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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이야기

"한국 골프장들, '카트비 폭리' 지나치다" <42>

by 마우대 2023. 4. 11.

골프장 전동카트. (출처 :픽사베이)

 

<기획시리즈> 내가 만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라면 ⑥

 

골프장들, 전동카트 투입 후 챙기는 폭리 수준 상상 초월

대한민국 골프장 카트 도로에는 '전동카트 유도선'이 깔려 있습니다. 이 유도선은 골퍼 또는 캐디가 라운드 중에 리모컨으로 조작해서 골프 캐디백을 실은 카트를 정지시키거나 출발할 수 있게 만든 시설입니다.  라운드 중에 클럽을 빼고 넣을 때 정지시켰다가 다음 샷을 하기 위해 움직이려면 리모컨을 누르면 됩니다.

대부분 한국 골프장의 전동카트는 캐디가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업주가 생각만 바꾼다면 카트 유도선과 전동카트는 골퍼들이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는 요긴한 시설입니다. 그러나 골프장 업주는 폭리를 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동카트를 캐디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업주가 카트를 투입함으로써 챙기는 폭리(暴利) 수준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관계당국이 나서서 시급히 개선해야 할 사안입니다.  <기획시리즈> ⑥편에서는 골프장들이 전동카트를 투입함으로써 어느 정도 폭리를 취하는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골프장의 전동카트는 골프장들이 폭리를 취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카트도로 중간에 전동카트 유도선이 선명하게 보인다.

 

KBS, "폭리 아닌가요?" ...골프장 카트사용료 심층보도 

KBS는 2022년 12월 27일 카트비와 관련해 심층 보도를 한 적이 있습니다.  <"폭리 아닌가요?" 골프장 카트사용료가 유감인 이유> 라는 제하의 이 보도에서 골프장 업주가 카트를 투입하고 폭리를 챙기는 구조를 상세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KBS 보도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내용이 약간 길지만 그 실태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끝까지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 국산 카트가 점유율에서 외제 앞질러... 국산 카트 가격 1,500만 원 안팎

고가의 골프장 카트 사용료에 대한 거부감과 반발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사용자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이익 극대화를 위해 골프장 측이 카트 사용을 의무화했으면서도 카트 사용료를 고객에게 부담시키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골프장들은 팀과 팀 사이 7분으로 짜인 티오프 타임 간격을 지키고 팀 수를 더 많이 받기 위해 카트를 도입했다. 2020년 10월 기준 전국 회원제 골프장 카트사용료는 96,700원, 대중제골프장 카트사용료는 평균 91,100원이라고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분석했다.

팀당 카트 사용료가 9만원인 골프장은 132개, 10만원 받는 골프장은 171개소로 늘어났다. 9만 원 이상 받는 골프장이 2017년 19곳에서 2022년 10월 기준으로 303개소로 급증했다. 설해원 골든비치는 12만원이고 남양주 해비치 cc처럼 13만 원 받는 곳도 등장했다.

국산 카트가 외제 점유율을 넘어섰다. 국산 제조업체가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골프장에 배치된 4,000대의 카트 가운데 국산 카트는 2,800여 대를 차지, 국산이 6대 4로 우세하다.  4~5년 전까지 최고 80%까지 차지하던 일제 야마하(YAMAHA) 카트는 2008년 이후 점차 국산카트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다. 국산 중 에이프로(Apro) 카트가 시장의 40%, 야마하가 40%, 나머지 국산 군소제조업체가 분할하고 있다.

국산카트 구매가격은 1,500만 원 안팎이다. 환율에 따라 변동하는 특성으로 야마하 카트는 국산보다 대당 200만 원 정도 높게 형성되어 있다. 골프 카트의 핵심은 배터리 기술이다.
국산, 일제 카트 사용 연한은 비슷하다. 차량품질 보증기간 2년, 배터리 품질 보증기간 5년, 관리에 따라 10년까지 무난하게 쓸 수 있다고 카트 제조업체는 홍보하고 있다.

