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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PGA 2부 투어서 '57타 신기록' 활짝 <141>

by 마우대 2024. 2. 15.

PGA가 주관하는 공식 대회에서 1라운드 신기록인 57타를 기록한 크리스토발 델솔라르(칠레)가 샷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골퍼라면 누구나 꿈꾸는 '싱글 디짓 핸디캐퍼'

골프도 여느 스포츠처럼 기록의 경기입니다. 축구나 농구처럼 얼마나 골대 안에 공을 많이 넣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적은 타수로 골프공을 홀컵에 넣을 수 있느냐로 승부를 결정짓는 경기가 골프입니다. 골프 경기를 할 때 1라운드를 마치려면 반드시 롱홀(파 5)과 미들홀(파 4), 숏홀(파 3)로 섞여 있는 18홀을 돌며 볼을 홀컵에 넣어야 끝이 납니다. 아마추어 시합의 경우 2라운드 36홀(18홀 × 2), 프로시합의 경우 3라운드 54홀(18홀 × 3) 또는 4라운드 72홀(18홀 × 4) 경기를 치릅니다. 주말 골퍼들은 1라운드 18홀 경기 결과로 '실력'을 평가하고 있고요.

골퍼라면 누구나 실력이 좋은 골퍼, 즉 평균타수가 10타보다 적은 9.9를 치는 흔히 말해 '싱글 플레이어'가 되고 싶어하는 꿈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주말 골퍼들은 이 '멀고도 높으며 험한 꿈'의 실현을 위해 비싼 레슨비를 감당하며 오늘도 내일도 연습장을 찾습니다. 골프 용어상으론 '싱글 플레이어'가 아닌 '싱글 디짓 핸디캐퍼(single digit handicapper)'가 맞습니다. 그런데 골퍼들은 이를 줄여 통상 '싱글 핸디캐퍼' 또는 '싱글'이라고 일컫습니다.

승자는 온갖 상상력·작전 '그 자리서 바로' 동원 필수 

싱글 디짓 핸디캐퍼의 반열에 오르려면 핸디캡 +9.9인 81.9타를 칠 수 있어야 합니다. 핸디캡 산정 방식은 이렇습니다. 지난 20회의 라운드 중에서 잘 친 스코어 10개의 평균이 +9.9인 81.9타가 되어야 공식적으로 '싱글 플레이어'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주말 골퍼들은 단 한번 70대 타수인 '7'자를 달면 싱글 플레이어가 되었다며 으쓱해합니다. 그러나 주말 골퍼들은 디봇에 빠진 공을 옮겨 샷 하기 좋은 여건을 만드는 등 골프 룰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70대 타수를 기록했다며 좋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원히 변치 않을 골프의 가장 기본적인 룰인 '볼이 놓여 있는 그대로 플레이하라(Play the ball as it lies)'를 딱 준수해야 한다면 70대 타수 내기가 정말 어렵다는 사실을 골퍼라면 다 압니다. 물론 일시적으로 물이 고인 구역이나 카트 도로 위에 있는 공은 '구제 룰'에 따라 옮겨 칠 수는 있습니다. 엄정한 룰을 준수하면서 골프 경기를 해야 할 때 1타라도 '적게 쳐서' 그날 경기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동원할 수 있는 온갖 상상력과 작전을 '그 자리서 바로(Now & Here)' 써야하는 집중력과 결단력이 요구됩니다.

31살 칠레 크리스토발 델솔라르 '57타 신기록' 쾌거

이처럼 좋은 스코어 내기가 어려운 스포츠인 골프 경기, 그것도 미국남자프로골프(PGA) 2부 투어에서 무려  1라운드 57 타라는 '신기록 스코어'를 수립한  '대사건'이 최근 발생, 골프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화제의 주인공은 크리스토발 델솔라르(31·칠레)로 2024년 2월 9일(한국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의 컨트리클럽 데 보고타 파고스(파70·6,254야드)에서 열린 콘페리투어 아스타라 챔피언십(총상금 100만 달러) 대회 첫날 13언더파 57타를 기록한 것입니다. PGA 투어 주관 대회에서 18홀 57타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종전 기록은 브라이슨 디섐보(31·미국)가 2023년 8월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화이트 설퍼 스프링스의 올드 화이트 앳 그린브라이어(파 70)에서 열린 LIV 10차 투어에서 58타, 슈테판 예거(34·독일)가 2016년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톤 브레이 TPC에서 열린 PGA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 얼라이 메이 클래식 1라운드에서  58타, 짐 퓨릭(53·미국)이 같은 해 8월 미국 코네티컷주 리버 하이랜즈 골프장에서 열린 PGA 투어 트래벌러스 챔피언십 최종일  경기에서 12언더파 58타였습니다.

 

이젠 57타 깰 '56타 신기록 골퍼' 는 누구?

58타는 이외에도 이사카와 료(당시 19세·일본)가 2010년 5월 일본 투어에서, 제이슨 본(당시 28세·미국)이 2001년 9월 캐나다 투어에서 기록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델솔라르가 1타 더 줄임으로써 종전의 기록을 뒤엎고 새로운 골프 경기사(史)를 쓰게 만든 것입니다. 델솔라르의 이날 기록은 이글 2개, 버디 9개를 묶어 13언더파였습니다. 델솔라르는 2017년 프로로 전향한 뒤 PGA 3부 투어 격인 PGA 라티노아메리카 투어에서 네 차례나 우승한 경력이 있는 실력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델솔라르가 57타를 기록한 다음날인 10일 알드리치 포트지터(19·남아공)가 같은 대회 2라운드에서 11언더파 59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요즘 골프 선수들은 과거에 비해 체격이 압도적으로 좋아진 데다 체계적인 교습을 받고 있고 장비가 개선된 점이 이런 대기록을 잇따라 작성하는 요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델솔라르가 세운 57타마저도 깨버릴 '꿈의 타수인  56타'가 언제 나올까요. 육상 100m 기록 9초50대가 기다려지듯 골프에서 누가 56타를 기록한 스코어 카드를 제출할 지 벌써 궁금증을 자아내게 합니다.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