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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일본 골프장서 '절망'과 '희망'을 보다 <61>

by 마우대 2023. 5. 15.

일본 나고야 미에현에 있는 코코파리조트의 학산빌리지 골프장(퀸코스) 전경.

 

<일본 나고야 골프장을 가다> ①

국내 골프장들의 폭리 갑질행태가 극성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저는 5월 8일부터 12일까지 4박 5일간  일본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골프 모임의 지인으로부터 5년 소멸형 회원권을 300만 원선에 구입하면 나고야 미에현에 있는 72홀 규모의 고급 골프장(코코파 리조트클럽)에서 저비용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입회금액을 보면 기명 1인에게 혜택이 주어지는 실버회원권은 150만 원이고 기명 1인과 동반 무기명 1인에게 혜택이 주어지는 골드회원권은 300만 원입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이 상품은 이미 국내 골프팬들에겐 널리 알려져 있었습니다.

썩 괜찮은 조건이라는 판단이 들었고 아내와 의논 끝에 회원권을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부산에 거주하는 8쌍의 노부부와 함께 일본 골프투어에 나선 것입니다. 저는 '인생골프'를 통해 한국 골프장들의 폭리 갑질행태를 고발해 오던 차에 이번 일본 골프투어를 통해 한국 골프장과 일본 골프장을 철저하게 비교할 수 있는 기회로 삼기로 했습니다. 일본 현장에서 보고 느낀 점을 정리, '<일본 나고야 골프장을 가다> 기획 시리즈'를 10회에 걸쳐 독자 여러분들께 소개하겠습니다. 많은 성원 당부 드립니다.
 

 

 

-가성비 좋은 일본 나고야 소재 리조트 회원권 구입

-일본 현지 가보니 한국 골프장 폭리갑질행태 절감

-한국 골프장, '공급-수요 불균형' 악용하고 있는 것

-일본 골프장 '훌륭한 대체재'... 입 벌리고 있는 형상

-카트비 없고 노캐디제 저비용 골프의 결정적 요인

-골프장 갑질 못견딘 한국 골퍼들 '단체' 결성할지도  

 
저는 이번 일본 골프투어를 통해 한국 골프장의 폭리 갑질 행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한국 골퍼들은 결코 '고객'이 아닙니다.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500여 골프장 업주들에게 600만 한국 골퍼들이 '봉'이 되고 '호구'가 된 채  철저하게 휘둘리고 짓밟히고 있음을 일본에서도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갑갑한 '절망'이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책임감을 갖고 골프산업 정책을 바로 잡고 골프장 업주들이 정신을 차리기 시작한다면 손쉽게 일본 골프장들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희망'도 감지했습니다. 그 희망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고객인 '골퍼들의 각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한국 골프장들의 갑질 행태가 만연하게 된 데는 소비자인 골퍼들에게도 책임이 크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소비자 권리이자 무기가 무엇입니까. 비싸면 안 사는 겁니다. 다시는 찾지 않는 겁니다.  서비스가 엉망이면 강력하게 항의합니다. 이런 불매 운동과 항의는 수요자의 소중한 권리입니다. 그 권리가 공급자를 정신 차리게 합니다. 수요자의 권리와 요구를 계속 외면하는 공급자는 있을 수 없습니다. 생존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 골프장들은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현상을 악용, 온갖 갑질행태를 일삼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 골퍼들도 이젠 정신을 차리는 움직임이 감지됩니다. 한국 골프장들의 초고가 비용을 견디지 못한 골퍼들이 '대체재'를 찾기 시작한 것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자 많은 골퍼들이 동남아 국가와 일본 등지의 가성비 좋은 해외 골프장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는 해외여행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는데, 그중에는 골퍼들도 많았습니다.

이런데도 한국 골프장들이 그린피를 낮추거나 노캐디 선택제를 도입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골프장의 위기는 그렇게 먼 곳에 있지 않아 보였습니다. 일본 골프장들은 항공편으로 불과 1~2시간 거리에 있습니다. 항공료와 숙박료, 그린피 등 모든 비용을 다 합쳐도 일본 골프장이 한국 골프장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그린피도 싸지만 카트비 없이 노캐디제로 운용되는 점이 비용을 결정적으로 떨어트리는 요인입니다. 이런 가성비 좋은 일본 골프장이 한국 골프장 문턱에서 입을 딱 벌리고 있는 형상입니다.
 

한국과 가까우면서도 가성비 좋은 일본 골프장들은 폭리 갑질행태를 일삼고 있는 한국 골프장들의 '대체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해공항에서 오사카로 가는 하늘길에서 내려다 본 일본 땅.

 
권투 선수들은 경기에서 잽을 자꾸 맞게 되면 충격이 쌓여 KO패로 연결되는 요인이 됩니다. 지금 한국 골프장들이 잽을 맞기 시작한 상태라고 저는 판단합니다. 한국 골프장들은 회원제 골프장, 대중제 골프장 할 것 없이 비용이 턱없이 높습니다. 가격 책정도 일방적이고 운영도 일방적입니다.  그들에겐 고객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잔인하게 먹이를 뜯어먹는 하이에나 떼처럼 고객들의 지갑만을 노리는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탐욕적인 행태에 한국 골퍼들은 단단히 뿔났습니다. 그래서 일차적으로 가성비 좋은 해외 골프장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 다음 수순은 골퍼들의 권리와 목소리를 대변할 골퍼 단체 결성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600만 골퍼들이 똘똘 뭉쳐 이 단체를 통해 한국 골프장들의 불법, 비리, 폭리행태를 낱낱이 고발하고 골프장 방문을 거부하는 등 집단행동까지 불사할지도 모릅니다. 골퍼들의 집단행동은 정부를 자극하고 골프장들을 반성하게 할 것입니다. 골퍼들이 그런 물리적인 행동을 하기 전에 골프장들의 자발적인 각성을 다시한번 촉구합니다.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