■카트 구매비용 "6개월이면 원금 회수"... 사실일까?

1부 시간대 40대, 2부 40팀을 받는 18홀 골프장 기준으로 전체 카트 대수는 약 60대가 필요한데 이는 충전시간 고려하고 고장에 대비한 예비 카트 등을 포함해서이다. 야간 라운드 3부 시간대에 15개 팀을 받는 골프장이라면 약 70대 이상 최대 80대까지 필요하다.

1대당 1,500만 원에 80대를 사면 구매비용은 12억 원. 카트를 유도선에 따라 자동으로 움직이게 하는 유도선 매립비용은 18홀 기준으로 최대 1억 5,000만 원 정도인데,  이 유도선은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하다고 한다. 
배터리 교체비용은 1대당 500만 원이다. 5년이 지나 80대 배터리를 모두 교체했을 경우 교체비용은 4억 원이다. 카트를 10년 운용한 다고 가정할 때 소요 비용은 모두 127억 5천만 원이다.

카트 사용료를 10만 원 받고 3부까지 영업했을 경우 하루 95개 팀 받으니까 하루 950만 원의 수입 생긴다. 카트 구입 이후 184일 정도면 구입 시 투입한 원금가에다 5년 이후 배터리 교체비용까지 모두 회수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6개월 이후부터 골프장 측이 순이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구매 이후 10년 동안 카트를 운용하면 나머지 9년 6개월 동안 카트 사용료 거둬들이는 순이익은 무려 325억 원 정도가 된다.

■전기료· 정비비·감가상각비로 따져본 1일 카트 운영료?... "하루 1만 2,000원"

통상 세무당국이 인정하는 감가상각기간은 5년으로 산정한다. 카트 구매비용이 1대당 1,500만 원일 경우 차량감가상각비용은 1개월에 25만 원이다. 한 달에 25일 운행하는 것으로 줄여 잡아서 1만 원이 카트 1대에 해당하는 감가상각비용이다.

카트 충전을 위한 요금은 리튬이온 배터리 기준으로 카트 60대 충전 시 전기료는 136만 800원, 80대일 경우 1달 전기료는 181만 4,400원에 불과하다. 골프카트 1대당 충전 전기료는 756원이고 한 달 22,680원이다. 골프 카트 1대당 연간 유지 비용은 국산 기준 평균 29,312원이고 1일로 환산하면 80원꼴이다. 감가상각기간이 5년이므로 배터리 교체비용은 포함하지 않는다.

카트 유도선 매립비용은 세무당국의 감가상각 기간과 맞춰 5년 기준 1일 1,041원으로 계산했다. 전기료와 정비·수리비, 유도선 매립 비용 등을 포함해도 하루 1,878원이므로 감가상각비 1만 원을 포함한 1대당 1일 운용비를 편의상 1만 2천 원으로 넉넉히 잡아도 골프장이 카트사용료를 1대당 10만 원 받는다면 8만 8,000 원이 이익금이다. 골프장이 5년간 운용할 경우 수익금은 127억7,200만원이다.

■카트 사용료 "“무료화 하거나 현실화하는 것이 옳다"

원금 회수 방식이든 감가상각 방식이든 두 가지 계산법 가운데 어느 쪽을 따르든 간에 골프장 쪽이 카트 사용료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카트 사용료가 얼마나 비합리적으로 책정되었는지 알 수 있다.

소비자를 위한 카트가 아니라 골프장을 위한 카트인 셈이다. 소비자는 카트를 무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료가 아니더라도 하루빨리 현실화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골프장 쪽에서 스스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관련 행정기관이 이를 강제조정하고 카트 사용료를 그린피나 다른 요금에 전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와 문화체육관광부, 국세청 등이 앞장서야 하고,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하는 게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이다. 
 

