘 치려면 반드시 정답이 있다'라고 한마디로 결론을 내려버리면 너무 싱거운운동이 골프가 아닌가 싶습니다. 누구는 '그 정답'이 잘 먹히는데 누구는 잘 먹히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골프가 어려운지 모릅니다.

저는 골 클럽을 완전히 내려놓지 않는 한 본인이 만족할 때까지 끝없이 도전하는 운동이 골프라고 감히 결론짓고 싶습니다. 인생도 끝없는 도전이듯이 골프도 끝없는 도전의 자세로 임하면서 맘껏 즐겨 봅시다.

 

마우대의 인생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