카트 구입 후 184일 만에 원금 회수... 9년 6개월간 이익 챙겨

어떻습니까. 18홀짜리 골프장에서 카트 80대를 운용할 경우 원금 회수 기간은 184일에 불과하고 10년간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무려 325억 원의 수익이 납니다. 감가상각비 등을 고려하더라도 1대가 하루 8만 8,000원의 이익을 내는데 5년간 운용하면 127억 7,200만 원의 수익을 거둔다는 겁니다. 이건 완전히 '땅 짚고 헤엄치기' 식의 폭리 구조입니다.
 

KBS 보도에 따르면 전동카트를 구입하면 통상 10년 정도 사용할 수 있는데, 구입 후 6개월만에 원금 회수를 하고 나머지 9년 6개월동안 계속 이익을 내는 구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각적이고 심층적으로 잘 짚은 보도라고 판단됩니다. 물론 골프장 업주 입장에서는 KBS의 보도가 자신들이 말 못 할 사정을 다 고려하지 않았다며 억울해 할 수는 있습니다. 무엇보다 카트를 구입하고 10년간 사용할 수 있는데 6개월(184일)만에 원금 회수를 하고 나머지 9년 6개월 동안 계속 이익만 내는 구조라는데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KBS보도에도 카트비 인하조치 없어... 배째라식 영업

골프장들이 카트를 구입한 목적은 고객의 편의가 아니라 팀수를 더 많이 받아 폭리를 취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는 점이 KBS 보도를 통해 드러난 것입니다. 이런 뼈아픈 보도가 났으면 골프장들은 자율적으로 카트비를 낮추는 등의 조치를 해야 함에도  감감무소식입니다. "KBS 너, 맘대로 떠들어라, 우리는 그냥 간다."라는 배째라식 배짱영업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지요. 

대부분의 골퍼들은 골프장들이 이런 수준까지 '카트비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그냥 막연하게 비싸다 정도로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어쩌면 물가가 오른다는 이유로 카트비를 또 올리려는 골프장이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이런데도 관계 당국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습니다.

또 다른 문제도 있습니다. 일부 골프장들은 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카트 영업을 직영하지 않고 업주의 가족 등 특수관계인에게 영업권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골프장 법인이 카트를 직영해서 폭리를 취하면 세무 당국에 노출되니까 별도 법인을 내세워 이를 피하려는 목적이 숨어 있다고 봐야 합니다. 따라서 세무 당국은 실태조사를 벌여 세금 탈루, 탈세 등이 없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합니다.
 

일부 골프장 업주, 카트영업 특수관계인에 맡겨 폭리 숨겨

골프장 법인이 직접 카트 운영을 통해 수익을 많이 내면 그린피를 낮출 여력이 생길 겁니다. 그리고 골퍼가 직접 카트를 몰 수 있도록 하면 캐디피 부담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린피와 카트비가 적정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캐디 선택제가 확산된다면 1라운드 1인 비용이 10만~15만 원 선으로 낮출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카트비를 낮추고 카트를 골퍼들이 몰게 하면 골퍼들 입장에서는 골프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출처 :픽사베이)

 
라운드 한번 도는데 팀당 비용이 150만~250만 원인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런 무지막지한 골프 비용은 반드시 낮춰져야 합니다. 그래야 골퍼들의 부담을 줄여주면서 골프장들도 국제 경쟁력을 가지게 됩니다. 뼛속까지 탐욕에 절어 제 나라 골퍼와 국민을 호구로 삼는 나쁜 기업, 귀한 달러를 해외에 갖다 바치게 하는 매국 기업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골프장들의 자발적인 대오각성을 거듭 촉구합니다. 그게 안되면 관계당국이 확실하게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야 합니다. 골퍼들과 골프장, 대한민국을 위해서 칼을 빼는 시기는 빠를수록 좋습니다.  

오늘은 KBS 보도를 토대로 골프장들의 카트비 폭리에 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마우대의 인생골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